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탈북민 존재는 희망의 등불”…순방 단독 행보 보폭 넓혀
이승만 띄우기에 이어 북한 이슈까지
윤 정부 ‘핵심 이슈’에 힘 보태
귀국하면 문자·명품 가방 등 각종 논란 중심에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미국을 방문한 김건희 여사는 현지에서 북한 억류 피해자와 유족, 탈북민 등을 만나 북한 인권 문제를 논의했다. 김 여사는 이번 미국 순방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을 부각하는 일정에 이어 북한 인권에 목소리를 내는 등 단독 외교 행보의 보폭을 넓혔다.
김 여사는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민주주의진흥재단(NED) 사무실에서 북한 억류 피해자와 유족, 탈북민, 북한 전문가 등을 만났다고 김수경 대통령실 대변인이 밝혔다. 김 여사는 지난해 4월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 당시에도 동행해 북한 인권 간담회에 참석했다.
김 대변인에 따르면 김 여사는 이날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지속적인 만남을 갖는 것이 큰 의미가 있다”며 “최근 북한이 한국 드라마를 봤다는 이유로 중학생 30여명을 공개 처형했다는 보도는 북한의 잔혹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고 했다.
김 여사는 탈북민들의 증언을 듣고 “탈북민 여러분의 존재는 그 자체로 열악한 북한 인권 현실에 대한 증언이자 자유를 향한 희망의 등불”이라며 “여러분의 용기 있는 행동이 앞으로 북한을 변화시킬 수 있도록 저와 우리 정부가 끝까지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여사는 “우리 정부는 역대 어느 정부보다 북한 인권 개선에 강한 의지가 있다. 고통받는 북한 주민을 결코 외면하지 않을 것”이라며 “국제 사회의 민간단체와 활동가들과의 연대와 협력을 통해 북한 인권 개선의 목소리가 더욱 크고 단단해지도록 함께 노력하자”고 했다.
이 자리에는 북한에 구금됐다가 2017년 혼수상태로 석방된 뒤 사망한 미국인 청년 오토 웜비어의 모친 신디 웜비어도 참석했다. 웜비어는 아들의 이름이 새겨진 목걸이와 손편지를 김 여사에게 선물했다. 편지에서 웜비어는 “당신은 진정으로 오토와 탄압받는 모든 이의 특별한 친구”라고 했다.
김 여사는 참석자들과 함께 통일부가 지난달 발간한 2024 북한인권보고서를 들고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이 보고서는 아직 영문본은 발간되지 않아 김 여사는 참석자들에게 국문본을 공유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순방에서 공개된 김 여사의 공식적인 단독 일정은 세 개다. 김 여사는 지난 9일 미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이 설립한 한인기독교회를 방문해 “조국의 독립을 위해 머나먼 타지에서 이토록 애쓰셨던 이승만 초대 대통령의 잊혀진 위업이 재조명되길 바란다”며 윤석열 정부의 이승만 띄우기에 힘을 보탰다. 이 전 대통령과 북한 인권은 윤석열 정부 외교·안보·보훈 정책의 근간을 이르는 대표적인 이슈다. 김 여사는 지난 10일에는 나토 정상회의 배우자 프로그램에 참석했다.
지난달 윤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순방에 동행했지만 비교적 조용한 행보를 보인 것과는 대비된다. 4·15 총선 정국에서 몸을 낮춘 김 여사는 배우자 외교 행보를 재개했지만 공개적인 독자 일정은 우즈베키스탄 영부인과의 친교 행사에 참석한 것이 전부였다.
김 여사가 윤석열 정부의 핵심 이슈에 힘을 보태는 방식으로 외교 보폭을 크게 넓혔지만 귀국하면 대통령실 각종 논란의 한 가운데 서게 될 전망이다. 지난 총선을 앞두고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보낸 문자 논란, 이로 인해 불거진 댓글팀 의혹, 명품 가방 수수에 대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 등 김 여사와 관련된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야당 주도로 오는 19일과 26일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 청원 관련 청문회를 열기로 했다. 김 여사 모녀도 증인으로 채택했다.
유새슬 기자 yooss@kyunghyang.com, 워싱턴 |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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