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논란 바이든, 대선 완주 선언...분위기 반전은 '글쎄'
회견 전부터 말실수. 본인 잘못 인정하면서도 건강상 문제 없다고 강조
"나는 트럼프 이길 최적 후보" 강조하며 대선 레이스 완주 선언
백악관 및 민주당에서는 긍정적 "이전 보다 나았지만 홈런 수준은 아냐"
[파이낸셜뉴스] 지난달 첫 대선 후보 TV 토론에서 말실수와 힘빠진 모습으로 인지력 저하 논란을 초래했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토론 이후 처음으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민주당 안팎에서 제기된 후보 사퇴 요구에 대해 11월 대선까지 물러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으며 자신이 아직 건재하다고 강조했다. 익명의 민주당 관계자는 이번 회견에 대해 "지난번 토론보다 나았지만 홈런 수준은 아니었다"고 평가했다.
바이든은 말실수 관련 질문이 나오자 크게 웃은 뒤 "나는 푸틴에 관해 대화하고 있었다"라며 "나는 푸틴이라고 말한 뒤 '아니다. 미안하다. 젤렌스키'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나토 회의와 관련해 자신이 미국의 위상을 해쳤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이 회의를 이끌면서 미국의 위상이 손상된 것을 봤냐?"라며 "더 성공적인 회의가 있었냐?"라고 반문했다. 바이든은 "이번 회의는 내가 참석했던 회의 중 가장 성공적이었고 나도 몰랐던 세계 지도자의 자질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영국의 키어 스타머 총리는 같은날 공개된 영국 BBC 방송 인터뷰에서 "바이든은 아주 건재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바이든은 이날 회견에서도 말실수를 이어갔다. 바이든은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이 대신 대선 후보로 나설 경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꺾을 수 있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바이든은 "그가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면 부통령으로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그는 답변하는 과정에서 해리스를 "트럼프 부통령"이라고 불렀다. 트럼프는 해당 발언 직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잘했어 조"라고 비꼬았다. 바이든은 이날 아시아 정치를 언급하다 북한을 '남한'이라고 부르다가 정정하기도 했다. 역대 최고령 미 대통령인 바이든(81세)은 자신의 건강에 대해 "양호하다"며 지난 2월에 3차례에 걸쳐 중요한 신경학적 검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신경학적 검사를 다시 받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 "나는 반대하지 않는다. 만약 내 의료진이 또 다른 신경학적 검사를 받으라고 한다면 나는 받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바이든은 지난달 TV 토론에 대해 "바보 같은 실수"라고 평가하고서 다음에는 토론 전에 너무 많은 일정을 소화하지 않도록 "속도를 조절하겠다"고 말했다. 바이든은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을 언급하고 "나는 3년 후에도 그를 상대할 준비가 돼 있다"며 "내가 상대하지 못할 세계 각국 지도자는 없다"고 말했다. 바이든은 푸틴에 대해서는 "그가 행동을 바꿀 준비가 돼 있지 않은 한 그와 대화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바이든은 "중국은 그들이 러시아에 정보와 역량을 제공하고, 북한과 다른 나라들과 협력해 러시아의 무장을 돕는다면 그 결과로 경제적 이익을 얻지 못할 것임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미 백악관과 민주당은 이번 회견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익명의 백악관 관계자는 CNN을 통해 바이든이 회견에서 "국내외 문제에 확고한 지도력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이번 회견이 "지난번 토론보다 낫지만 홈런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민주당 하원의원은 이번 회견이 "너무 소소하고 너무 늦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의 스티브 코언 하원의원(테네시주)은 회견 직후 CNN을 통해 바이든에 반대하는 동료 의원들에게 "환상을 버리고 바이든을 지지해야한다"고 호소했다. 그는 "모든 불화는 우리가 세상에서 가장 원하지 않는 사람인 트럼프를 돕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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