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에 ‘인종차별 발언’하더니 이번에는 관중석에 물병 던졌다 스태프 이마 찢겨 ‘출혈’···계속되는 벤탄쿠르의 ‘인성 논란’

로드리고 벤탄쿠르. AFP연합뉴스

소속팀 주장인 손흥민(토트넘)에게 인종차별 발언을 해 논란을 빚더니 이번에는 홧김에 던진 물병에 대표팀 스태프가 다쳤다. 로드리고 벤탄쿠르(우루과이)의 인성은 역시 어디가지 않는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11일 벤탄쿠르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뱅크오브아메리카스타디움에서 열린 콜롬비아와의 2024 코파아메리카 준결승전이 끝난 뒤 관중석으로 물병을 던지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우루과이는 이날 0-1로 패해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양팀에서 퇴장당한 선수가 1명씩 나왔고, 파울도 무려 24개나 쏟아진 다소 격한 경기였다. 심지어 경기 후에는 분이 풀리지 않은 우루과이 공격수 다르윈 누녜스(리버풀)가 관중석으로 올라가 콜롬비아 팬들과 주먹 다툼을 하는 일까지 일어났다.

당시 터치라인에 있던 벤탄쿠르도 이 다툼에 휩싸였다. 화가 난 벤탄쿠르가 관중석을 향해 물병을 던졌는데, 당시 난투극을 막기 위해 관중석으로 올라간 우루과이 스태프 한 명이 이 물병에 맞아 피를 흘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남미 매체 클라린에 따르면 이 스태프는 우루과이 축구대표팀의 피지컬 코치인 페로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 있던 팬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영상에는 관중석을 향해 물건을 또 던진 벤탄쿠르가 경기장 직원들로부터 쫓겨나는 장면이 담겼다.

벤탄쿠르가 던진 물병에 맞아 이마가 찢겨 출혈이 발생한 페로 코치. 클라린 홈페이지 캡처

이 사태로 벤탄쿠르는 누녜스와 함께 14일 열리는 캐나다와 3위 결정전에 출전하지 못할 가능성이 생겼다. 남미축구연맹은 “우루과이-콜롬비아전 직후 발생한 폭력 사태에 대해 징계위원회가 사건을 파악하고 책임을 명확히 가리기 위해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누녜스와 벤탄쿠르의 잘못이 크다고 인정되면, 캐나다와 3위 결정전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할 수도 있다.

벤탄쿠르는 지난달 우루과이의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진행자가 ‘손흥민의 유니폼을 얻을 수 있는가’라고 요청하자 “손흥민의 사촌 유니폼을 갖다줘도 모를 것이다. 손흥민이나 그의 사촌이나 다 똑같이 생겼다”고 말했다. ‘동양인은 모두 똑같이 생겼다’라는 인종차별적 생각이 담긴 말이었다.

결국 벤탄쿠르는 손흥민에게 SNS를 통해 사과를 했고, 손흥민도 이를 받아들였다. 다만, 잉글랜드축구협회(FA)가 현재 이 사태에 대해 조사를 하고 있다.

이 문제는 국제축구연맹(FIFA)도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 영국 더선은 “FIFA는 이번 사건과 관련된 모든 선수들의 전세계적인 출전 금지 처분을 고려하고 있다. 이게 실현되면, 벤탄쿠르와 누녜스는 다음달 열리는 2024~2025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개막전에 출전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뜻을 나타냈다.

로드리고 벤탄쿠르. AFP연합뉴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