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 77마리 해변에 떠밀려왔다... 스코틀랜드서 떼죽음, 무슨일?

이혜진 기자 2024. 7. 12.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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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크니 샌데이에 좌초된 참거두고래. /BBC

스코틀랜드의 오크니제도 해변에서 고래 77마리가 집단 좌초돼 대부분 죽은 채로 발견됐다. 이는 수십 년 만에 발생한 가장 큰 규모의 고래 집단 좌초 사건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11일(현지시각) BBC에 따르면, 이날 오전 스코틀랜드 오크니제도 샌데이섬 트레스네스 해변에서 참거두고래 60여마리가 떼죽음을 당했다. BBC가 보도한 영상을 보면 해변가에 검은색 고래들이 줄 지어 널브러져 있는데, 바닷물이 들었다 빠졌다를 반복하는데도 고래는 아무런 미동이 없었다.

현지 구호단체와 전문가들은 12마리의 고래가 아직 살아있음을 확인하고 살아남은 고래에게 바닷물을 뿌려 살리려고 시도했지만, 결국 안락사를 결정했다. 현지 구호단체인 영국 다이버 해양 생물 구조대(BDMLR)는 성명을 통해 “지역팀은 즉시 대응 장비를 갖추고 섬으로 이동했다”며 “의료진이 도착했을 때 해변에 약 77마리를 발견했는데 슬프게도 살아남은 고래는 12마리뿐”이라고 했다.

이번에 좌초된 고래 무리에는 최대 7미터에 달하는 수컷 고래뿐만 아니라 암컷·새끼 고래 등도 포함됐다. 전문가들은 아직 좌초의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기에는 이르다고 말했다. 다만 우두머리 개체를 따라 바짝 붙어 이동하는 거두고래의 습성을 고려하면, 고래 중 하나가 문제에 직면했고 나머지 무리가 이를 따라왔다가 변을 당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7월 11일 오전 10시 45분에 촬영된 오크니의 샌데이에 좌초된 참거두고래. /영국 다이버 해양 생물 구조대

오크니 제도 의회 측은 고래 사체를 처리하는 방법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고래가 해안에 좌초되어 죽은 경우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식으로 처리하지만, 이번에는 규모가 큰 만큼 사체를 묻거나 다른 곳으로 옮기는 등의 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스코틀랜드 해양 동물 좌초 방지 계획(SMASS)이 설립된 1995년 이래 스코틀랜드에서 발생한 가장 큰 고래 집단 좌초 사건으로 추정된다. 최근 몇 년 사이에도 비슷한 사건은 잇따랐다. 지난해에는 루이스섬 해변에서 55마리의 거두고래가 집단 좌초됐으며 2011년에는 서덜랜드에서 60~70마리의 고래가 좌초됐다. SMASS 관계자는 BBC 뉴스에 “예전에는 이런 규모의 집단 좌초 사건이 일어나는 일이 드물었다”며 “지난 10년 동안 스코틀랜드 전역에서 좌초 사건이 증가했고 관련 동물 수도 늘어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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