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소재 '리튬' 국내서 발견됐지만… 정작 광업권은 호주 기업에

호주 배터리 기업 자회사 한국금속자원, 국내 리튬 유망광상 12곳 광업권 보유

호주 배터리 기업 자회사가 국내 리튬 유망광상 12곳의 광업권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1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국내 리튬 유망 광상 탐사 결과 발표회에서 발언하는 이평구 한국지질자원연구원장. /사진=뉴스1

국내에서 발견된 리튬 유망 광상 12곳의 광업권이 호주 배터리 기업의 자회사에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2일 머니투데이에 따르면 전날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2020년부터 12개 국내 리튬 유망 광상을 조사한 결과 울진과 단양에 위치한 암석형 광상의 리튬 부존 가능성 높다고 발표했다. 광상은 리튬 등 유용광물이 집중된 채굴 대상 지역을 말한다.

울진, 단양 광상을 포함한 전국 12개 유망 광상에 대한 광업권은 대전 유성구에 위치한 한국금속자원이 보유하고 있다. 광업권은 광산을 탐사하고 채굴할 수 있는 권리다.

한국금속자원은 사실상 호주 배터리 기업 아이언드라이브의 한국 법인이다. 아이언드라이브의 공식 계정에는 "한국의 리튬·희토류·금속을 탐사하는 기업"이라는 소개글이 있다. 한국금속자원의 홈페이지는 아이언드라이브의 공식 홈페이지로 이어진다.

아이언드라이브는 지난해 5월 호주 광산기업 서던골드에 인수됐다. 같은 해 11월에는 한국 리튬 개발을 목적으로 미국 코볼드메탈스와 약 700만달러(약 96억원)의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코볼드메탈스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기술 고문과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의장이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 미국 광물 탐사기업이다.

한국에서는 산업통상자원부 광업등록사무소가 광업권을 관리한다. 광업권은 광업법에 따라 20년 이상 존속할 수 없으나 생산 실적에 따라 연장 신청이 가능하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한국금속자원 측에서 리튬 자원량 정보 등을 공유해달라고 제안해 내부 논의 중"이라며 "울진과 단양 광상은 이미 민간기업에서 광업권을 획득해 연구원 차원의 개발은 어렵다"고 밝혔다.

최문혁 기자 moonhk@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