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핑크 제니까지…한국은행·네이버·유재석 사칭 광고

유재석 유튜브 프로그램 출연한 사진 캡처해 파이낸셜뉴스 사칭기사 작성
네이버 "방심위에 상표권·개인정보 침해로 신고"
지난달 민희진·이정재 사칭기사 신고했으나, 여전히 접속 가능

[미디어오늘 박서연 기자]

▲지난 3월1일 제니씨가 출연한 유튜브채널 뜬뜬 화면 갈무리.

네이버와 파이낸셜뉴스, 블랙핑크 제니, 유재석 등을 한꺼번에 사칭하면서 투자하도록 유도하는 광고 사이트가 등장했다. 네이버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접속차단'을 요청했다.

12일 페이스북에 <한국은행이 김제니를 상대로 그가 라이브 방송에서 한 발언에 대해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제목의 광고가 떴다. 링크를 클릭하면 파이낸셜뉴스 네이버 페이지가 뜬다. 기사에는 가수 제니씨가 '뜬뜬 (DdeunDdeun)' 유튜브채널에 출연해 유재석씨와 대화를 나누는 사진이 첨부됐다. 기사 내용에는 제니씨가 투자한 방법이 나와 있고, 제니씨가 투자한 사이트 링크가 인터뷰 내에 첨부됐다.

▲파이낸셜뉴스 네이버페이지를 사칭해 작성한 투자 유도 기사.

그러나 이 기사는 파이낸셜뉴스에서 작성한 것도 아니고, 내용도 모두 거짓이다. 파이낸셜뉴스 네이버 페이지를 사칭해 만든 가짜 페이지다.

네이버 관계자는 11일 미디어오늘에 “방심위에 해당 사이트를 상표권 침해, 개인정보 침해 등을 근거로 신고 완료했고, 빠른 조치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심위는 불법정보 사이트 등을 접속차단 할 수 있는 통신심의 기능을 갖고 있다.

사칭 기사는 “생방송 도중 김제니 프로그램에서 실수로 자신의 비밀을 폭로하면서 스캔들이 터졌다. 많은 시청자들이 김제니 '우발적인' 발언에 주목했고 공중파에 메시지를 보내기 시작했다. 그러나 한국은행에서 전화를 걸어 프로그램을 즉각 중단해 달라는 요청으로 프로그램이 중단됐다”며 “다행히 당사는 JTBC 뉴스룸 감독을 설득해 이 방송의 녹화본을 달라고 설득할 수 있었다. 이 기사를 읽을 시간이 있었다면 텔레비전 방송에서와 마찬가지로 곧 삭제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달라”고 했다.

제니씨는 JTBC 뉴스룸에 출연하지 않았다. 지난 3월1일 제니씨는 유튜브채널 '뜬뜬'이 제작하는 '핑계고~!'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이 프로그램은 유재석씨가 진행하고, 이날 양세찬씨, 오나라씨, 차태현씨 등이 함께했다.

▲파이낸셜뉴스 네이버페이지를 사칭해 작성한 투자 유도 기사.

그러면서 사칭 기사는 “따라서 운 좋게 이 글을 읽으셨다면 김제니 직접 당사(파이낸셜뉴스)에 제공한 링크를 확인해달라”며 투자 유도 사이트 링크를 인터뷰 내용에 첨부했다.

사칭 기사 속에서 제니씨는 “부자가 되기 위해 일할 필요가 전혀 없다. 따라서 이 개념을 깨달으면 돈과 더 쉽게 연관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하자, 유재석씨는 “이미 부자가 되고 유명해지면 그런 말을 하기는 쉽다. 그러나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직장에서 매일 고통을 겪어야 하는 다른 모든 사람들은 어떻나요? 그거 아나요? 어쨌든 충분한 돈이란 없다”고 반박한다.

앞서 지난달에도 네이버는 방심위에 네이버와 파이낸셜뉴스, 이정재, 민희진, KBS, JTBC, 안나경 앵커, 박장범 등을 한꺼번에 사칭하면서 투자하도록 유도하는 광고 사이트를 '접속차단'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12일 현재 해당 사이트 접속이 가능하다.

▲파이낸셜뉴스 네이버페이지를 사칭해 작성한 투자 유도 기사.

지난 1월에도 네이버는 방심위에 네이버와 동아일보, 송중기, JTBC, 강지영 앵커 등을 한꺼번에 사칭하면서 투자하도록 유도하는 광고 사이트를 '접속차단'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JTBC는 지난 2월15일 “JTBC의 뉴스룸과 진행자 강지영 아나운서, 초대석 출연자의 이미지를 무단 활용해 허위 사실로 소비자를 현혹하는 광고가 적발됐다. 포털 사이트에 게재된 뉴스인 것처럼 보이는 이미지는 명백한 허위이자 조작”이라며 “법적 대응 방안을 강구 중”이라고 밝혔다.

페이스북 운영사 메타는 지난 4월 “정책을 위반하는 계정·페이지·광고를 정지·삭제하는 등 단속을 대폭 강화했다”고 밝혔지만, 민희진 대표와 이정재씨 등 사칭 기사가 다수 게재됐다.

사칭광고는 언론사 사이트에도 네트워크광고 방식으로 게재돼 논란이 되고 있다. 네트워크 광고는 광고주가 정해져 있지 않고 이용자에 따라 내용이 달라진다. 사칭광고 피해가 극심해지면서 방송인 황현희·송은이씨 등은 지난 3월 유명인 사칭 '온라인 피싱 범죄 해결을 위한 모임(유사모)'을 만들어 플랫폼에 문제 해결을 촉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