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하원, MS '중동 AI 투자'에 국가안보 조사 촉구

김세민 2024. 7. 12.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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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42와 中 관계 평가 요청"
보안 협정에도 美 불신 지속 전망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주요 하원 의원들이 백악관에 마이크로소프트(MS)가 지난 4월 아랍에미리트(UAE)의 국영 인공지능(AI) 기업 G42에 15억달러(약 2조580억원)를 투자하기로 한 결정에 대한 국가 안보 차원의 조사를 요청했다. G42는 미국 정부와 중국산 장비 사용을 중단을 약속하는 보안 협정도 맺었지만, 미국 고위 관료들은 여전히 기술 유출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美 공화당 의원 "명확한 규제 없이 미국산 기술 이전 우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1일(현지시간) 마이클 맥콜 하원 외교위원회 공화당 위원장, 존 물레나 하원 중국위원회 위원장이 전날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게 MS 투자에 대한 조사를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서한에서 이들은 MS의 투자를 "미국 기술 회사가 중동에서 벌인 수십년 만의 가장 중요한 투자"라며 국가정보위원회(NIC)가 G42와 중국 간의 모든 관계에 대해 평가할 것을 촉구했다.

두 의원은 해당 협약이 "의회와의 협의나 명확한 규제 없이 매우 민감한 미국산 기술의 전례 없는 이전을 포함하고 있다"며 "파트너십을 신속하게 발전시키려는 시도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반도체 칩과 AI 수출에 대한 공식적인 규제가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동 지역 국가에 대한 AI 가속기 수출 허가를 검토하기에 앞서서 이번 투자도 국가 안보 위험에 대한 공식적인 정보기관의 평가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의원들은 지난 5월 셰이크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났다고 지적했다. 무함마드 대통령은 중국·아랍국가 협력 포럼 제10차 장관급 회의 개막식 참석차 중국 베이징에 방문해 시 주석과 대화했다. 중국 관영 신화 통신은 양국이 정보 통신 및 AI 등에서 협력 강화를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MS는 지난 4월에 G42에 15억달러를 투자해 기존 협력 관계를 발전시키며 지분투자 협약을 맺었다. 협약에 따라 브래드 스미스 MS 부회장 겸 사장이 G42 이사회에 합류하기로 했다. G42는 MS의 애저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AI 서비스를 실행하고 MS의 클라우드 제품 판매권을 일부 갖는다.

G42의 화웨이 퇴출 선언에도블룸버그, "美 국방부 회의적"

G42는 MS로부터 투자를 유치하기에 앞서 중국과 공개적으로 거리를 뒀다. 1년간 미국 정부와 협상한 끝에 보안 협정에 동의하기도 했다. 이 협정에는 G42가 중국 제조업체 화웨이의 장비를 시스템에 사용하지 않겠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당시 샤오펑 G42 최고경영자(CEO)는 중국과의 관계를 끊는 대가로 투자가 진행됐는지 묻자 "MS와의 협력을 통해 글로벌 역량을 키우기로 한 결정에 집중하겠다"며 "하지 않기로 한 것에는 덜 집중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 2월에는 G42 산하의 기술투자부서인 42X펀드는 중국 기업의 모든 지분을 매각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 정부의 불신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블룸버그는 "일부 국방부 관리들은 G42가 중국에서 완전히 분리된다는 데에 회의적이다"라고 말했다. 미국 측은 G42가 중국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주장하며 MS의 투자 결정에 대해 꾸준히 우려를 제기해왔다. 미 중앙정보국(CIA)은 지난해 11월에 G42가 중국 기업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며 정보 유출 가능성을 우려하는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작성했다. 샤오 CEO가 미국 국적을 포기하고, UAE 시민권을 얻은 중국계 인물인 점도 미국 정부가 경계하는 이유다. UAE가 AI 기술 개발에 나서면서 그간 중국 정부 및 기업과 협력하고, 양국 간 무역량이 늘었다는 점도 미국 정부의 우려를 키웠다.

알 오타이바 주미 UAE대사는 "UAE는 미국과 협력해 양국 간 중요 기술의 보안과 통제를 강화하는 데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며 "미 행정부, 의회와 긴밀히 협력했다"고 FT에 밝혔다. 데이비드 커디 MS 대변인은 "우리는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무부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으며, 미국의 국가 안보는 계속해서 주요 우선순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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