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물가 4년 만에 첫 마이너스…"9월·11월·12월 금리 인하도 가능"
파월 의장, 오는15일 워싱턴 이코노믹 클럽서 연설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물가가 4년 만에 처음으로 떨어져 9월 금리인하의 문을 더욱 활짝 열어 젖혔다.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에서 '마지막 고비'를 넘겨 승리 선언에 더 가까워지며 9월 금리인하를 위한 길을 닦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월비 CPI -0.1%…2020년 5월 이후 첫 하락
11일(현지시간) 노동부 통계국에 따르면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1% 하락했다. 팬데믹 초창기인 2020년 5월 이후 처음으로 떨어졌다. 전년 대비로는 3% 상승했는데 1년 만에 가장 적게 오른 것이다.
특히 팬데믹 이후 엄청난 폭등세를 보였던 주택 인플레이션이 제로(0)로 둔화하면서 9월 금리인하에 더욱 밝은 청신호가 켜졌다.
연초 인플레이션이 다시 오르며 금리 인상 위험을 언급했던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의 오스탄 굴스비 총재는 이번 CPI 보고서에 대해 "훌륭한(excellent)" 뉴스였다며 주거 비용상승의 완화가 "매우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 연은의 메리 데일리 총재는 "반가운 안도"라며 금리인하 시기는 논쟁의 여지가 있지만 인하해야 할 근거가 더해졌다고 평가했다.
연준은 7월 30~31일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5.25~5.5%로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물가 압력이 약해졌다는 새로운 데이터를 감안해 금리 인하를 향한 사전 정지작업에 착수할 수 있다.
7월 이후 연준의 다음 정책 회의는 9월 중순에 열린다. 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트레이더들은 6월 CPI 데이터를 빠르게 반영하며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이전 약 70%에서 약 90%로 상향 조정했다. 두 번째 금리 인하에 대한 베팅은 11월로 앞당겼고 연말까지 세 번째 금리 인하 가능성도 거의 균등하다.
대형은행 JP모건과 맥쿼리는 첫 금리인하 시점을 각각 11월과 12월에서 9월로 모두 앞당겼다. 르네상스 매크로의 경제 연구 책임자 닐 두타는 로이터에 7월 회의 직후에도 금리인하의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냇웨스트마켓의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인 케빈 커민스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확실히 꽤 급격한 (물가상승률) 둔화를 목격했다"며 "확실히 연준의 (금리인하) 자신감을 높여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파월, 워싱턴 이코노믹클럽 연설 주목
그렇다면 앞으로 연준이 9월 금리인하의 토대를 어떻게 마련할지가 중요하다는 점에서 연준 관계자들의 공개 발언과 앞으로 나올 데이터에 더욱 주목해야겠다.
이번 CPI 보고서 전 의회에 출석한 제롬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만이 유일한 위험이 아니라며 고용시장이 강하지만 과열상태가 아니라고 평가해 조만간 금리인하가 이뤄질 것임을 시사했다.
파월 의장은 다음주 월요일인 15일 워싱턴 이코노믹 클럽에서 연준이 최근 인플레이션을 어떻게 해석하고 있는지를 공유하며 다시 공개 연설에 나선다.
다음 주에는 크리스토퍼 월러, 아드리아나 쿠글러, 미셸 보우먼 연준 이사들도 연설할 예정이다. 7월 말 정책 회의를 앞두고 공개연설을 중단하는 침묵기간이 7월 20일 이전 진행되는 연준 관계자들의 마지막 연설이다.
7월 회의에 앞서 연준이 가장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의 6월 데이터가 발표된다. PCE 지수는 연준의 2%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설정하는 데 사용되며 5월 2.6% 상승했다.
연준의 7월 정책 성명에서 어떤 변화가 있을 수 있는지, 위원들이 인플레이션을 더 이상 '상승'으로 언급할 필요가 없다고 결정했는지 등에 특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로이터는 전망했다.
또 2분기 경제 성장률에 대한 첫 번째 추정치도 회의 전에 발표될 예정이며, 연준 위원들은 일반적으로 경제가 추세와 비슷하지만 작년보다는 느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III 캐피털매니지먼트의 카림 바스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에 "(6월 CPI) 데이터는 연준이 9~12월 금리 인하를 위한 토대를 마련하고 7월 31일 회의에서 그 토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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