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출마강행' 재확인…'트럼프 부통령' 등 말실수도
당 안팎으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내가 대선에 출마하기에 가장 적합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며 중도 하차의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나토 정상회의를 마무리하는 기자회견에서 "난 트럼프를 한번 이겼고, 다시 이길 것"이라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여론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경쟁력이 더 있다'는 결과가 나온 것과 관련한 질문에 바이든 대통령은 "다른 사람들이 가을에 트럼프를 이길 수 있다"면서도 "처음부터 시작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이는 처음으로 '후보 교체 여론'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이다. 하지만 지금 후보를 교체하는 것은 당사자 뿐만 아니라 당내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읽힌다.
이날 기자회견은 중요한 국제회의(나토 정상회의)를 마치면서 마련된 것으로 '인지력 저하' 논란에 휩싸인 바이든 대통령이 거취 문제 등 기자들의 민감한 질문에 즉흥적인 대답을 할 수 있는 지 여부를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모아졌다.
바이든 대통령의 마지막 단독 기자 회견은 지난해 11월 중국 시진핑 주석과의 정상회담 때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재임 기간동안 14번의 단독 기자회견을 했고, 이는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이후 가장 적은 횟수이다.
1시간 동안 진행된 이번 기자회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기자들의 날선 질문에 때로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외교 정책 등에 대해서는 자신감 있는 설명을 함으로써 대체로 무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과의 경제적·정치적 경쟁에 대한 질문에 대해 길고 자세한 답변을 했고, 막 폐막된 나토 정상회의의 주요 의제들을 늘어놓으며 '외교적 리더십'이 건재함을 부각시켰다.
대선 경쟁 상대인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하는데도 답변 시간을 아끼지 않았고,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감소하고 있다"며 '경제 문제'에 대한 업적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지지부진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 협정도 "조만간 합의에 이를 것"이라는 낙관론을 폈다.
'인지력 저하' 논란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매일 내가 내리는 결정을 통해 나의 신경학적 능력에 대한 테스트를 받고 있다"면서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면, 검사를 받겠다"고 말했다.
지난 5일 있었던 ABC방송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신경 검사'와 관련해 거부의 뜻을 표한 바 있다.
8개월 만에 단독 기자회견에 나선 바이든 대통령은 몇가지 말실수를 하기도 했다.
당내에서 후보 교체 대상으로 거론되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리더십에 관한 질문을 받은 바이든 대통령은 "그녀가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면 부통령으로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 과정에서 해리스 부통령을 '트럼프 부통령'으로 잘못 얘기했다.
또한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공급 문제에 대해 "나의 최고 사령관과 상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이 최고 사령관이기 때문에 바이든 대통령의 최고 사령관은 존재하지 않는다.
기자회견에 앞서 나토 정상회의 마지막 날 행사인 '우크라이나 지원 협약식'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을 '푸틴 대통령'이라고 잘못 말했다가 곧바로 정정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내가 푸틴을 물리치는데 집중하다보니 이렇게 됐다"고 농담을 던졌으나, 당사자인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은 순간 당황한 표정이 역력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처럼 '출마 강행'의 뜻을 굽히지 않고, 당내외 인사들을 향한 설득작업에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후보 사퇴' 여론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전날에는 바이든 대통령의 우군을 자처했던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이 "대통령이 결단해야한다"며 우회적으로 압박을 가한데 이어, 바이든 대통령의 모금 행사를 주도했던 영화배우 조지 클루니도 언론 기고문을 통해 '바이든 하차'를 촉구했다.
이런 상황에서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조 바이든으로는 11월 대선에서 이길 수 없다"는 불안감이 바이든 캠프와 일부 측근에게까지 퍼지고 있는 분위기라고 보도했다.
이에 백악관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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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CBS노컷뉴스 최철 특파원 steelchoi@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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