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은행 지배구조 모범관행, 일부 이행시기 너무 늦다"

금감원, 18개 은행 이사회 의장과 간담회… "하반기부터 은행 지배구조 노력 점검"
금융사고 방지 위한 영업점 여신 프로세스 개선도 추진

이준수 금융감독원 은행·중소서민금융 부원장 / 사진제공=금감원

금융감독원이 국내은행 이사회 의장과 만나 지배구조 모범관행 이행 계획의 보완을 주문했다. CEO(최고경영자) 선임·경영승계 절차 등을 앞두고 일부 항목의 이행시기가 너무 늦고 구체성이 떨어져서다. 금감원은 오는 하반기 정기 검사부터 은행의 지배구조 개선 노력이 제대로 이뤄지는지 점검할 계획이다.

이준수 금감원 은행·중소금융 부원장은 1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18개 국내은행 이사회 의장과 만나 지배구조 확립, 건전성 관리, 내부통제 구축 등 은행업 현안을 논의했다. 이날 참석한 은행은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수협, 기업, SC제일, 씨티, 아이엠, 부산, 경남, 전북, 광주, 제주, 카카오, 토스, 케이 등이다.

이 부원장은 은행의 지배구조 개선 노력에 "대부분이 전반적으로 모범관행 취지에 맞게 이행 계획을 수립했다"면서도 "일부 항목에서 이행시기가 너무 늦거나 구체성이 떨어지는 등 아직도 보완해 나가야 할 사항이 많다"고 지적했다.

특히 "앞으로 CEO 및 사외이사 선임 절차가 모범관행에 따라 원활하게 진행되려면 경영승계 절차나 이사회 구성·평가 기준을 조기에 확정할 필요가 있다"며 "금감원은 하반기 정기 검사부터 경영실태평가에서 은행의 지배구조 개선 노력을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금감원은 CEO 선임·경영승계 절차 개선, 사외이사 독립성 확보 등 내용이 담긴 '은행권 지배구조 모범관행' 최종안을 마련해 발표했다. 올해 1분기 각 은행으로부터 이행계획을 제출받았다.

최근 은행 직원의 횡령이나 담보 부풀리기 대출 등 금융사고가 잇따랐는데 금감원은 이를 예방하기 위한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이 부원장은 "최근의 금융사고는 개인 금전 취득 등 사적 유용 목적이 강해졌다"며 "디지털화된 영업점 대출 프로세스에서 다수 발생하는 등 양태가 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사사례 방지를 위해 사고사례를 긴급 전파하는 한편 영업점 여신사고 예방을 위한 여신업무 프로세스 보완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은행권 의견을 수렴해 영업점 여신업무 프로세스 보완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필요하다면 모범규준 개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은행의 건전성 관리 강화도 언급됐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개인사업자 연체율은 0.48%로 지난해 말 0.25% 대비 2배 가까이 뛰었다. 중소기업 연체율도 같은 기간 0.32%에서 0.66%로 올랐다.

이 부원장은 "개인사업자.중소기업 중심으로 연체율이 상승하는 등 자산건전성이 나빠졌다"며 "금융시장에서의 예상치 못한 충격이 발생하더라도 회복탄력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자본 관리에 만전을 기하라"고 당부했다. 최근 증가세가 가팔라진 가계대출과 관련해서도 "명목 GDP(국내총생산) 성장률 범위 내에서 안정적으로 관리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조해달라"고 말했다.

이창섭 기자 thrivingfire21@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