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이 도청한다”…‘서현동 흉기난동’ 최원종, 결심공판서 무죄 주장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2024. 7. 12.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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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역에서 흉기난동을 일으킨 최원종이 항소심 마지막 재판에서 "사상자 전부 스토킹 조직원이라고 생각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그는 "형벌을 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조현병, 심신미약이 아니라 14명의 피해자가 돼야 한다"며 "최원종에게 사형을 선고해달라. 그리고 희생자들을 기억해달라"며 오열했다.

검사 역시 "서현역 흉기난동 피해자 유족의 말씀을 토씨 하나 바꾸지 않고 그대로 검찰의 항소 이유로 하겠다"며 최원종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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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우리 참 열심히 살았는데 인생 허무…가정 풍비박산”
14명의 사상자를 낸 ‘서현역 흉기난동’ 사건의 피의자 최원종이 10일 오전 검찰로 송치되기 위해 경기도 성남시 수정경찰서에서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뉴스1
서현역에서 흉기난동을 일으킨 최원종이 항소심 마지막 재판에서 “사상자 전부 스토킹 조직원이라고 생각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유가족들은 이 자리에서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촉구했다.

수원고법 형사 2-1부(재판장 김민기)는 지난 10일 최원종의 살인·살인미수·살인예비 혐의에 대한 항소심 결심 공판을 열었다.

최원종은 이 자리에서 “스토킹 조직이 자신을 죽이려고 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후진술에서는 “국정원과 신천지에서 민간인을 상대로 도청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도 “피해자 유가족분들께 용서를 구하고 싶다”고 했다.

최원종 측 변호인은 범행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심신상실에 따른 ‘무죄’를 주장했다.

이날 공판에는 피해자 유족들 또한 직접 법정에 나와 의견을 진술했다.

최원종의 난동으로 숨진 이희남 씨의 남편 A 씨는 “저녁 식사를 하려고 집을 나서 맨날 다니던 동네 길을 걷던 중 차가 뒤에서 돌진했다. 제 손을 잡고 걷던 내 아내는 한순간에 피를 흘리며 쓰러졌고, 저만 살아남았다”고 말했다.

그는 “아내는 대학교 때 만난 첫사랑이다. 아내가 세상에 없어 말할 수 없을 만큼 힘들고 슬프다”며 “아내를 지켜주지 못해 한이 된다. 충격으로 귀가 잘 안 들린다. 우리 참 열심히 살았는데 인생이 허무하다. 행복한 우리 집은 한순간에 풍비박산이 났다”며 울분을 토했다.

그러면서 “무고한 사람들이 살해돼도 흉악 살인자는 살아있는 세상이 참 원망스럽다”며 “이런 계획 살인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사형을 선고해 엄중한 메시지를 전달해달라”고 호소했다.

당시 현장에서 사망한 김혜빈 씨의 모친 또한 “어제(7월 9일)가 혜빈이 스물한번째 생일이었다. 지난해 8월 3일 이후로 우리와 함께 살지 못했으니 혜빈이는 여전히 스무 살”이라며 “최원종은 두 명만 죽인 게 아니라 가족, 친구, 지인 모두의 마음과 영혼을 파괴한 것”이라고 분노했다.

그는 “형벌을 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조현병, 심신미약이 아니라 14명의 피해자가 돼야 한다”며 “최원종에게 사형을 선고해달라. 그리고 희생자들을 기억해달라”며 오열했다.

유족들이 오열하면서 담당 판사 또한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판사는 “잘 들었다. 재판부에서도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며 “어려운 걸음하셔서 재판부에 심경을 다시 이야기하기 힘드셨을 텐데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울먹였다.

검사 역시 “서현역 흉기난동 피해자 유족의 말씀을 토씨 하나 바꾸지 않고 그대로 검찰의 항소 이유로 하겠다”며 최원종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최원종은 지난해 8월 3일 성남시 분당구 AK플라자 분당점 부근에서 모친 승용차를 몰고 인도로 돌진해 5명을 충격한 뒤 백화점으로 들어가 흉기를 휘두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최원종의 범행으로 차에 치인 김 씨와 이 씨 등 2명은 병원에서 치료받다가 숨졌고 12명이 부상을 당했다.

1심 재판 당시 검찰은 최원종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최원종의 ‘심신미약’을 인정했지만 감형 사유로 삼지 않고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최원종에 대한 항소심 선고 기일은 오는 8월 20일이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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