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생산 지표 안 좋은데···정부 “경기 회복 흐름 점차 확대”
정부가 소비와 설비투자 등 경제지표 부진에도 불구하고 “경기 회복 흐름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기획재정부는 12일 발표한 ‘최근 경제 동향 7월호’를 통해 최근 경제 상황에 대해 “물가 안정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제조업・수출 호조세에 내수 회복 조짐이 가세하며 경기 회복 흐름이 점차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정부는 5월부터 3개월 연속 ‘내수 회복 조짐’을 언급했다. 기재부는 6월 들어 소비자 심리지수가 개선되고, 방한 관광객 증가세 등이 소매판매 등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반적인 내수 지표는 어둡다. 5월 소매판매는 내구재(0.1%), 비내구재(0.7%)가 증가했지만, 준내구재는 2.9% 감소하면서 전월 대비 0.2% 감소했다. 국산 승용차 내수 판매량은 6월 들어 전년 대비 16.5% 줄며 5월(-9.8%)보다 감소 폭이 확대됐다. 6월 기준, 백화점 카드 승인액과 할인점 매출액도 각각 1년 전과 비교해 1.5%, 1.9% 감소했다.
산업생산 지표도 어둡다. 5월 광공업 생산과 서비스업 생산은 각각 전월보다 1.2%, 0.5% 줄었다. 설비투자지수는 운송장비와 기계류가 모두 감소하면서 전월 대비 4.1% 줄었다. 건설투자인 건설기성(불변)도 건축공사(-5.7%)와 토목공사(-1.1%) 실적이 감소하며 직전 달보다 4.6% 감소했다.
정부의 경기 진단은 한국개발연구원(KDI)과도 엇갈린다. KDI는 지난 8일 ‘7월 경제동향’을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높은 수출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내수 회복세는 가시화되지 못하면서 경기 개선세가 다소 미약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내수 부진에 더해 5월 산업활동동향 지표들이 줄줄이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경기 개선세가 미약한 모습이라고 판단했다.
정부는 이에 대해 표현의 차이라는 입장이다. 김귀범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KDI는 ‘물이 얼마나 찼느냐’로, 정부는 ‘물이 차오르는 흐름’으로 이해하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출이 증가하면 시차를 두고 소비와 투자로 연결된다”며 “하반기로 갈수록 고금리나 고물가 쪽 내수 제약 요인이 완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달 2.4% 오른 소비자물가에 대해서는 “안정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달에는 “물가 상승세가 둔화한다”고 표현한 바 있다.
박상영 기자 s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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