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 소원에 급낮춘 北中우호조약 63주년 연회…中, 보도도 안해(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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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중국 관계에 '미묘한 변화'가 벌어지고 있다는 관측 속에 11일 평양과 베이징에서 북중우호조약 체결 63주년 기념 연회가 각각 열렸다.
그간 중국대사관과 북한대사관이 우호조약 체결을 기념해 주재국에서 개최해온 연회에는 북한에선 주로 남측의 국회 격인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이 참석해왔으나, 올해는 '소원해진' 양국 관계를 반영하듯 참석자 급이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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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전략적 소통 유지하며 협조·협력 강화"…北 "북중 관계발전, 일관된 입장"
(서울·베이징=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정성조 특파원 = 북한과 중국 관계에 '미묘한 변화'가 벌어지고 있다는 관측 속에 11일 평양과 베이징에서 북중우호조약 체결 63주년 기념 연회가 각각 열렸다.
12일 주(駐)북한 중국대사관에 따르면 왕야쥔 중국대사는 전날 평양 중국대사관에서 북중우호조약 63주년 연회를 개최했다.
이 행사에는 북한 최고인민회의 조중(북중)우호의원단 위원장인 김승찬 김일성종합대학 총장을 비롯해 관계 부문 당국자와 대사관 외교관, 북한 주재 중국 기업, 언론, 화교, 유학생 대표 등이 참석했다.
주북 대사관에 따르면 왕 대사는 "지난 63년 동안 양측은 조약 정신을 견지하면서 서로 지지하며 긴밀히 협조했고 양국 각자의 사회주의 사업 발전을 힘있게 추진했다"고 평가했다.
왕 대사는 "올해는 중조(중북) 수교 75주년이자 '중조 우호의 해'로 복잡한 국제 정세를 맞아 중국은 조선(북한)과 양당·양국 최고 지도자의 숭고한 의지를 따라 조약 정신을 계승·발양하고, 전략적 소통을 유지하면서 협조·협력을 강화하기를 바란다"며 "중조 관계가 시대와 함께 나아가면서 더 큰 발전을 얻도록 추진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에 김 총장도 "조중 우호 관계를 흔들림 없이 강화·발전시키는 것은 조선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화답하고, "복잡다변한 국제 정세를 맞아 조선은 중국과 함께 사회주의 사업 발전과 지역·세계의 평화·안정 수호에 힘쓰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중국대사관은 전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연회에서 기념 연설이 있었다고 보도했으나, 구체적으로 누가, 어떤 발언을 했는지는 기술하지 않았다. 중국 신화통신은 연회 개최 사실을 보도하지 않았다.
그간 중국대사관과 북한대사관이 우호조약 체결을 기념해 주재국에서 개최해온 연회에는 북한에선 주로 남측의 국회 격인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이 참석해왔으나, 올해는 '소원해진' 양국 관계를 반영하듯 참석자 급이 낮아졌다.
김승찬 총장은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으로 2021년 9월 법제위원회 위원으로 보선됐다. 2023년 10월까지는 총장직과 교육위원회 고등교육상을 겸한다고 북한 매체에 언급됐다.
중국 역시 조약 체결 62주년인 지난해 베이징 연회 때만 해도 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의 펑칭화 상무위원회 부위원장을 보냈으나 올해는 허핑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외사위원회 주임으로 급을 낮췄다.
중국 외교부는 전날 허 주임과 리룡남 북한대사가 만났다며 "양측은 조약 정신에 따라 전략적 소통과 영역별 교류 ·협력을 계속 강화하고, 함께 중조 관계의 지속적·안정적 발전을 추진하자고 밝혔다"고 설명했다.
북한과 중국은 수교 75주년을 맞아 올해를 '조중 우호의 해'로 선포했지만, 양국 관계는 오히려 예전만 못한 분위기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과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북중 우호조약 체결 63주년인 전날 양국 관계를 다루는 기사를 예년과 달리 한 건도 싣지 않은 것이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북한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와 불법적인 군사 교류를 고리로 두 차례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등 밀착해왔고, 미국과의 관계를 고려해야 하는 중국은 여기에 거리를 둬 왔다.
북한 또한 이러한 중국의 태도에 불만을 갖고 있어 양국 관계에 이상 기류가 있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run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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