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 장악 행보 '노골화' 中…심해자원 채굴에도 '속도'

인교준 2024. 7. 12.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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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남중국해 장악 행보를 노골화하고 있다.

최근 남중국해에서 필리핀과 무력 충돌을 강행해온 중국은 자국의 영유권 주장이 '근거 없다'는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 판결 8주년을 맞아 이를 재차 무시하는 보고서를 내는가 하면 남중국해 전역에서 사용할 수 있는 심해 자원 채굴 장비도 개발해 조만간 가동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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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저 6천m 자원 탐지·채굴 가능 잠수정 '카이퉈2' 곧 가동
자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 부정 PCA 판결은 8년째 무시 행보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중국이 남중국해 장악 행보를 노골화하고 있다.

최근 남중국해에서 필리핀과 무력 충돌을 강행해온 중국은 자국의 영유권 주장이 '근거 없다'는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 판결 8주년을 맞아 이를 재차 무시하는 보고서를 내는가 하면 남중국해 전역에서 사용할 수 있는 심해 자원 채굴 장비도 개발해 조만간 가동에 나설 예정이다.

중국의 남중국해 심해 자원 채굴 장비 '카이퉈2' [홍콩 SCMP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중국은 상하이교통대 주도로 개발된 '카이퉈2'라는 명칭의 잠수정을 개발해 5차례 시험 잠수를 마쳤으며, 조만간 상용화에 나설 예정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2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카이퉈2가 최대 6천m 이상 심해에서 작동하도록 설계돼, 가장 깊은 수심이 5천559m인 남중국해에선 어디서든 쓸 수 있는 장비라고 덧붙였다.

이 잠수정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한 양젠민 상하이교통대 교수는 "험난한 수중 지형과 복잡한 해저 조건에서 자유롭게 항해할 수 있고 효율적으로 자원을 채굴하고 수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양 교수는 시험 잠수에서 "구리, 코발트, 망간 등이 풍부하게 함유된 200㎏ 이상 광물을 수집했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남중국해에 어족 자원 이외에 석유·천연가스 등 각종 지하자원이 풍부할 것으로 보고 심해 탐사와 추출 작업을 지속해왔다.

중국은 탐사를 통해 하이난성 잉거하이와 충둥난, 광둥성 주장커우 등 남중국해 3개 심해 분지에 8천억㎥의 천연가스가 매장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애초 중국 영토 인접 남중국해에서 하던 탐사 작업을 남중국해 전체로 확대하고 있다.

탐사 작업은 중국해양석유그룹(CNOOC)이 주도한다.

중국 지구물리탐사선 하이양 스여우 720에 10개의 탐지 케이블이 달린 모습 [중국 CNOOC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런 가운데 중국은 영유권 주장을 부정한 PCA 판결 무시 행보를 8년째 지속했다.

남중국해에 U자 형태로 '남해 9단선'(南海九段線)을 긋고 그 안의 약 90%에 대해 영유권을 주장해온 중국에 대해 "근거없는 행위"라고 판단한 2016년 7월 PCA 판결에 아랑곳하지 않고 무력행사를 불사하고 있다.

홍콩 명보에 따르면 중국 국제법학회와 남중국해연구소, 화양해양연구센터 등은 전날 공동 보고서를 통해 8년 전 PCA의 판결은 제소 당사국인 필리핀 주장만을 수용한 국제법에 어긋난 판결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PCA의 판결에 근거한 어떤 중재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 기관이 중국 당국의 지원을 받는다는 점에서 중국 정부 입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사실상 남중국해에 대해 독점적 영유권을 주장하는 중국은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과 2002년부터 해양 행동강령 제정으로 분쟁 해결을 모색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최근 필리핀이 강력히 반발하면서 어려움에 봉착한 상태다.

2022년 6월 집권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이 친중 성향 전임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과는 달리 중국과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로 각을 세우면서다.

필리핀은 1999년 남중국해 '세컨드 토머스 암초'(중국명 런아이자오·필리핀명 아융인)에 좌초한 자국 군함을 지킨다는 명분을 내세워 해병대원을 상주시키고 물자를 보급해왔으나 중국이 작년부터 필리핀 보급선에 물대포를 발사하고 선박 충돌로 접근을 차단하자 강력하게 저항하고 있다.

필리핀은 PCA 판결을 근거로 남중국해에 대한 중국의 영유권을 부정해왔다.

[그래픽]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지역

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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