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이사회 만난 금감원 “내부통제·위험관리 강화” 주문

금감원-18개 은행 이사회 의장단 정례간담회
“불완전판매·금융사고로 신뢰 크게 하락” 지적
“경영승계절차 조기 확정해야” 하반기 검사 예고
사업자·중소기업 대출 및 가계대출 관리 강화 당부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금융감독원이 은행 이사회 의장단을 불러 최근 잇딴 불완전판매와 금융사고로 국민 신뢰가 크게 떨어졌다고 지적하고 내부통제와 위험관리 강화, 지배구조 개선 등을 주문했다.

이준수 금감원 은행·중소금융 담당 부원장은 1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18개 국내은행 이사회 의장들과 정례 간담회를 갖고 내부통제와 지배구조, 건전성 관리 등 주요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금감원과 은행 이사회 의장단 간 간담회는 지난해 7월 이후 1년 만이다.

이 부원장은 “최근 대규모 불완전판매와 금융사고가 지속되면서 적지 않은 손실이 발생함은 물론, 국민들의 신뢰도 크게 떨어진 상황”이라며 “지배구조의 최정점에서 경영전략을 설정하고 내부통제 및 위험관리 정책을 수립하는 이사회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내부통제 강화와 관련해서 “최근의 금융사고는 개인 금전 취득 등 사적유용 목적이 강해졌으며, 디지털화된 영업점 대출 프로세스에서 다수 발생하고 있는 등 양태가 변화하고 있다”며 내부통제 작동을 위한 적절한 인적·물적자원의 지원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또 지배구조법 개정에 따라 업무별 경영진의 책무를 규정한 ‘책무구조도’가 실효적으로 실행되기 위해서는 건강한 리스크 관리 문화 조성이 필요하다며 “명확하고 일관된 리스크 문화의 확립 및 준법 경영에 부합하는 유인체계 수립 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은행들이 수립·실행 중인 지배구조 모범관행 이행계획과 관련해서는 아직 보완할 사항이 많다고 지적했다. “CEO 및 사외이사 선임 절차가 모범관행에 따라 원활하게 진행되기 위해서는 경영승계절차나 이사회 구성·평가 등에 관한 기준이 조기에 확정될 필요가 있다”며 하반기 정기검사부터 관련 내용을 감독하겠다고 했다.

고금리, 경기회복 지연으로 개인사업자·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이 상승하는 데 대해서는 “선제적 건전성 관리가 필요하다”며 이사회 차원에서 은행의 위험관리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예상치 못한 충격에 대비한 충실한 자본관리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가계부채와 관련해서도 “명목 GDP 성장률 범위 내에서 안정적으로 관리될 수 있도록, 각 은행의 가계대출 정책운영에 있어서 적극 협조해달라”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은행 이사회 의장들은 은행권 신뢰 회복 등을 위해 내부통제 강화 및 리스크 문화 조성이 필요하다는 감독당국의 인식에 공감을 표하고, 앞으로도 정례적 소통을 통해 은행산업 발전을 위한 의견을 지속 교환하자는 뜻을 밝혔다.

한편 금감원은 지난해부터 은행지주·은행 이사회와의 소통을 정례화한 데 따라 오는 11월 은행지주 이사회 의장단과 정례 간담회를 실시할 예정이다. 올 5월부터는 8개 지주, 18개 은행과 별도 간담회를 순차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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