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인종차별' 벤탄쿠르, 분노 폭발…관중석으로 물병 투척 소동
[스포티비뉴스=이민재 기자] 로드리고 벤탄쿠르(토트넘)가 또 사고를 쳤다. 관중석으로 물병을 투척했다.
우루과이는 1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뱅크오브아메리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코파 아메리카 준결승에서 콜롬비아에 0-1로 패배했다.
코파 아메리카에서 통산 15차례 우승한 우루과이는 13년 만의 우승 및 역대 최다 우승 신기록 달성 기회를 날렸다.
우루과이는 콜롬비아전 패배의 아쉬움이 남은 뱅크오브아메리카 스타디움에서 14일 캐나다와 3-4위전을 펼친다.
경기가 끝난 뒤 문제가 생겼다. 우루과이와 콜롬비아 팬들이 난투를 벌였다. 이때 다르윈 누녜스를 비롯해 호세 히메네스, 로날드 아라우호 등 우루과이 선수들도 상황이 벌어진 관중석으로 뛰어들었다.
SNS상에서 난투극 영상이 화제가 됐다. 여기서 벤탄쿠르가 관중석을 향해 물병 두 개를 던지는 영상이 퍼지기 시작했다. 벤탄쿠르가 던진 병 중 하나는 군중 속으로 뛰어든 우루과이 스태프를 맞힌 것으로 알려졌다. 기자연맹은 "충돌에 연루된 선수들이 처벌을 받을 수 있고 (출전이) 금지될 수 있다"고 전했다.
벤탄쿠르는 대회 전 한 차례 문제를 일으킨 바 있다. 코파 아메리카를 앞두고 벤탄쿠르는 우루과이 방송 프로그램인 '포를라 가미세타'에 출연해 진행자로부터 '손흥민의 유니폼을 구해달라'는 요청을 받자 "손흥민 사촌 유니폼을 가져다줘도 모를 것이다. 손흥민이나 그의 사촌이나 똑같이 생겼다"라고 말했다. '동양인은 모두 똑같이 생겼다'라는 인식의 인종차별적인 발언이었다.
벤탄쿠르의 발언은 곧바로 팬들의 큰 비난을 불러일으켰다. 벤탄쿠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손흥민에게 사과의 글을 남겼다.
그는 "쏘니! 지금 일어난 일에 대해 사과할게. 내가 한 말은 나쁜 농담이었어. 내가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지? 절대 무시하거나 상처를 주려고 한 말이 아니었어"라고 말했다.
하지만 벤탄쿠르의 발언은 그동안 경기장에서 관중들의 인종차별 행위를 여러 차례 겪은 손흥민의 아픔을 고려하지 못한 나쁜 행동이었다.
영국 매체 '미러'는 "손흥민은 최근에도 크리스탈 팰리스 팬으로부터 인종차별 행위를 당했었다"라며 "손흥민에게 인종차별 행위(눈찢기)를 펼친 44세 남성은 3년간 축구장 출입 금지와 벌금형, 6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벤탄쿠르의 대처가 아쉬웠다는 평가가 받았다. 벤탄쿠르는 진지한 사과 대신 농담이었다는 말투로 사과했다. 이 사과문은 24시간 뒤에 자동으로 사라지는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라왔다. 이후 24시간이 지나자 사과문은 찾아볼 수 없었다. 축구 팬들이 벤탄쿠르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한 이유다.
그러다 보니 인권 단체까지 들고 일어났다. 축구계 인종차별 반대 운동 단체인 '킥잇아웃'은 "벤탄쿠르가 토트넘 동료인 손흥민에 대해 언급한 내용과 관련해 상당수의 제보를 받았다"면서 "이 제보들은 구단과 관련 당국에 전달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벤탄쿠르가 차별적 행동을 인정했다는 걸 우리는 알고 있지만, 이것은 동아시아와 더 넓은 지역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는 광범위한 이슈를 강조한다"면서 "우리는 다가오는 시즌에도 이런 주제에 대해 계속 다루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논란 속에 손흥민이 나섰다. 그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벤탄쿠르와 대화를 나눴다"며 "벤탄쿠르는 실수했다. 자신의 실수를 인지한 벤탄쿠르가 내게 사과했다"는 내용의 게시글을 올렸다.
이어 "벤탄쿠르가 공격적인 의도로 그렇게 말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우리는 여전히 형제고, 바뀐 건 아무것도 없다"고 덧붙였다.
손흥민은 "우리는 다가올 프리 시즌에 다시 모여 '원 팀'으로 싸워 나갈 것"이라고 직접 논란을 잠재웠다.
토트넘 구단 역시 공식 SNS를 통해 벤탄쿠르를 비롯한 선수단 전체를 대상으로 차별 방지 교육을 하겠다고 밝혔다. 구단은 "이 문제를 잘 해결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모든 선수를 대상으로 다양성, 평등, 포용에 관한 교육을 실시하겠다"고 했다.
이어 "주장 손흥민이 논란을 뒤로 하고, 다가오는 새 시즌에 집중할 수 있도록 전적으로 지지하겠다"며 "글로벌 팬과 선수단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우리 구단과 사회에는 어떤 종류의 차별도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흥민이 사과를 받아들이면서 벤탄쿠르 역시 2차 사과문을 통해 자신의 진심을 표현했다. 벤탄쿠르는 "손흥민과 대화했다. 우리의 깊은 우정을 고려해 손흥민은 이 사건이 단지 안타까운 오해였다는 점을 이해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언론을 통해 나온 내 발언 때문에 상처를 받은 사람이 있다면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다"면서도 "난 다른 사람은 언급한 적이 없음을 알아줬으면 한다"라고 썼다.
그러면서 "다른 누구에게도 직·간접적인 불쾌감을 줄 의도는 아니었다"며 "모든 걸 내 친구(손흥민)와 함께 해결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도 진정성 문제가 제기됐다. 벤탄쿠르가 '다른 사람을 언급하지 않았다'는 말이 문제로 떠올랐다. 현지 팬들은 '벤탄쿠르가 한 말은 손흥민뿐만 아니라 한국 및 아시아인 전체를 모욕하는 말'이라며 벤탄쿠르의 이번 발언도 잘못됐다고 지적하고 있다. X에서 토트넘 팬들은 이를 꼬집으며 "벤탄쿠르는 계속해서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의견을 모았다.
벤탄쿠르 사과와는 별개로 잉글랜드 축구협회(FA)는 그의 징계 여부에 대해서 논의하고 있다. FA는 그라운드 안에서 이뤄진 인종차별적 행위뿐 아니라, 이번 사건처럼 경기 외 상황에서 시작된 인종차별 사건에도 징계를 해왔다.
이후 벤탄쿠르가 이번에는 물병 투척으로 징계 대상에 오르게 됐다. 한번 문제를 일으킨 벤탄쿠르가 또다시 논란의 중심이 되고 말았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티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나의 최애를 '천만 스타'로…스타덤, K컬처 소통 창구 '주목' - SPOTV NEWS
- [단독]"고척돔 가나요"…나영석 PD, 가을 팬미팅 개최 '백상 공약 지킨다'(종합) - SPOTV NEWS
- 정준영, 충격 목격담 "프랑스 바에서 女 꼬시고 한식당 오픈 예정" 일파만파 - SPOTV NEWS
- [포토S] 혜리, 시선 사로잡는 초미니 원피스 - SPOTV NEWS
- '기립근 장난 아니네' 임지연, 파격적인 뒤태 여신 - SPOTV NEWS
- 스태프에 연기 뿜은 제니, 고개 숙였다…"반성, 직접 연락해 사과"[종합] - SPOTV NEWS
- '15kg 감량' 솔비, 확 달라진 몸매..탄탄한 등라인 '깜짝' - SPOTV NEWS
- 이요원 "23살 전성기 결혼? 남편이 제일 싫어하는 말…'패스'라고"('백반기행') - SPOTV NEWS
- '음주운전 2번' 박중훈 "잘못한 게 있어 2년 자숙…후회·반성했다"('피디씨') - SPOTV NEWS
- 허웅, 눈물의 해명 "두번째 임신, 친자 아니라는 의심…그래도 책임지려 했다"('카라큘라') - SPO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