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지훈 “‘탈출’ 흥행 간절하지만...내 몫 최선 다할 뿐”[인터뷰]

한현정 스타투데이 기자(kiki2022@mk.co.kr) 2024. 7. 12.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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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탈출’로 여름 극장가를 찾은 주지훈. 사진 I CJ ENM
배우 주지훈(42)이 역대급 망가짐을 불사한 미친 존재감을 뽐냈다. 영화 ‘탈출:프로젝트 사일런스’(감독 김태곤, 이하 ‘탈출’)를 통해서다.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인터뷰한 주지훈은 “즐거운 기억이 많다”며 운을 뗀 뒤 “자꾸 주변에서 ‘망가짐’을 이야기하는데 아무런 부담 없이 팝콘 무비로 생각하고 참여했다. 온 몸을 던져 임했고,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소중한 작품으로 남았다”며 미소 지었다.

주지훈은 거듭된 전작들의 부진에 대해 “분노한다고 바뀌는 건 없다. 받아들여야지 어쩌겠나”라며 솔직한 반응을 보이는 한편, “어릴 때는 뭐가 잘 되면 어깨도 올라가고 안 되면 내려갔다. 점점 작업 수가 많아지고 보이는 게 많아지면서 일희일비하지 않게 됐고, 무엇보다 혼자 만드는 게 아니란 생각에 그저 고마운 마음이 더 커진다. 내 몫에 최선을 다할 뿐”이라며 깊은 내공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많은 관객분들이 봐줬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탈출’은 붕괴 위기의 공항대교에서 생존자 전원이 타겟이 된 사상 최악의 연쇄 재난을 담은 스릴러. 기상 악화로 한치 앞도 구분할 수 없는 공항대교에 연쇄 추돌 사고와 폭발로 붕괴 위기에 놓인 다리 위에 사람들이 고립된다. 이 때 극비리에 이송 중이던 ‘프로젝트 사일런스’의 군사용 실험견들이 풀려나고 모든 생존자가 그들의 타겟이 되어 무차별 공격당하는 통제불능의 상황이 벌어진다. 공항으로 향하던 안보실 행정관(故이선균 분)부터 사고를 수습하려고 현장을 찾은 렉카 기사(주지훈), 실험견들을 극비리에 이송 중이던 ‘프로젝트 사일런스’의 책임연구원(김희원)까지 살아남기 위한 극한의 사투를 벌인다.

영화 ‘탈출’로 스크린 복귀한 주지훈. 사진 I CJ ENM
특히 주지훈은 위스키로 화염을 뿜어내는 ‘불쇼’ 장면은 CG 없이 직접 소화했다. 당시 차력사가 현장에 함께했으나, 주지훈이 직접 나서서 해보겠다고했고, 차력사가 만든 불보다 더 큰 불이 만들어졌다는 후문이다.

주지훈은 “차력사 분이 우선 맹물로 어떻게 압력을 넣어야 한다고 알려주셔서 배웠다. 나중에 불을 뿜었는데 그분이 ‘우와’ 하는 게 찍혔다”며 “초짜니까 내가 생각보다 긴장을 했나보다. 그래서 압력을 너무 세게 불었나 보다. 위스키가 침샘으로 타고 들어가서 염증이 생겨서 한 일주일 고생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제작팀에서 불은 CG로 할 수 있고 위험하니까 하지 말라고 했다. 제가 부족해서 마임 같은 걸 잘 못한다. 내 감정으로 연기하고 싶은 게 있었는데 그걸 가짜로 못하겠더라”라며 “어릴 때도 친구들이랑 펜션에 가서 남자애들이 작게 따라해보지 않나. 그런 식으로 사실 몇 번 해본 적이 있었다. 그럼에도 위험할 수 있으니 응급팀이 다 있었다. 얼굴이나 머리에 불이 붙지 않게 물로 적신 뒤 열심히 했다. 슬로우로 나올 줄 알았는데 정속으로 촬영해서 몇 번 다시 찍기도 했다. 침샘과 맞바꾼 장면”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또한 시그니처 신으로 꼽히는 트렁크에 몸을 구겨넣은 장면에 대해 “현장에서 너무 놀랐다. 이 여름 블록버스터를 찍으며 CG의 향연에서 그걸 CG로 해주지 않는다니. ‘장난치지마’라고 했다. 영화에선 짧은데 5일을 찍었다. 트렁크 안에 있으면 갑자기 조명을 바꾼다고 하지, (대기 시간이 길어져서)어깨가 부서지는 줄 알았다. 되게 힘들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촬영에서도 헬기를 바라보고 해야했는데 실제로 보면 시야가 안맞는 거다. 기술적인 부분이다. 그거 아시지 않나. 눈 위로 치켜뜨면 뇌가 아프다. 육체적인 고충이 컸다”며 “액션은 힘이 들지 아프지 않다. 이건 어디 매달아놨다고 생각하면 된다. 몸도 너무 크고 몸무게도 많이 나가는데. 구멍에 나온 모습을 보실 때는 편해보이지만 편하게 찍지 않았다. 욱여넣어서 고개 돌리기도 힘들 정도였다. 연기하기 정말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현장이 규모도 크고 모든 스태프, 동료 배우들의 피로도도 있는데 못하겠다고 할 수도 없고 차마 말을 못하겠더라고요. 나이도 먹을 만큼 먹어서 책임을 져야하는데, 두 테이크만에 어깨가 빠질 것 같지만 참고 했어요. 사람이 체면이 뭔지...하하”

영화 ‘탈출’로 스크린 복귀한 주지훈. 사진 I CJ ENM
‘탈출’은 고 배우 이선균이 남긴 두 편의 유작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 영화로 이선균과 처음 호흡을 맞춘 그는 “매일 같이 선균이 형과 작품에 관한 얘기를 나눴다. 선균이형, 희원이형과 성향이 비슷했다”며 “촬영 중간에 쉬는 시간이나 촬영이 끝나고 밥을 먹고 술을 마시면서 쉬지 않고 대화했고, 작품에 관핸 이야기를 나눴다. 우리 세 사람 모두 일과 휴식에 구분을 두지 않고 계속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편이었다”고 했다.

이어 “선균이형이 나보다 더 디테일하다”며 “내가 적당히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을 선균이형은 아주 세세하게 챙기는 스타일이었다. 똑같은 일을 하는 배우인데 나와 다른 모습을 보면서 배우고 흡수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홍보 과정에서 고인이 계속 언급되는 것에 대해서도 “열심히 홍보하고, 열심히 만든 작품이다. 그런 부분을 알리려고 내 역할에 충실할 뿐”이라고 조심스럽게 답했다.

더불어 “지인이었던 사람으로서 안타깝다. 그게 어떤 일이었더라도 안타까울 뿐”이라며 “데뷔 때부터 주연이라 늘 무거웠다. 개인적인 지인으로서 가슴 아프고 안타까울 뿐이다. 작품에 참여한 배우로선 이정도 압박감이 늘 있는 일이었다”고 다시금 털어놨다.

“동료들도 있기 때문에 작품이 잘 안 됐을 때면 그 무게도 나눠져요요. 워낙 급변하는 시기라 어느 것 하나 장담할 수, 예측할 수도 없고요. 행여 극장 흥행이 잘 안 되더라도 OTT나 IPTV 플랫폼을 통해 늦게라도 많은 분들이 봐주신다면 그저 ‘다행이다’라는 마음이에요. 물론 캐스팅이 부진할 정도로 잘 안된다면 많이 흔들릴 것 같긴 하지만요. 이번 영화도 잘 부탁드립니다. (웃음)”

‘탈출’은 12일 개봉했다.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9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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