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문화재 당국, 노트르담 대성당 현대식 스테인드글라스 설치에 제동

서필웅 2024. 7. 12.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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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대화재 이후 한창 복원 중인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내의 스테인드글라스를 현대적 작품으로 대체하려는 프랑스 정부의 계획에 대해 문화재 당국이 제동을 걸었다.

11일(현지시간) 프랑스 르피가로에 따르면 프랑스 국가 유산 및 건축위원회는 노트르담 대성당 내에 현대식 스테인드글라스를 설치하는 계획에 대해 만장일치로 반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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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대화재 이후 한창 복원 중인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내의 스테인드글라스를 현대적 작품으로 대체하려는 프랑스 정부의 계획에 대해 문화재 당국이 제동을 걸었다. 11일(현지시간) 프랑스 르피가로에 따르면 프랑스 국가 유산 및 건축위원회는 노트르담 대성당 내에 현대식 스테인드글라스를 설치하는 계획에 대해 만장일치로 반대했다. 위원회는 기념물 및 유적지 보존과 복원에 관한 베니스 헌장에 근거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복원이 진행 중인 노트르담 대성당. AP연합뉴스
정식명칭이 ‘기념물과 사적지의 보존, 복원을 위한 국제헌장’인 베니스헌장은 1964년 베니스에서 개최된 ‘제2차 국제 역사적 기념건조물 건축가 및 전문가 총회’에서 채택된 후 이듬해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에 의해 정식발효돼 이후 역사적 건축물 등의 복원의 기준이 돼 왔다. ‘재건축을 배제하며 문화재의 보존을 위해 미래에 대한 추측을 삼가해야 한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건축물이 가진 역사적 층위를 인정하고 현대적인 요소로 바꾸기 위해 유물을 훼손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위원회의 의견은 권고 사항에 불과하지만 프랑스 정부로선 위원회의 반대 의견을 무시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피가로는 전했다. 
착공 시점 기준 860년 역사의 노트르담 대성당은 2019년 4월15일 보수공사 도중 불이 나 높이 96m의 첨탑이 무너지고 목조 지붕이 대부분 소실된 바 있다. 지난해 12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성당 복원 공사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본당 남측 예배당 7곳 중 6곳에 21세기의 흔적을 남기기 위해 기존에 남아있던 19세기 스테인드글라스를 설치하지 않고 현대식 작품으로 교체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바 있다. 아울러 기존의 스테인드글라스는 향후 건설될 대성당 역사박물관에 전시하겠다고 밝혔다. 가톨릭교회 파리 대교구장인 로랑 울리히 대주교가 낸 아이디어를 마크롱 대통령이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트드담 대성당에 설치된 기존 스테인드글라스. 세계일보 자료사진
발표 직후 프랑스 내부에서 계획에 대한 비판이 쇄도했다. 기존 스테인드글라스는 19세기 대표적인 건축가이자 중세 건축물 복원가인 외젠 비올레 르뒤크가 1859년 대성당 보수공사 당시 디자인한 것으로 대화재 당시 화마에도 버텨내 프랑스 국민들이 더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는 역사유물이다. 계획이 나온 뒤 20여일만에 12만명이 넘는 프랑스 국민들이 원래의 스테인드글라스를 유지해 달라는 청원서에 서명했고, 국민뿐 아니라 비평가들도 “문화유산에 대한 존중이 부족하다”고 일제히 비판에 나섰다. 심지어 이 같은 방안이 문화유산을 파괴하는 ‘반달리즘’이라는 비판까지 나왔다. 결국, 커지는 비판 속에서도 새 스테인드글라스 설치 계획은 12월 성당 재공개를 불과 반년 앞두고 제동이 걸리게 됐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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