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회장’ 된 임현택… 의협 내부 탄핵 움직임

유민우 기자 2024. 7. 12.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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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의협) 내부에서 임현택(사진) 회장에 대한 탄핵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임 회장이 잇단 막말과 독단적인 의사결정으로 회원들의 신뢰를 잃은 데 이어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의협이 꾸린 범의료계 기구 참여를 보이콧하면서 사실상 '식물 회장'으로 전락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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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말·독단적 의사결정 신뢰추락
전공의와 간담회선 보이콧 당해
시·도의사회장들도 성토 목소리
임 회장, 운영위에 사과문자 진화 나서
2014년 총파업땐 노환규 탄핵 전례

대한의사협회(의협) 내부에서 임현택(사진) 회장에 대한 탄핵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임 회장이 잇단 막말과 독단적인 의사결정으로 회원들의 신뢰를 잃은 데 이어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의협이 꾸린 범의료계 기구 참여를 보이콧하면서 사실상 ‘식물 회장’으로 전락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12일 의료계에 따르면 임 회장이 의정 현안에 대해 2주가량 침묵하는 가운데 의협 내부에서 임 회장을 탄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3일 열리는 16개 시·도 의사회장단 회의에서는 임 회장을 성토하는 의견이 본격적으로 개진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임 회장은 의협 대의원회 운영위원회 20여 명에게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지난달 무기한 총파업을 결정해 미안하다’는 취지로 사과 문자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임 회장이 취임 100일도 안 돼 탄핵 위기에 빠진 것은 잦은 구설과 리더십 문제 때문이다. 임 회장이 지난달 18일 의협 총궐기대회에서 내부 논의 없이 같은 달 27일부터 무기한 전면 휴진하겠다고 발표하자 회원들은 크게 반발했다. 부적절한 언행으로 법조계, 정치권, 언론과도 날을 세웠다. 지난달 2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청문회에서는 임 회장의 막말 탓에 의대 증원 논의는 묻혔다는 지적도 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협 고위 관계자는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것이냐가 문제”라며 “최근 의협 내부에서 대의원회 역할(탄핵 발의)에 대한 요구가 많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 상황에 대한 집행부 대응이 부족하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고 이에 대해 대의원회가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의협 대의원은 “임 회장 탄핵 절차 돌입에 대한 구체적인 움직임은 없지만 내부적으로 탄핵 얘기가 많이 나오는 건 사실”이라며 “임 회장 개인의 부적절한 발언들이 회원들이나 의료계에 나쁜 영향을 끼치고 있고 국회 청문회 발언도 상당히 부적절했다”고 지적했다.

의협은 전공의와 의대생들에게도 보이콧을 당하면서 의정 갈등 정국에서 주도권을 상실한 모양새다. 의료계에 따르면 의협이 전공의와 의대생을 찾아가는 전국순회 간담회에 참석자가 ‘0명’인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범의료계 기구를 표방한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가 의협 주도로 출범했지만 이번 사태 열쇠를 쥔 전공의와 의대생들은 참여하기를 거부했다. 의대생 단체는 임 회장에 대해 “의료계 지위를 실추시키고 학생들의 목소리를 훼손했다”고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올특위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편, 의협 회장을 탄핵하려면 대의원 3분의 1 이상이 집행부 불신임(탄핵)안 발의에 동의해야 한다. 불신임안이 발의 요건을 갖췄다고 확인되면 임시대의원총회가 열리고 총회에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해야 한다. 이후 출석한 대의원 중 3분의 2 이상이 탄핵에 찬성해야 한다. 현재 의협 대의원 수는 250명이다. 지난 2014년 비대면 진료를 반대하는 총파업 당시 노환규 전 의협 회장이 탄핵당한 바 있다.

유민우·권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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