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ing] 이유씨엔씨 “철도 친환경 단차열도료, 세계 ESG 선도”
[IT동아 차주경 기자] 아파트와 상가, 공장과 주상복합단지 등 대형 건물. 고속도로나 기차의 철로 등 기반 시설. 이들을 만들 때 관건 가운데 하나가 단차열이다. 단차열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시설의 내외부를 냉난방하는데 많은 비용을 쓴다. 반대로, 단차열을 잘 하면 냉난방 비용, 나아가 세계 산업계의 화제인 탄소 배출량을 많이 줄인다.
덕분에 지금까지 숱한 단차열 기술이 만들어졌다. 이 가운데 우리나라 기업이 선보인 단차열 기술은 두드러진다. 다른 단차열 기술처럼 설비나 기구를 설치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도료’를 바르는 것만으로도 탁월한 단차열 효과를 내는 덕분이다. 주인공은 이유씨엔씨다.
이유씨엔씨의 친환경 에너지절감 단차열도료는, 페인트처럼 건물과 시설의 외벽에 바르기만 하면 단차열 효과를 낸다. 건물과 시설의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실내 온도를 대개 8℃~13℃ 낮추는 효능을 발휘한다. 그 만큼 냉난방에 쓰는 자원도 줄인다. 한 실증에서는 냉난방 비용을 20% 이상 줄이는 성과도 냈다. 이 특징은 건물과 시설의 탄소 배출량 저감으로 이어진다.
이 제품은 시공도 쉽다. 도료는 대부분 시공 전, 표면에 잘 달라붙도록 도장재를 먼저 바른다. 그 위에 도료를 서너 겹 겹쳐서 바르고 방수제와 보호제도 도포한다. 반면, 이유씨엔씨의 친환경 에너지절감 단차열도료는 한 번만 발라도 도장재와 단열층, 차열층을 스스로 만든다. 냉난방 에너지 절감뿐만 아니라 도료의 도포 비용과 시공 비용까지 줄이는 셈이다. 물론, 이 모든 효용은 환경부 친환경 인증과 녹색인증, 혁신제품 인증 취득으로 인정 받았다.
이유씨엔씨는 이 경험을 활용해 ‘철도 레일 온도저감 페인트’, 철도 선로의 방열을 유도하는 도료를 연구 개발했다. 철도 선로는 수십 톤의 무게에 시속 수백 km로 달리는 기차를 지탱한다. 그 과정에서 높은 마찰열을 버틴다. 한여름처럼 날씨가 더워지면 철도 선로의 온도는 70℃를 넘을 정도로 뜨거워진다.
철도 선로는 금속으로 만들기에 온도가 높아지면 변형된다. 한여름에는 휘어지거나 심지어 끊어지기도 해 사고를 일으킬 가능성도 있다. 특히 고속철도의 선로는 소음을 줄이려고 연속용접으로 만들기에 이음새가 없다. 그래서 온도 변화에 더 취약하다.
기차 운영사는 철도 선로의 온도를 낮추려고 사람을 동원해 물을 뿌린다. 철도 선로의 마찰열을 높이지 않으려고 기차를 서행 운전하고, 철도 선로가 너무 뜨거워지면 기차 운행을 멈춘다. 모두 막대한 자원을 쓰는 일이다. 철도 선로의 온도를 효과 좋게 낮출 기술이 있다면, 이 자원 낭비를 막는다.
이유씨엔씨는 원래 이 기술을 러시아 철도공사와 함께 개발했다. 철도 선로뿐만 아니라 전봇대와 변압기처럼 방열이 중요한 시설 전반에 공급할 목적이었다. 하지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일어나면서 모든 사업이 멈췄다.
최장식 이유씨엔씨 대표는 수백억 원 상당의 가치를 기대하던 사업이 멈추자, 곧바로 활로를 찾는다. 적용 대상을 러시아에서 세계의 철도 선로로 넓히고, 도료가 방열뿐만 아니라 차열 기능까지 발휘하도록 개선했다. 단차열 효과를 높이려고 오염을 막는 기능까지 더했다. 그 결과 철도 레일 온도저감 페인트를 만들었다.
철도 레일 온도저감 페인트를 완성한 이유씨엔씨는 대전교통공사와 성능 검증에 나섰다. 앞서 이와 같은 목적으로 만들어진 도료가 있었으나, 철도 선로의 온도 저감 효과가 3℃~4℃ 정도로 약했다. 내구성이 좋지 않아 도료가 금방 벗겨지는 문제도 나왔다.
이유씨엔씨는 먼저 기차의 운행 환경을 재현해 철도 선로를 만들고, 철도 레일 온도저감 페인트를 바르기 전후의 내외부 온도 변화를 조사했다. 내부와 외부 온도 변화를 모두 알아야 성능을 더 확실하게 검증 가능해서다. 그 결과 비 오는 날에는 3℃ 가량, 흐린 날에는 6℃~7℃, 맑은 날에는 8℃~10℃까지 철도 선로의 온도를 낮추는 것을 확인했다. 이 실증은 6월에 진행했다. 이유씨엔씨는 기온과 일조량이 함께 오르는 7월~8월에는 더 큰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한다. 아울러 기존 도료의 단점인 내구성 문제도 해결했다고 강조한다.
얼핏 보면, 기존 제품의 온도 변화 폭 3℃~4℃와 이유씨엔씨 제품의 온도 변화 폭 3℃~10℃의 차이가 크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실제 철도 선로 운용 환경에서는 이 차이가 아주 큰 변화를 나타낸다. 시속 250km~300km 속도로 운행하는 고속 철도는 철도 선로의 온도가 55℃~59℃면 시속 230km로, 온도가 60℃~63℃면 시속 70km로 속도를 줄여 운행한다. 만일 철도 선로 온도가 60℃인 환경에서 이유씨엔씨의 철도 레일 온도저감 페인트를 사용해 온도를 55℃로 낮추면, 기차의 속도를 더 빠르게 운행 가능하다. 연착이나 결착의 빈도를 줄이고 사고 가능성도 낮출 것이다.
이유씨엔씨는 이번 성과를 토대로 철도 레일 온도저감 페인트의 도입 사례를 더 많이 만든다. 먼저 우리나라의 지자체, 교통 기관과 함께 고속철도 선로에서의 개념 검증을 시도한다. 우리나라에 설치된 철도 선로의 길이는 총 1512km에 달한다. 이 곳에 철도 레일 온도저감 페인트를 적용, 온도 저감 효과를 확인하는 것. 이후에는 세계에 설치된 2만 9792km 길이 철도 선로로 기술 보급을 시도한다. 세계 ESG 시장에 긍정 영향을 미칠 목적에서다.
이유씨엔씨는 앞서 코트라(KOTRA)와 공적개발원조(ODA,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사업을 벌였다. 인도네시아 한 대학교의 건물에 친환경 에너지절감 단차열도료를 도포, 내부 온도를 20℃ 낮추는 성과를 낸 것. 이를 계기로 이유씨엔씨는 인도네시아에 생산 공장을 세우고 친환경 에너지절감 단차열도료를 동남아시아 곳곳에 보급, 사람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살도록 도울 계획을 세웠다.
친환경 에너지절감 단차열도료와 철도 레일 온도저감 페인트는 모두 시설 내외부의 온도차를 줄이고, 에너지 사용량과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기술이다. 설비나 기구를 이용하는 것이 아닌, 시설을 만들 때 쓰는 도료로 효과를 발휘한다. 따라서 세계 어느 곳 어느 시설에나 적용 가능하다. 그냥 바르는 것만으로 탁월한 탄소 절감 효과를 낸다. 이 효과를 알릴 수단으로 이유씨엔씨는 공적개발원조, 그리고 필수 기반 시설인 철도 부문에서 ESG 효용을 증명한다.
최장식 대표는 “이유씨엔씨의 역량은 친환경 단차열 페인트의 원천 기술이다. 이 기술의 활용 범위를 넓히면 무궁무진한 가치를 만든다. 실제로 건물은 물론 대규모 공장, 철도 선로등 다양한 곳에 적용해 탄소 배출량을 많이 줄이는 성과를 냈다. 기술력과 성과를 토대로 세계 ESG 시장에 힘을 싣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밝혔다.
글 / IT동아 차주경(racingcar@itdonga.com)
사용자 중심의 IT 저널 - IT동아 (it.donga.com)
Copyright © IT동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디자인 재해석에서 기치를 찾다'···서울과기대 '리디자인 톤' 가보니
- [농업이 IT(잇)다] 리필리 “우유 담는 종이팩? 무엇이든 담는 친환경 포장재입니다”
- 서울과기대, 실전 같은 '창업캠프'로 대학생 창업 경험 제공해
- 애플 ‘M4 프로세서’ 품은 2024년형 아이맥 공개
- 인텔, AI PC를 위한 차세대 인텔 코어 울트라 제품군 국내 출시
- AI PC로 진화한 에이수스 젠북, 직접 체험해보니
- 내 정보 지키는 시크릿 모드, PC·모바일서 쓰는 법 [이럴땐 이렇게!]
- [생성 AI 길라잡이] 스타일 유지하는 이미지 생성형 AI '플라멜'
- 포킷츠 “오직 반려견 발바닥만 생각합니다” [동국대학교 캠퍼스타운]
- [생성 AI 길라잡이] 갤럭시 AI 활용하기 – 브라우징 어시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