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했던 3연속 3구 삼진 이어 악몽의 끝내기 패전 엔딩··· 그러나 김택연은 의연했다 “슬라이더 더 낮았어야”
두산 김택연(19)은 지난 10일 잊지 못할 하루를 보냈다. 시작은 완벽했지만 끝이 허무했다. 수원 KT전 6-6 동점이던 9회말 마운드에 올라 공 3개로 세 타자를 모두 3구 삼진 처리하며, 최소 투구 수 한 이닝 3탈삼진 기록을 세웠다. 이른바 ‘무결점 이닝’. KBO 42년 역사상 9번째 대기록, 신인 투수로는 역대 최초 기록이었다.
10회말에도 김택연은 두 타자를 거푸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첫 타자 김상수를 6구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후속 박민석은 다시 3구 삼진으로 잡아냈다. 5타자 연속 삼진, 그중 4명이 3구 삼진. 말 그대로 언터처블(untouchable)한 공이었다.
그러나 완벽하던 김택연이 2사 후부터 흔들리기 시작했다. 홍현빈을 볼넷으로 내보낸 게 화근이 됐다. 멜 로하스 주니어에게 안타를 맞아 1·3루 위기에 몰렸고, 강백호와 6구 승부 끝에 결국 끝내기 안타를 맞았다. 다소 높았던 슬라이더가 수원 중간담장을 직접 때리는 타구로 연결됐다. 무결점 이닝을 작성하고 패전 투수가 된 첫 사례였다.
김택연을 나무라는 선수는 당연히 아무도 없었다. 모두가 “잘했다”고 격려했다. 끝내기 안타를 친 강백호도, 적장 이강철 KT 감독도 대단한 피칭이었다고 칭찬했다.
11일 취재진과 만난 이승엽 두산 감독은 “아무리 좋은 마무리 투수라도 멀티 이닝은 부담이 될 거다. 구위는 대단했다. 10회말 김상수를 하이 패스트볼로 삼진을 잡았는데, 타자도 헛스윙을 하면서 ‘아차’하는 표정이었다. 그만큼 구위가 좋다는 뜻”이라고 칭찬했다.
패전 후 고개를 떨궜던 김택연도 하루 만에 의연한 표정을 되찾았다. 11일 경기 후 만난 김택연은 “9회말 세 번째 삼진을 잡고 3연속 3구 삼진이라는 걸 알았다. 그래도 져서 아쉬웠다”고 말했다. 잊기 어려운 하루가 됐지만, 그 역시 좋은 경험이 될 거라고 김택연은 말했다.
사령탑은 멀티 이닝을 맡겨 미안하다고 했다. 그러나 김택연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김택연은 “10회말 마지막 직구가 제일 빨랐다. 멀티 이닝도 전혀 부담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김택연이 10일 강백호를 상대로 던진 5구째 직구는 시속 152㎞를 찍었다. 9회말 이날 처음 던진 공과 함께 가장 구속이 빨랐다.
이날 김택연은 공 34개를 던졌다. 직구 21개, 슬라이더 10개를 던졌고 스플리터도 섞었다. 여전히 직구 구사율이 80%에 가깝지만 조금씩 세컨드 피치 비중을 늘리고 있다. 김택연은 “변화구를 던질 수 있는데 굳이 직구만 던질 이유는 없지 않으냐”고 했다.
그래도 강백호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은 마지막 슬라이더 선택이 아쉽지는 않았을까. 이번에도 고개를 저었다. 김택연은 “볼 배합이 문제라면 애초에 그렇게 삼진을 많이 잡지도 못했을 것”이라며 “제가 슬라이더를 조금만 더 낮게 던졌으면 좋았을 것 같다. 그게 아쉽다”고 말했다.
수원 |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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