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2.told] 비난 걸개+야유로 얼룩진 고별전...홍명보 감독은 왜 말없이 팬들을 떠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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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감독이 직접 울산 팬들에게 사과를 전했다면 어땠을까.
홍명보 감독은 울산 팬들이 야유한 상황에 대해 묻자 "너무 죄송했다. 울산에 있는 동안 너무 좋았었다. 물론 언젠가는 떠나야할 시기가 왔겠지만, 이렇게 작별하기를 원하지 않았다. 저의 실수로 인해 이렇게 떠나게 됐다. 울산 팬들에게는 정말 죄송하다고 말하고 싶다. 드릴 말씀이 없다"고 사과했다.
홍명보 감독이 울산 팬들을 마주하고 직접적으로 전한 사과나 작별 인사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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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김아인]
홍명보 감독이 직접 울산 팬들에게 사과를 전했다면 어땠을까.
대한축구협회(KFA)의 새 사령탑 발표 직후 홍명보 감독의 침묵이 이어졌다. 그동안 축구계는 여러 이슈로 들끓었다. 울산 HD 팬들은 SNS를 통해 KFA의 행보를 비판하는 성명서를 게시했다. 전력강화위원회에서 활동한 박주호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감독 선임 과정에서 직접 경험한 비화와 자신이 느낀 생각을 가감없이 전달해 충격을 안기기도 했다. 이에 KFA는 박주호에게 사실과 다른 부분을 왜곡한다며 필요한 대응을 진행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냈다.
공식발표로부터 4일이 지난 후, 광주와의 K리그1 경기를 마친 홍명보 감독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홍명보 감독은 울산을 떠나지 않기로 한 결정이 바뀐 이유에 대해 설명하면서, 자신의 '마음의 소리'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그는 “결과적으로 제 안에 있는 무언가가 나오기 시작했다. 스스로 질문을 했다. 두려움이 가장 컸지만, 제 축구 인생에서 마지막 도전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예전에 실패를 했던 과정과 결과를 생각하면 너무나 끔찍한 일이었지만 다시 한 번 도전해보고 싶다는 강한 승부욕이 생기기도 했다. 그게 밤새도록 고민을 한 결과물이었다. 그 시간이 너무나도 길었다. 저를 지키기 위해 대표팀으로 향하지 않을 수 있었다. 10년 만에 즐거운 축구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저를 지키고 싶었지만, 저를 버릴 수밖에 없었다. 긴 고민을 하면서 저는 버렸다. 이제는 대한민국 축구밖에 없다. 팬들에게 가지 않겠다고 한 말을 바꾼 이유다”고 전했다.
울산 팬들에 대한 사과는 나중에서야 나왔다. 홍명보 감독은 울산 팬들이 야유한 상황에 대해 묻자 “너무 죄송했다. 울산에 있는 동안 너무 좋았었다. 물론 언젠가는 떠나야할 시기가 왔겠지만, 이렇게 작별하기를 원하지 않았다. 저의 실수로 인해 이렇게 떠나게 됐다. 울산 팬들에게는 정말 죄송하다고 말하고 싶다. 드릴 말씀이 없다”고 사과했다.
이어 “2014년 브라질 월드컵과 협회를 마친 후 울산에 왔을 때는 온전히 개인을 위한 선택이었다. 울산에서는 팬들과 축구만 생각하면서 보냈던 시간이 너무나도 좋았다.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얼마 전까지 응원해주셨던 팬들이 야유를 보냈는데, 전적으로 저의 책임이다. 다시 한 번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죄송하다”고 언급했다.
이 기자회견이 울산 팬들을 향한 홍명보 감독의 마지막 입장이었다. 울산은 다음 날 11일 홍명보 감독과 상호 계약 해지를 알렸다. 홍명보 감독이 울산 팬들을 마주하고 직접적으로 전한 사과나 작별 인사는 없었다. 광주전이 열린 경기장에는 구단 최초 K리그 2연패를 이끌며 황금기를 마련한 감독을 비난하는 수많은 걸개들이 걸렸고, 야유가 폭발했다. 홍명보 감독은 마지막 경기에서도 팬들을 외면했다.
홍명보 감독은 팬들의 마음을 헤아릴 줄도 아는 이였다. 그는 울산에서 제작한 다큐멘터리를 통해 “팬들은 과정도 중요하지만, 결과도 중요하다. 그들은 결과 하나 가지고 일주일을 생활하는 사람이야”라는 명언을 남기기도 했다. 그런 홍명보 감독이 자신을 지지해준 팬들을 떠나면서 한순간에 등을 돌린 역적이 됐다. 적어도 자신의 입으로 양해 한 마디라도 먼저 구했다면 어느 정도는 분노가 누그러지지 않았을까. 홍명보 감독의 길었던 침묵이 아쉽다.
김아인 기자 iny421@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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