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의 자살률 증가가 여성 탓?"…한국 정치인 발언 꼬집은 외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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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의원이 남성의 자살 시도 증가가 여성의 사회 참여 증가 때문이라고 주장해 논란을 빚은 가운데, 외신이 "한국은 성평등이 최악인 국가"라고 꼬집었다.
10일(현지시간) 영국 BBC는 '남성의 자살률 증가를 여성 탓으로 돌리는 한국 정치인들'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김기덕 시의원의 발언과 함께 한국의 열악한 성평등 현실을 조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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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의원이 남성의 자살 시도 증가가 여성의 사회 참여 증가 때문이라고 주장해 논란을 빚은 가운데, 외신이 "한국은 성평등이 최악인 국가"라고 꼬집었다.
10일(현지시간) 영국 BBC는 '남성의 자살률 증가를 여성 탓으로 돌리는 한국 정치인들'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김기덕 시의원의 발언과 함께 한국의 열악한 성평등 현실을 조명했다.
김기덕 서울시의원은 "지난 몇 년 동안 여성의 노동 참여율이 높아지면서 남성들이 일자리를 구하고 결혼을 원하는 여성을 찾기가 더 어려워졌다"며 "이 나라가 최근 여성 지배 사회로 변하기 시작했다. 이것이 남성 자살률 증가에 부분적으로 책임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6년간 한강 교량별 자살 시도 및 투신 현황과 성별 자살 시도자 수를 분석해보면 전체 자살 시도자 4096명 중 남성이 2487명(61.1%), 여성 1079명(26.5%), 성별 미상 503명 등이다. 남성 자살 시도자가 여성의 2배를 넘는 것. 김 의원은 남성 자살률이 여성보다 2배 높은 원인을 여성에게서 찾았다.
이에 BBC는 "한국은 세계 부유한 국가 중 자살률이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이지만 성평등은 가장 낮은 최악의 기록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남성의 자살률이 여성보다 높은 것은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실제 전 세계적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더 많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을 포함한 많은 나라에서 50세 미만 남성의 가장 큰 사망 원인은 자살이다.
또 남성의 자살률이 여성의 사회적 참여의 증가 때문이라고 하기엔 노동 시장에서 남녀의 격차가 여전히 크다.
BBC는 "한국에서는 정규직 남성과 여성의 수의 격차가 크며, 여성은 임시직이나 시간제 일자리에서 불균형적으로 일하고 있다. 성별 임금 격차는 서서히 좁혀지고 있으나 여전히 여성이 남성보다 평균 29% 적은 임금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몇 년 동안 젊은 남성들이 이끄는 반(反)페미니즘 운동이 급증했는데 이들은 여성들의 삶을 개선하려는 시도가 자신들에게 불이익을 줬다고 주장한다"라고 덧붙였다.
최근 한국에서 낮은 출생률 등 인구 위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온 방안들에 관해서도 지적했다. 사례로 김용호 국민의힘 서울시의원이 출생률을 높이기 위해 여성들에게 괄약근을 조이는 케겔 운동과 체조 동작을 조합한 '국민 댄조 운동' 행사를 추진한 것을 꼽았다. 국책연구소가 1년 먼저 여자아이들을 초등학교에 입학 시켜 향후 적령기에 남녀가 서로 매력을 느낄 수 있게 하자고 주장한 '여학생 조기 입학'에 관한 사례도 들었다.
김유리 한국여성노동조합 이사는 "이러한 발언은 한국에 여성혐오가 얼마나 만연해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정치인들과 정책 입안자들이 여성들이 직면한 어려움을 이해하려고 노력조차 하지 않고 오히려 이들을 희생자로 삼는 것을 선호한다"고 강조했다.
이소은 기자 luckyss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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