낡고 버려진 것에서 발견한 김결수 개인전 ‘노동과 효과성’, 예술공간 아름서

정자연 기자 2024. 7. 12.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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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이란 무엇일까.

예술가의 치열한 고민과 땀, 작업의 고통으로 빚어낸 예술은 노동일까.

예술의 이름으로 수행되는 노동의 의미와 그 존재 가치를 묻고 또 묻는 작가의 작업은 특히 숭고한 노동과 이어진다.

작가의 작업은 그렇게 작가의 노동과 삶과 정체성이 예술의 이름으로 호명되면서 그 경계를 허물며 유기적인 전체를 이루는 경향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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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결수 작가. 예술공간 아름 제공

 

노동이란 무엇일까. 예술가의 치열한 고민과 땀, 작업의 고통으로 빚어낸 예술은 노동일까. 혹자는 예술은 무익하고 무용한 노동이라 하기도 하는데, 이는 맞는 말인가.

‘예술=무용한 노동’이란 평가에 저항하듯 그 형상을 예술로 드러낸 전시가 열린다.

예술공간 아름(수원시 팔달구 소재)이 오랜 시간 노동과 효고성에 천착해 온 김결수 작가의 개인전 ‘노동과 효과성(Labor & Effectiveness)’을 13일 개막한다.

김결수 作, ‘Labor & Effectiveness’ 비디오&설치. 예술공간 아름.

김 작가는 현대미술가로 입문한 이후 지금까지 일관되게 ‘노동과 효과성’에 몰두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선 작가가 그동안 작업해 온 작품 등 설치와 영상, 회화를 만날 수 있다.

작가는 예술이 무익하고 무용한 노동이라는 입장에 저항하고 싶은 마음을 작품에 담은 듯 하다. 다름 아닌 바로 그 무익하고 무용한 노동이야말로 예술의 존재 의미이며 미덕이라는 것.

김결수 作 ‘Labor & Effectiveness’, 예술공간 아름

예술의 이름으로 수행되는 노동의 의미와 그 존재 가치를 묻고 또 묻는 작가의 작업은 특히 숭고한 노동과 이어진다.

작가는 우선 낡고 버려진 것에서 긴 시간 반복됐을 누군가의 고된 노동이 담겨 있다는 점에 주시한다. 작가의 작업은 그렇게 작가의 노동과 삶과 정체성이 예술의 이름으로 호명되면서 그 경계를 허물며 유기적인 전체를 이루는 경향을 드러낸다.

영상, 설치작업과 함께 집을 소재로 한 평면작업을 오랫동안 해온 그는 이번 전시에서도 이를 주요하게 선보인다.

예술공간 아름에서 13일부터 26일까지 이어지는 김결수 개인전 ‘노동과 효과성’의 전시 전경. 예술공간 아름.

여기서 집은 정체성을 표상한다. 작가에게 집은 숨어있기 좋고 자신이 자리하고 있는 우주의 꼭짓점. 그렇게 평면으로 나타난 집 그림을 보면, 텅 빈 화면에 최소한의 라인으로만 구축된 집의 구조와 골격으로 축조된 집들이 평면화의 경향성을 강하게 드러내고, 형태를 최소한의 구조로 한정한다는 점에서는 구조주의적 환원을 떠올리게 만든다.

작가는 우리네 세상사 이야기를 함축적으로 집에서 찾기도 한다. 여기에 거침없고 활달한 붓질의 페인팅은 드로잉을 연상시킨다.

또 배경 화면으로 비정형의 얼룩과 자국, 가녀린 희미한 선들과 흔적, 스크래치가 중첩돼 있다. 집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들과 일상의 소회를 작가만의 감정으로 때론 상처가 표현된 듯 하다. 아크릴과 숯 가루를 혼합해 만든 안료로 그린 그림이 시각적 이미지와 함께 촉각적인 질감을 전해준다.

알루미늄 캔을 소재로 한 작업은 알루미늄 캔을 해체해 평평하게 편 다음, 조각을 화면 위에 오리고 붙이며 두드렸다.

두들기고, 찌르며 우연을 가장한 스크래치, 또 세월의 흔적은 노동을 투사해 집의 사연 등 집에 대한 감정의 질감을 옮겨 놓았다.

김 작가의 작품은 작업 시작부터 끝 맺음까지 노동의 흔적이 만드는 노동의 과정에서부터 효과의 의미를 도출해낸다. 여기에는 인간의 노동에서 발생하는 예술 작업에 대한 ‘창의적 가치’나 ‘추상적 가치’가 부여가 가능한 예술사적 맥락이 깃들어있다.

김결수 作 ‘Labor & Effectiveness’, 예술공간 아름

김 작가는 “단순한 노동의 반복으로 만들어진 작품은 사실 두드러진 시각적 효과를 주지 않는다. 무언가를 만들거나 누군가의 눈을 의식한 보여주기가 아니라 그저 노동의 흔적으로 남겨진 것들이기 때문”이라며 “그 노동의 흔적이 예술가의 여정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결수 작가는 2024년 베니스비엔날레 60주년 병행전에 초대돼 작품을 출품했고 국내를 비롯해 일본, 중국, 러시아 등에서 개인전을 32회 열었다. 대구미술관, 여수국제현대미술제, 평창올림픽, 대구달성현대미술제등 다수의 특별기획전에도 참여하며 노동과 효과를 주제로 삶 언저리에서 발견한 물체를 통해 생생한 삶을 환원해 가고 있다.

정자연 기자 jjy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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