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중 비난 공동성명은 EU의 대중국 제재 조치 예고"-NYT
중, 미국 은행제도 이용 위해 당장은 대러 수출 일부 자제할 듯
시주석, 장기적으로 전략적 플레이어 푸틴과 관계 강화할 듯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들이 중국이 러시아를 지원한다고 비난한 것과 관련해 미 뉴욕타임스(NYT)는 11일(현지시각) 나토가 대중국 제재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NYT는 이날 나토 공동성명의 의미를 분석하는 기사에서 중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지속을 지원하다고 비난한 것은 지금껏 가장 강력한 비난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유럽 당국자들과 정보기관 및 안보 전문가들은 서방의 대대적 제재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반도체, 기계 장비 등 부품이 러시아 군수산업에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시진핑 중국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양국의 강력한 관계가 미국 패권에 대항하는 방어벽임을 거듭 강조해왔다. 따라서 시주석이 나토의 요구를 쉽게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이다.
나토가 중국에 대해 밝힌 내용들
대만 정부 산하 국가방위 및 안보 연구소 중러 관계 전문가 류 샤오-샹은 “나토가 중국이 러시아의 방위 산업 기반을 대대적으로 지원한다고 공개 비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분명 미국이 중국을 우크라이나 전쟁 핵심 행위자로 보지 않는 일부 회의론을 꺾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이래 나토는 갈수록 중국의 대러 무역 강화 및 기술 수출 확대를 견제해 왔다. 또 중국을 러시아 전쟁의 “결정적 조력자”라고 지목하고 중국의 사이버첩보활동 및 허위선전 공세를 “유로-대서양 안보에 대한 체계적 위험”으로 규정하고 있다.
중러 관계 무제한은 아냐
푸틴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몇 주 전인 지난 2022년 초에도 두 사람이 양국 협력관계가 “무한하다”고 선언했다. 중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난하는 것은 물론 침공으로 부르는 것조차 거부했다.
그러나 중국의 러시아 지원은 분명 한계가 있다. 경제 성장을 위해 미국 은행제도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중국 기업들은 서방의 제재를 피하기 위해 무기 체계 자체를 러시아에 수출하는 일을 회피하고 있다.
대신 중국 기업들과 무역회사들이 추적을 피하면서 이중 용도 기술을 수출하고 있다.
중국의 대러 지원과 대가
중국 기업들은 러시아 무기 제조에 활용되는 가벼운 센서나 반도체들을 공급하기도 하며 러시아 군수공장이 무기 생산에 사용하는 기계장비를 공급하기도 한다.
이를 통해 중국은 러시아에 직접 무기를 수출하지 않고도 러시아의 전쟁 수행에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미 국가정보국장실(ODNI)은 지난 4월 정보 평가에서 “중국 기업들이 수십 곳의 중개 회사들을 통해 러시아에 수출한다”면서 “수출품 설명이 모호하고 수출 수량을 밝히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키이우 경제연구대학원 등의 연구에 따르면 러시아 전투장비 핵심 부품 수입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율이 59%에 달한다.
나토가 지금 중국을 비판하는 이유
블링컨 장관은 러시아가 기계 공구의 70%와 전자제품의 90%를 중국에서 수입한다고 지적하면서 “덕분에 러시아가 군수 산업 기반을 유지할 수 있으며 전쟁 체제를 지속하고 전쟁을 계속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드론과 통신을 방해하는 전자전 장비에서 중국 부품들이 갈수록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베를린의 카네기 러시아 유라시아 센터장 알렉산데르 가부에프는 “중국이 러시아가 어떻게 혁신을 이뤄내는 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크다”고 지적했다.
나토 경고에 대한 중국의 대응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1일 “(나토 공동성명)이 편견, 중상모략, 도발로 가득하다”며 중국과 유럽의 관계를 해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중국 정책 입안자들이 나토의 경고가 나토 유럽회원국들의 압박이 심해질 것이라는 조짐으로 우려한다고 밝혔다.
런던 채텀하우스의 나탈리 사바나드제 선임연구원은 유럽연합(EU)이 “정치적 후폭풍을 신중하게 평가하면서 서서히 중국 기업들을 제재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토의 경고가 “중국에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만 전문가 류는 중국 기업들이 당장은 기술 거래 일부를 줄임으로써 위험을 회피하려 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중국이 푸틴에게 등을 돌릴 가능성은 없을 것으로 평가했다. 다른 전문가들도 마찬가지다.
나토는 핵심 기술을 대러 수출을 중단하라고 촉구하면서 중국을 서방 강대국에 대한 근본적 위협으로 묘사했다. 이에 따라 시주석은 오히려 푸틴과 관계를 강화하게 될 것이다.
존스홉킨스대 선진국제연구소 세르게이 라드첸코 교수는 “내가 시진핑이라면 푸틴을 버스 밖으로 내던지라는 성명에 끌리지 않을 것”이라면서 “시진핑은 전적으로 러시아를 중요한 전략적 플레이어로 본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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