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 이매뉴얼 대표 "韓기업, 시장 적응하듯 해외사법제도 익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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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로펌인 퀸 이매뉴얼의 존 퀸 대표는 12일 "한국 기업들은 글로벌 시장에 잘 적응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시장에 적응하듯 해외 사법제도도 잘 익혀야 한다"고 말했다.
퀸 대표는 한국 기업들의 해외 진출이 본격화하면서 현지 소송에 휘말리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한국 기업들은 무엇보다 한국과 미국의 다른 법체계를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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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미국 로펌인 퀸 이매뉴얼의 존 퀸 대표는 12일 "한국 기업들은 글로벌 시장에 잘 적응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시장에 적응하듯 해외 사법제도도 잘 익혀야 한다"고 말했다.
퀸 대표는 12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37회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CEO 제주하계포럼'에 참석, '국제소송에서 이긴 한국 기업의 사례로 배우는 비즈니스 전략'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이같이 밝혔다.
퀸 이매뉴얼은 기업 간 소송과 국제중재 분야에서 명성이 높은 미국 로펌으로,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소송에서 삼성 측을 대리한 이력이 있다.
퀸 대표는 한국 기업들의 해외 진출이 본격화하면서 현지 소송에 휘말리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한국 기업들은 무엇보다 한국과 미국의 다른 법체계를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대륙법, 성문법, 판사 중심 재판 등의 특징을 갖고 있고, 증인에 대한 녹취를 잘 활용하지 않는다"며 "반면 미국은 한국에 비해 증거를 많이 이용하고, 특히 증인 녹취를 중요시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외에서의 소송은 큰 그림을 그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라며 "특히 주요한 사안이 무엇인지 초기에 파악해야 하므로 초기 투자 금액이 승리 여부에 영향 미치게 된다"고 덧붙였다.
다수 한국 기업의 해외 소송을 맡았다는 퀸 대표는 한국 기업의 경우 임직원들이 조직에 대한 충성도가 높고, 회사에 투자하는 시간이 많다고 전했다. 이는 해외 소송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다만 직장 상사에게 부정적 이야기를 하거나 재촉하는 것을 꺼리는 조직문화와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보고와 승인 절차는 해외 소송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퀸 대표는 "한국 기업은 증언 녹취가 중요한 미국에서 해서는 안 될 말을 하고, 또 이 증거를 삭제하는 실수를 한다"며 이는 판사나 배심원들의 부정적 인식을 야기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따로 이야기하자', '읽은 후 삭제 요망', '지운다' 등의 말을 사용하는 것은 특히 위험하다고 덧붙였다.
퀸 대표는 삼성과 애플 간 소송을 예로 들면서 "(삼성 내부에서) '갤럭시를 더 아이폰처럼 만들어라'라고 한 문서가 많았다"며 "이는 소송에서 악용될 빌미가 있으니 사전에 글로 문서를 작성할 때 어떤 문구를 사용할지 교육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viv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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