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尹은 도자기 상점에 들어간 코끼리… 겁 많은 ‘방구석 여포’”

김동환 2024. 7. 12.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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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전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이사장, MBC 라디오서 “그 본성이 문제”
유시민 전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이사장. 뉴시스
 
유시민 전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독일에서 널리 쓰이는 표현 중 하나인 ‘도자기 상점의 코끼리(Der Elefant im Porzellanladen)’를 언급하며, 윤석열 대통령이 도자기 상점을 난장판으로 만든 코끼리라고 비유했다.

상점 안에서의 코끼리 움직임이 도자기를 깨부수는 일로 이어지는데, 정작 코끼리는 그러한 행동을 옳지 않은 것으로 생각하지 못한다는 얘기다. 유 전 이사장은 그런 코끼리를 상점에 들어가게 한 건 대선에서 표를 던진 국민들이라고도 덧붙였다.

유 전 이사장은 11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서 “어떤 나쁜 의도가 있어서 문제를 일으키는 게 아니고 가지 말아야 할 곳에, 그 자리에 맞지 않는 어떤 주체가 들어가서 문제가 일어날 때 (독일 사람들이) 그런 표현을 쓴다”고 말했다. 이어 “나쁜 의도가 문제가 아니고 그 본성이 문제”라며 “타고난 본성, 지금 시점에서 그가 가지고 있는 여러 태도, 살아가는 방식, 그를 사로잡고 있는 욕망, 그 욕망에 대처하는 그의 태도, 이런 것들이 문제를 일으키고 있어서 진짜 풀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진 ‘그게 나쁜 사람이라는 뜻 아닌가’라는 취지 진행자 질문에 “나쁜 행위를 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나쁜 행위를 하는 게 아니다”라며 “본인은 자연스럽다고 생각하고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이라고 답한 유 전 이사장은 “제가 보기에는 (윤 대통령은 자신의 행동이) 옳다고 믿는 것 같다”고 부연했다. 윤 대통령을 코끼리에 비유한 유 전 이사장의 표현은 신간을 언급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도자기의 본질은 고급 문화상품이라며 유 전 이사장은 현시점에서 코끼리가 깨부수는 도자기를 ‘민주주의 체제’나 ‘나라의 경제’ 등으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같은 맥락에서 ‘지금까지 깨진 도자기 중 가장 비싼 게 뭐냐’는 진행자 질문에 “경제”라 답한 유 전 이사장은 “다른 것들은 대체재를 만들면 되지만 경제는 오래 걸린다”며, 경제 회복에는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들어간다고 강조했다.

상점에서 코끼리가 스스로 나올 리 만무하다는 식으로 발언을 이어간 유 전 이사장은 코끼리를 다시 나오게 할 방법으로 ‘권력 회수’를 언급했다. 거듭 낮은 지지율로 나오는 여론조사 결과를 들어 상황이 더욱 악화하면 윤 대통령은 정말로 위험해진다면서다.

다만, 미래에 펼쳐질 수도 있는 그런 상황이 바람직하지는 않다고 유 전 이사장은 부각했다. 그는 “대통령을 한 번 뽑았으면 임기가 끝날 때까지 열심히 국정을 운영하고, 임기가 끝난 후 그 사람을 배출한 정당과 함께 일했던 사람들이 국민 앞에 심판을 받고 책임을 져야 한다”며 그 결과에 따라 집권 연장의 판가름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이 대목에서 유 전 이사장은 “대통령직을 수행하기에 능력이 너무 모자라다”며 “그런데 본인은 그걸 모른다”고 작심 비판도 했다. 윤 대통령의 ‘자기 객관화’ 자체가 없다는 주장이다. 여전히 여당에는 100석이 넘는 의석이 있고 향후 그 밑으로 의석이 떨어지는 일이 생겨야 윤 대통령이 그나마 위기감을 느낄 거라는 지적이다. 유 전 이사장은 “윤 대통령은 겁이 많다”며 “자기에게 대놓고 면박을 줄 가능성이 있거나 좀 불편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는 곳에는 가지 않는다”고 윤 대통령이 일종의 ‘방구석 여포’라고 꼬집었다.

유 전 이사장은 “도자기를 부수는 것이 코끼리의 잘못이기는 한데 코끼리로 하여금 거기에 들어갈 수 있게 한 우리의 잘못도 있다”며, “모든 것이 윤석열이라는 사람의 잘못만은 아니고 다수의 국민이 표를 줘서 그 자리에 올려놓은 것”이라고도 돌아봤다. 계속해서 “찍어놓고 욕한다고 해서 면책이 되나”라며 “국가 원수는 주권재민의 민주주의 체제에서 굉장히 중요한 상징이기 때문에 특별하게 우리가 다룰 필요가 있고, 인기 없고 잘못을 많이 한 대통령이라고 하더라도 그렇게 함부로 다루는 것은 반대”라고 말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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