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에 취약한 금호강…자치단체 대응 ‘허술’
[KBS 대구] [앵커]
이번 집중호우로 대구 도심을 가로지르는 금호강 인근 저지대 주민 수십 명이 고립됐다 구조되고, 동촌 유원지도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금호강 일대의 재난 취약성이 드러난 가운데, 자치단체의 대응은 허술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지은 기자입니다.
[리포트]
금호강을 낀 동촌 유원지.
강물이 범람하면서 물바다가 된 상가 주차장에서 소방대원들이 분주하게 진흙을 퍼 나릅니다.
인근 식당들도 침수 피해를 입었습니다.
아수라장이 된 가게를 보는 상인들의 마음은 타들어 갑니다.
[피해 상인 : "물이 이만큼 차니까 냉장고가 붕 떠서 넘어지고. 그래서 구명조끼 입고 와이어 줄 잡고 탈출했습니다. 나머지는 뭐 다 버렸어요."]
폭우로 금호강 수위가 상승하면서 그제 오전 파크골프장 직원 3명이 고립됐다가 가까스로 구조됐고, 저지대인 동구 금강동 주민 40여 명도 긴급 구조되는 등 금호강 일대의 재난 취약성이 드러났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하지만 강 범람이나 침수 대비는 허술하기만 합니다.
금호강 둔치와 저지대 마을이 침수되기 시작한 건 그제 오전 10시쯤이었지만, 대피를 알리는 구청 재난 문자는 한 시간 40분 뒤에야 발송됐습니다.
일부 상인들은 아예 문자조차 받지 못했다고 말합니다.
[피해 상인 : "재난 문자 같은 것 받은 적 없고요. 보안업체 대원이 물난리가 났다 해서 집에서 달려 나왔는데... 매미 때도 이런 경우의 물은 없었대요."]
안전 시설도 부족합니다.
보시는 것처럼 강변과 산책로 사이 거리는 불과 4~5미터 수준인데요.
범람 위험이 적지 않지만 안전펜스조차 없습니다.
[박근호/대구 안실련 시민안전연구소장 : "시나 구 차원에서 상황반을 편성하고 사전에 침수될 수 있는 우려 지역에 사전 조사와 더불어서 빠른 대응을 하기 위해서는 배수펌프를 조기에 설치해서..."]
짧은 시간에 엄청난 양의 비를 뿌리는 '극한 호우'가 점점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폭우에 취약한 금호강 안전대책을 다시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지은입니다.
촬영기자:박병규
이지은 기자 (eas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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