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소형주 급등…금리 인하→자금 유입→빅테크와 동반 상승할 것
미국의 지난 6월 소비자 물가지수(CPI)가 예상치를 밑돌며 오는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자 투자자들이 그간 랠리를 주도했던 빅테크주를 차익 실현하고 소형주로 대거 이동했다.
이날 대형 기술주는 급락했지만 금리가 인하되면 증시로 자금이 대거 유입되며 증시 전반이 랠리할 것이라는 낙관론도 제기됐다. 대형 기술주에서 그간 수익률이 저조했던 소형주로 순환매가 이뤄지면서 오히려 증시 상승세가 지속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11일(현지시간) 미국 증시에서 빅테크 비중이 높은 S&P500지수는 0.9%, 기술주 비중이 높은 나스닥지수는 1.9% 하락했다. 반면 기술주 비중이 낮은 다우존스지수는 0.1% 강보합 마감했다. 소형주로 구성된 러셀2000지수는 3.6% 급등했다.
이날 나스닥지수와 러셀2000지수의 수익률 격차는 5%포인트 이상으로 벌어졌는데 이 역시 매우 특이한 일이다. 이날 외에 나스닥지수와 러셀2000지수의 수익률 격차가 5%포인트 이상 벌어진 날은 화이자가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발표한 직후인 2020년 11월이 유일했다.
이에 대해 대형주에 롱(매수) 포지션을 취하고 중소형주에 숏(공매도) 포지션을 취했던 헤지펀드들이 서둘러 대형주를 팔고 중소형주를 사들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중소형주를 공매도했던 헤지펀드들이 금리 인하로 중소형주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자 빌렸던 중소형주를 갚기 위해 서둘러 중소형주를 매수하는 숏스퀴즈가 발생했다는 지적이다.
밥 엘리엇이라는 투자자는 소셜 미디어 엑스(X)에 "오늘 (대형주에서 중소형주로의) 순환매는 중소형주 숏스퀴즈에 직면한 헤지펀드들이 주도됐다"며 "중소형주 숏스퀴즈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헤지펀드들의 대형주 매도, 중소형주 매수 거래가 어느 정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베어드의 투자 전략 애널리스트인 로스 메이필드는 CNBC와 인터뷰에서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며 "일종의 순환매가 이뤄지고 있다"며 "문제는 지금 증시에 대형 기술주 비중이 너무 높기 때문에 순환매가 오늘처럼 표면적으로는 부정적으로 보일 수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날 S&P500지수 내 80% 이상의 종목이 상승했음에도 대형 기술주가 급락함에 따라 S&P500지수는 0.9% 하락했다.
야데니 리서치의 에드 야데니는 이날 CNBC에 출연해 "오늘은 중요한 날"이라며 "투자자들이 매그니피센트 7에서 시장의 나머지 부분으로 이동한 날"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같은 자금 이동이 계속해서 S&P500지수를 끌어내리지는 않을 것"이라며 "증시엔 지금까지 많이 올랐던 대형 기술주를 계속 상승 견인할 수 있는 자금이 충분하다."고 밝혔다. 다만 "매그니피센트 7을 제외한 S&P 493개 종목과 중소형주가 더 많이 오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프라스트럭처 캐피탈 어드바이저의 최고경영자(CEO)인 제이 햇필드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대형 기술주를 공매도하지 않을 것이라며 증시 강세가 시장 전반으로 확대돼 대형 기술주의 상승세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최근 S&P500지수의 올해 말 목표치를 6000으로 올렸다.
햇필드는 연준의 금리 인하는 대규모 자금이 증시로 유입될 것이란 의미라며 역사적으로 이는 증시 랠리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카슨그룹의 글로벌 거시 전략가인 소누 바기즈도 마켓워치와 전화 인터뷰에서 이날 S&P500지수의 하락은 기술주 매도에 의한 "다소 극단적인 것"으로 보이며 기술주 매도세 때문에 S&P500지수가 계속해서 하락 압박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기술주가 그간의 상승세를 다지며 숨고르기를 하더라도 S&P500지수에는 매그니피센트 7을 제외한 나머지 493개 종목이 있다"며 "대형 가치주가 상승하면서 S&P500지수를 상승 견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6월 CPI는 전년비 상승률도 3.0%로 전문가들의 전망치 3.1%를 하회했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 역시 전월비 0.1%, 전년비 3.3% 오르며 예상치인 전월비 0.2%와 전년비 3.4% 상승을 하회했다.
이에따라 시카고 상품거래소(CME) 금리 선물시장에 따르면 오는 9월에 연준의 첫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은 전날 70%에서 이날 85% 수준으로 올라갔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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