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도 너무 싸" 중국산이 발목…'수출 부진' 이차전지·철강, 하반기엔 다르다?
[편집자주] 상반기 수출이 역대 2위인 3348억 달러를 달성하며 연간 수출 목표 7000억 달러에 한걸음 다가섰다. 지난해 발목을 잡았던 반도체와 대중(對中) 수출이 살아나고 있지만 수출 7000억 달러를 달성하기 위해선 숨어있는 100억 달러를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상반기 수출 실적을 되돌아보면서 연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업종별로 수출을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하기 위한 전략을 짚어본다.
10일 산업통상자원부의 '2024년 상반기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이차전지와 철강은 올해 6월까지 각각 39억7000억달러, 166억3000만달러를 수출했다. 지난해 상반기 대비 21.2%, 10.2% 감소한 실적이다. 15대 주력 수출품목 가운데 두자릿수 감소세를 보인 '유이'한 품목이다.
2022년과 2023년 각각 100억달러에 육박하는 수출기록을 썼던 이차전지는 올해 1월 전년 동기 대비 25% 넘게 수출액이 감소하면서 수출 부진에 빠졌다. 1월에 이어 △2월 -18.7% △3월 -23.1% △4월 -20.1% △5월 -19.3% △6월 -20.5% 등 상반기 내내 20% 전후로 수출액이 줄었다.
전방산업인 전기차 판매가 일시적 수요둔화를 보이는데다 리튬 등 핵심 원료가격 하락으로 인한 제품가격 하락효과가 수출액에도 반영된 결과다. 실제 올해 1~5월 이차전지 수출 평균단가는 톤(t)당 6914달러로 전년 동기 1만195달러에 비해 32.2% 급감했다.
철강 부문 역시 최대 교역대상국인 미국의 철강쿼터제로 인해 수출 물량이 제한적인 데다 값싼 중국산 철강의 제품 밀어내기로 전체 철강제품 가격이 하락한 탓에 수출부진을 면치 못했다. 철강은 지난해 10월 전년 동기 대비 0.7% 수출액이 감소한 것을 시작으로 9개월째 수출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하반기 시장 환경은 상반기에 비해 가격조건이 개선될 것이라는 게 산업부의 전망이다. 우선 연초 ㎏(킬로그램) 당 80위안 후반이었던 리튬가격이 올해 4~5월 100~110위안까지 올라 하반기 출하하는 이차전지 제품가격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최대 전기차 배터리 생산업체인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이 하반기 테슬라에 들어가는 배터리를 양산하는 데다 EV3와 아이오닉7 등 신차 출시로 인한 전기차 수요 증가 역시 호재로 꼽힌다.
지난해의 기저효과가 있긴했지만 6월 이차전지 수출액도 7억4000만 달러로 집계, 연중 최대치를 찍는 등 회복세로 접어들고 있다고 산업부 측은 설명했다.
철강 수출 침체는 당분간 지속된다는 관측이다. 건설경기 등 전방산업의 경기 회복이 더딘 데다 시장에 풀린 중국산 제품 소화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중국 정부가 올해 5월 탄소배출량 조절을 위해 철강 등 주요 산업부문의 생산제한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힌 만큼 제품 가격 경쟁은 다소 완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부가 하반기 수출를 위한 비장의 카드로 무역금융 상향 조정을 꺼내든 건 그만큼 수출에 미치는 효과가 확실하기 때문이다.
무역금융엔 기업의 수출대금 미회수 리스크를 줄여주는 무역보험과 수출품의 생산, 원자재·완제품 구매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는 원화대출 및 관련 지급보증제도 등이 포함된다. 무역보험공사(무보), 수출입은행(수은), 산업은행(산은), 기업은행(기은), 신용보증기금(신보), 기술보증기금(기보) 등이 무역금융을 집행한다.
정부의 무역금융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무역보험이다. 무보는 올해 역대 최대인 총 255조 원 규모의 무역보험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021년 작성한 '경제환경 변화에 따른 무역보험의 역할과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단기수출보험 인수액 140조8000억원 기준 총 38조원의 수출액이 유발된 것으로 추산된다. 무역보험에 투입한 금액의 27%만큼 수출 증대 효과가 발생한다는 의미다.
정부는 기존에 발표한 무역금융 365조원으론 수출 7000억 달러를 달성하기 부족하다고 보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에도 무역금융을 역대 최대 360조원을 공급하겠다고 했으나 실제 345조원 공급에 그쳤다. 올해 상반기 기준 집행률도 47% 수준이다. 정부는 하반기 무역금융을 늘릴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최대한 끌어올리겠단 입장이다.
무역금융 확대는 수출 기업들이 요구하는 지원책 중 하나이기도 하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12대 수출 주력 업종 기업을 대상으로 '2024년 하반기 수출 전망 조사'를 한 결과, 기업들은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부 정책으로 △외환시장 안정성 강화 조치(19.6%) △원자재 수입 관련 세제지원(17.9%) △법인세 감세·투자 공제 등 세제지원 확대(17.5%) △물류 차질 방지 지원(13.2%) △정책금융 확대(12.5%) 등을 꼽았다.
이와 함께 정부는 하반기 수출 리스크로 지목되는 해상운임 상승 대책도 마련한다. 글로벌 해상운송 항로의 운임 수준인 SCFI(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는 지난 5일 기준 전주보다 19.48포인트 오른 3733.80으로 집계됐다. 지난 3월 29일(1730.98) 이후 13주 연속 상승세다. 지난 5월 31일 처음으로 3000선을 돌파한 이후 매주 운임이 올라 코로나19 기간인 2022년 7월 15일(4074.70) 이후 약 2년 만의 4000선 진입을 눈앞에 두게 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 1월부터 SCFI 단계별 대응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현재는 2단계(SCFI 2700 이상)에 맞춰 임시선박 4척을 추가로 투입하고 중소·중견기업 전용 선적 공간을 제공하는 한편 새롭게 건조되는 컨테이너선 7척도 이른 시일 내에 투입한다. SCFI가 3900을 넘으면 수출바우처, 선복 확보, 물류비 지원 확대를 위한 예비비 편성을 논의하는 등 3단계 대응책도 마련할 계획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수출기업의 운임비 부담 경감과 유동성 지원을 위해서 수출바우처 하반기 지원분을 조기 집행하고 추가 물류비 지원방안도 검토 중"이라며 "대금결제 지연 등에 대비해 수출신용보증 보증한도 우대(1.5배), 보험금 신속 지급 등의 지원대상과 시행시기를 확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훈남 기자 hoo13@mt.co.kr 최민경 기자 eyes0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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