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태로운 소아진료체계…"아동병원, 권역별 '전문병원' 지정 확대돼야"

박정렬 기자 2024. 7. 12. 12:0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전국 유일의 소아·청소년 전문병원인 우리아이들병원을 운영하는 정성관 우리아이들의료재단 이사장(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은 11일 서울 강남구 모처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아동병원의 전문병원 지정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 이사장은 "소아·청소년 환자는 치료를 위해 지방에서 서울 등 수도권으로 올라오기가 더 힘들다"며 "소아 의료 공백을 채우기 위해 권역별 한 곳 이상 아동병원이 전문병원에 진입해 '거점'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의 한 어린이병원이 환자들로 붐비고 있다./사진=[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소아·청소년 진료 공백을 메우고 의료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 아동병원의 전문병원 지정 확대는 꼭 필요합니다"

전국 유일의 소아·청소년 전문병원인 우리아이들병원을 운영하는 정성관 우리아이들의료재단 이사장(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은 11일 서울 강남구 모처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아동병원의 전문병원 지정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전문병원은 특정 질환과 진료과목에 대해 고난도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으로 보건복지부가 3년마다 평가·선정한다. 환자 맞춤 치료를 제공해 생존율과 회복률 증가, 의료 자원의 효율적인 분배, 의료 연구 발전 등을 꾀하는 제도다.

소아청소년과 역시 전문병원으로 진입은 다양한 이점을 제공한다. 우리아이들병원이 환아 보호자 31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소아·청소년 전문병원 인식 설문조사 결과 95%는 우리아이들병원이 보건복지부 지정 전문병원인 점을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 중 97%는 전문병원으로 지정된 점이 진료받을 때 신뢰도를 높이는 요인이 됐다고 응답했다.

2022년 이후 2주기 연속 전문병원으로 선정된 뒤 우리아이들병원과 성북우리아이들병원의 의료 질 평가 점수는 지속해서 상승했다. 정성관 이사장은 "두 병원은 2021년 70점대에서 2023년 90점에 가까운 점수를 획득했다"며 "소아·청소년 전문병원으로서의 역할 수행이 증가하면서 외래 진료 건수와 입원 환자 수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라고 전했다.

(사진 왼쪽부터) 우리아이들병원과 성북우리아이들병원 전경. 우리아이들병원은 2022년 전국 유일의 소아청소년 전문병원으로 지정된 이후 2주기 연속(2022~2026) 전문병원으로 지정됐다./사진=우리아이들의료재단


하지만 전문병원 제도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저조한데다 특히 인력난 등 위기에 처한 소아청소년과의 경우 전문 인력 배치, 의료 장비와 시설 확충 등 병원을 유지·운영하는 데 어려움이 상당하다. 지정요건이 까다롭고 높은 진료 전문성에도 불구하고 상급종합병원 대비 낮은 수가 등 유인책이 부족해 전문병원으로 진입을 주저하는 곳도 적지 않다.

반면에 올해 초 대학병원의 전공의 이탈로 아동병원의 역할이 강조되면서 '전문병원화'는 더욱 필요해졌다는 게 정성관 이사장의 판단이다. 실제 전년 대비 우리아이들병원의 중등증 환자는 40~50%가량 늘어났다고 했다. 대학병원에서 역으로 아동병원에 환자를 보내는 경우도 있다. 정 이사장은 "소아·청소년 환자는 치료를 위해 지방에서 서울 등 수도권으로 올라오기가 더 힘들다"며 "소아 의료 공백을 채우기 위해 권역별 한 곳 이상 아동병원이 전문병원에 진입해 '거점'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성관 우리아이들의료재단 이사장(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이 11일 서울 강남구 모처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아동병원의 '전문병원화'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사진=박정렬 기자


정부도 소아청소년과 전문병원 확대를 위해 외래관리료를 신설하고 마취료를 가산하는 등 지원에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지역 내 아동병원과 의원급 의료기관이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상급종합병원 등을 배후기관으로 둬 체계적인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내용의 '소아진료 지역협력체계 구축 시범사업'도 시작했다.

정성관 이사장은 "설문조사에서 보듯 소아·청소년 전문병원은 의료공백을 해소하고 의료 질을 향상하는데 기여하는 바가 크다. 지금까지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다른 아동병원의 전문병원 진입을 돕기 위해 전담 컨설팅을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범사업과 관련해 "사업 초기라 개선할 점이 있지만 네트워크 중심 병원과 권역별 전문병원 체제는 향후 지역사회에서 아이의 건강을 책임질 수 있는 의료기관을 만든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정부가 추가적인 지원과 제도 개선을 통해 소아의료체계를 '사회적 안전망'으로 더욱 강력하게 구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현재 우리아이들의료재단에는 소아·청소년 관련 의료진 50명과 임직원 430명이 몸담고 있다. 최근 서울 구로구 우리아이들병원은 73병상, 성북 우리아이들병원은 72병상으로 규모를 확장했다. 소아 호흡기알레르기, 소아 심장, 소아 신장, 소아 내분비, 소아 신경, 소아 응급, 신생아, 소아 치과, 소아 정신건강의학, 영상의학 등 세부 분과를 운영하고 있으며 조만간 내과도 신설할 예정이다.

박정렬 기자 parkjr@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