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력 논란 바이든 “내가 시작한 일 내가 끝낸다”…기자회견서 정면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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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에 따른 인지력 논란으로 재선 도전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내가 시작한 일을 끝내겠다"며 다시 한 번 대선 완주 의지를 강력히 나타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현지 시각 11일 워싱턴DC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를 마친 뒤 59분 간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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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에 따른 인지력 논란으로 재선 도전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내가 시작한 일을 끝내겠다”며 다시 한 번 대선 완주 의지를 강력히 나타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현지 시각 11일 워싱턴DC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를 마친 뒤 59분 간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나토 정상회의 결과에 대한 기자회견이었지만 언론의 관심은 바이든 대통령의 건강 및 인지력 문제에 집중됐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다소 쉰 목소리에 가끔 기침을 하면서 말을 더듬고, 국가 이름 등을 힘겹게 기억해내는 등 TV토론에서 부각된 고령 리스크를 재차 노출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나 아니면 도널드 트럼프를 이길 사람이 없다’는 자기 확신이 명징해 보였고, 반백년 정치인생이 주는 노련미는 살아있었습니다.
TV토론 때와 달리, 경쟁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옆에 없고, 답변 시간 제한이 없는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의 페이스로 회견을 이끌어가는 차분함과 여유를 보였습니다.
입꼬리가 올라가는 특유의 ‘빅 스마일’(화통한 미소)을 자주 보였고, 논점이 ‘위태위태’해 보이는 와중에도 장황하게 발언을 이어가며 하고 싶은 말들을 끝까지 마쳤으며 마치 돌다리를 두드리며 건너듯 단어 하나하나, 발음 한음절 한음절 신중하게 구사했습니다.
이날 회견 전 우크라이나 지원 협약 행사에서 자기 옆에 서 있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푸틴 대통령”이라고 부른 데 대해 질문받았을 때 대응은 이날의 ‘백미’였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질문이 나오는 동안 파안대소하며 자신이 즉시 말실수를 정정했음을 소개한 뒤 이번 나토 정상회의가 어느 때보다 성공적이었다고 주장하며 ‘논점’을 자신의 인지력 문제에서 외교 성과로 바꾸려 시도했습니다.
또 신경과 전문의의 검사를 받을 의향이 없느냐는 질문에 딱 잘라서 없다고 해온 그간의 태도에서 벗어나 “의사들이 요구하면 받겠다”고 답한 대목에서도 노련미가 돋보였습니다.
백악관 주치의가 대통령직을 위협할 수 있는 검사를 받으라고 요구하기 어려운 상황을 감안할 때 실현 가능성이 크지 않으면서도 공세의 예봉을 누그러뜨릴 수 있는 ‘정치 9단’다운 답변이었습니다.
이날 회견은 미리 정해진 질문자를 바이든 대통령이 순서대로 직접 호명해서 질문을 받고 답하는 식으로 진행됐습니다.
당초 오후 5시 30분으로 예고됐던 회견은 1시간 연기된 18시30분으로 조정됐다가 결국 그보다도 1시간 가까이 늦춰진 오후 7시27분 시작됐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회견 막판 진행자가 “마지막 질문”이라고 했을 때 “두 명이 더 남아있다”며 정해진 질문자의 질문을 다 받았고, 종료 후 마이크가 꺼진 상황에서 추가 질문을 받기도 했습니다. 다분히 건강 논쟁을 불식하려는 의도가 엿보였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을 둘러싼 건강과 인지력 논쟁을 불식시키기엔 다소 부족했지만 TV토론 때의 ‘참사’는 일부 극복했다는 평가가 가능해 보입니다.
하지만 이날도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하는 민주당 소속 의원들의 목소리가 이어졌다는 점에서 고령리스크에 따른 후보 사퇴 논란은 당내에서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회견에서 자신의 성과를 강조하면서 한국을 3차례 거론한 점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한국 기업의 대미 반도체 생산 설비 투자 유치, 한일관계 개선,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 등 인도태평양 4개국(IP4)과의 새로운 협력틀 형성 등 한국과 관련한 자신의 외교·경제 치적을 눈에 띄게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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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귀수 기자 (seowoo10@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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