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사퇴론 일축했지만 또 실수…해리스에 "트럼프 부통령"(종합)
바이든 말실수에 트럼프 "잘했어, 조"
건강 이상설도 일축…"이른 취침은 페이스 조절 차원"
"중, 우크라 침공 지원 시 손해 감수해야"
NYT "2주 전과 같은 최악의 순간은 반복하지 않아"
[이데일리 양지윤 정다슬 기자] 민주당 내부에서 대선 후보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열어 ‘고령 리스크’로 인한 ‘후보 교체론’ 진화에 나섰지만 또 다시 연이은 말실수를 저질렀다.
해리스 부통령을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 혼동한 것이다. 그의 말실수에도 기자회견장은 조용했고, 바이든 대통령은 이를 바로 잡지 않았다. 그의 발언 직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올린 게시물에서 “잘했어. 조(바이든)”라며 말실수를 비꼬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기자회견에 앞서 또 한 번의 말실수를 했다. 우크라이나 지원 협약 행사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푸틴 대통령”이라고 잘못 소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곧바로 실수를 알아차리고는 “그가 푸틴을 물리칠 것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이라며 “나는 푸틴을 물리치는 데 너무 집중하고 있다”며 분위기 전환을 시도했다.
기자회견에서 앞선 말실수에 대한 질문에 그는 “이것로 뭔가 문제가 발생했는가?”라고 반문하며 “이것은 내가 참여한 회의 중 가장 성공적인 컨퍼런스였다”고 웃으며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트럼프를 이길 수 있는 가장 훌륭한 대선후보다. 나는 한 번 그를 이겼고, 앞으로도 계속 이길 것”이라며 사퇴론을 일축했다. 그러면서 “나는 나 자신을 위해 대선후보를 계속하겠다는 것이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자신이 대통령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밤 8시 이후 행사를 피하고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는 언론 보도는 부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매일 아침 7시에 시작해 자정에 잠자리에 드는 것보다는 조금 더 페이스를 조절하는 현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계속해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원할 경우 경제적인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는 경고의 메시지도 보냈다. 그는 “중국은 러시아에 물자를 공급하고 북한과 협력해 모스크바(러시아)를 무장시킬 경우 경제적으로 이득을 얻지 못할 것임을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대해서는 “그가 행동을 바꾸지 않는 한 대화를 할 정당한 이유가 없다”고 일축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인들은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거짓말을 밥먹듯이 하기 때문에 우리가 러시아를 근본적으로 바꿀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우리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을 허용한다면 그들은 우크라이나에서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라고 했다.
백악관 관리와 바이든 선거캠프 이날 기자회견에 대해 “성공적”이라고 자평했다.
백악관의 한 고위 관리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바이든이 국내 문제와 외교 문제 모두에 대한 확고한 지휘력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는 2주 전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CNN TV토론에 “이 버전의 바이든이 나타났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한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때때로 답변이 흔들리기도 했지만, 외교정책에 있어서는 통찰력을 보여줬다”면서 “2주 전 대선 TV 토론과 같은 최악의 순간을 반복하진 않았다”고 평가했다.
CNN은 “이날 기자회견은 긴장한 민주당원들에게 로르샤흐 검사(잉크 얼룩으로 성격을 진단하는 프로그램) 역할을 한다”면서 “바이든이 물러나기를 원하는 민주당원들은 기자회견 초반에 한 눈에 띄는 언어적 실수를 지적할 수 있지만, 지지 지지자들은 그가 외교 정책에 대한 다양한 질문에 능숙하게 답변한 부분을 언급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양지윤 (galile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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