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출', 익숙한 재난물 속 빛난 故 이선균의 열연[TF씨네리뷰]
또 다른 볼거리는 거대한 스케일…12일 개봉
12일 스크린에 걸리는 영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감독 김태곤, 이하 '탈출')는 지난해 세상을 떠난 고(故) 이선균의 유작 중 하나로 개봉 전부터 많은 관심을 모았다. 작품은 짙은 안개 속 연쇄 추돌 사고가 일어나고 붕괴 위기의 공항대교에 풀려난 통제 불능의 군사용 실험견들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극한의 사투를 벌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엎친 데 덮친 격 군사용 실험견들이 케이지에서 탈출하고 제어 시스템에도 오류가 발생하고 만다. 이후 실험견들은 생존자들을 공격하기 시작하고 순식간에 사람들이 죽어 나간다. 그렇게 붕괴되고 있는 공항대교 위 생존자들은 5팀밖에 남지 않는다.
이 같은 상황을 국가안보실장에게 가장 먼저 알리고 사고 현장에서 리더십을 발휘하는 정원과 그의 딸 수안부터 양 박사와 사고를 수습하기 위해 현장을 찾은 렉카 기사 조박(주지훈 분) 그리고 프로 골퍼 유라(박주현 분)와 그의 언니이자 매니저 미란(박희본 분), 치매 걸린 아내 순옥(예수정 분)과 옆에서 열심히 보살피는 남편 병학(문성근 분)까지. 과연 이들은 무너지는 공항대교 위에서 군사용 실험견들을 피해 무사히 '탈출'할 수 있을까.
하지만 그동안 재난물을 봐왔던 관객들이라면 이번에도 충분히 예상 가능한 흐름을 만나볼 듯하다. 작품은 예상치 못한 사고가 발생하고 그 안에 생존자들이 고군분투하며 '탈출'하는 전개로 흘러가는데 이를 따라가다 보면 만능키를 갖고 다니는 조박과 골프선수 유라가 어느 상황에서 쓰일지 훤히 그려진다. 끝도 없이 벌어지는 재난 상황을 헤쳐 나가는 이들을 보면서 '이러려고 이런 설정을 넣었겠지'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어 아쉬움을 남긴다.
뻔한 전개를 이끄는 캐릭터들도 매력적으로 그려지지 못한다. 정원은 사고 현장의 사람들보다 차기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국가안보실장 현백(김태우 분)의 선거 판세를 우선으로 고려하며 비호감을 쌓고 다른 캐릭터들의 서사는 빈약하다 보니 생존자들의 '탈출' 과정에 곧바로 몰입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배우들의 열연 덕분에 이러한 빈틈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특히 이선균은 국가안보실장을 위해 무슨 일이든 다 하다가 재난 상황을 맞닥뜨리고 자신과 딸의 목숨이 위태로운 순간에 처하면서 부성애를 드러내는 인물의 변화를 섬세하고 세밀하게 그려낸다. 딸을 지키기 위해 공항대교 위에서 고군분투하는 정원, 이를 연기한 이선균의 미소 짓는 얼굴이 스크린을 가득 채울 때 작품 밖의 현실이 떠오르면서 많은 생각을 들게 한다.
또한 1300평의 세트장에 300대 이상의 차량을 동원해 촬영한 재난 장면을 비롯해 VFX(시각특수효과)로 디테일하게 디자인된 11마리의 실험견들 등으로 거대한 스케일을 완성하며 관객들에게 시각적 즐거움을 선사하는 것도 '탈출'의 매력 포인트다. 15세 이상 관람가이며 러닝 타임은 96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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