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는 반색, 한겨레는 비판…‘이재명 금투세 유예’ [7월12일 뉴스뷰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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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경제, 사회, 국제 분야를 두루 취재하고 워싱턴 특파원을 지낸 권태호 논설실장이 6개 종합일간지의 주요 기사를 비교하며, 오늘의 뉴스와 뷰스(관점·views)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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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7.12) 아침신문 1면에는 △나토 정상회의 개막 관련(6곳) △한은, 금리동결이나 향후 인하 시사(3곳) △국민의힘 '자폭 전당대회'(2곳) 등의 기사가 주요하게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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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경제, 사회, 국제 분야를 두루 취재하고 워싱턴 특파원을 지낸 권태호 논설실장이 6개 종합일간지의 주요 기사를 비교하며, 오늘의 뉴스와 뷰스(관점·views)를 전합니다. 월~금요일 평일 아침 9시30분, 한겨레 홈페이지(www.hani.co.kr)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오늘(7.12) 아침신문 1면에는 △나토 정상회의 개막 관련(6곳) △한은, 금리동결이나 향후 인하 시사(3곳) △국민의힘 ‘자폭 전당대회’(2곳) 등의 기사가 주요하게 실렸습니다.
① 차이의 발견 : 금융투자소득세
② 시선, 클릭!
- 한국인의 인생시계
- 100m 태극기 사실상 철회
- 협박·폭행 시달린 유튜버 쯔양
- 폭우 이어 폭염 온다
③ Now and Then : Hard to say I’m sorry(시카고, 1982)
① 차이의 발견
# 금융투자소득세에 보수·진보언론 시각차
1.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뭔가?
- 주식·채권·펀드·파생상품 등 금융투자와 관련해 발생한 소득에 대해 과세하는 세제입니다.
- 5천만원이 넘는 수익을 냈을 경우, 초과수익의 22%(3억원 초과 27.5%)를 세금으로 내는 제도입니다.
- 대부분 주요 선진국들이 채택하고 있습니다.
- 2022년 기준 금투세 과세 대상자는 전체 주식투자자 1440만명의 1%인 15만명 가량으로 추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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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그동안 금투세 논의 과정
- 원래 증권·투자사들의 이익단체인 금융투자협회가 제안했습니다. 거래세를 없애고, 대신 금투세를 도입하자는 취지였습니다.
- 문재인 정부 때인 지난 2020년 여야 합의로 통과돼 애초 2023년부터 시행할 예정이었습니다.
- 그런데 윤석열 정부 때인 지난 2022년 12월 여야 합의로 2년 유예해, 2025년부터 시행될 예정입니다.
- 그러다 올해 1월 윤 대통령은 금투세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총선에선 ‘금투세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웠습니다.
- 더불어민주당은 금투세를 예정대로 시행하자는 입장이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수요일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한 이재명 전 대표가 “금투세 시행시기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해 예정대로 도입하는 방안이 불투명해졌습니다.
3. 이재명 대표는 왜 ‘금투세’ 유예 주장하나?
- 금투세 ‘유예’ 언급은 기조발표 뒤, 취재진과의 질문·답변 과정에서 나왔습니다.
- “(금투세 도입) 시기 문제를 고민해야 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한반도 안보 불안과 불공정 주식 거래 등 ‘코리아 디스카운트’(국내 주식 저평가) 등을 언급한 뒤 , “‘이런 상황에서 금투세를 예정대로 하는 게 정말 맞나’라는 생각을 한다. 주식시장이 악화한 주요 원인을 정부가 제공했는데 주가가 조금 올랐다고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투자자 입장에서) 억울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 앞서 얘기한 것처럼, 금투세가 도입되더라도 금투세를 내는 사람은 주식투자자의 1% 정도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금투세 도입으로 ‘큰손’들이 시장에서 빠져나가면 가뜩이나 힘을 못받는 주가가 더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작동합니다. 그래서 대부분 주식투자자들은 본인이 금투세를 내지 않더라도, 금투세 도입을 대체로 반대하는 편입니다.
- 또 연말정산 공제 이슈가 있습니다. 그동안 주식형 ETF·펀드 등은 다 비과세였습니다. 그런데 금투세가 도입되면 모두 과세 대상이 됩니다. 또 소득이 없는 가정주부나 자녀 이름으로 주식계좌를 개설한 경우가 있는데, 이런 비과세 상품이 모두 과세 대상이 되면, 연말정산에서 부양가족 인적공제가 없어질 수도 있습니다. 인적공제를 받으려면, 연소득이 100만원을 넘지 않아야 됩니다.
- 이 때문에 금투세 과세 대상뿐만 아니라, 수많은 사람이 금투세와 전혀 무관하지 않습니다. 더욱이 민주당 지지층인 40~50대가 주식투자 인구의 핵심층입니다. 이를 의식했기 때문이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4. 금투세 딜레마
1) 증권거래세 폐지는 어떻게?
- 애초 ‘증권거래세 폐지’와 ‘금투세 신설’은 짝으로 맞물려 있었습니다. 증권거래세는 애초 0.23%에서 0.18%로 단계적으로 인하됐고, 내년 금투세 시행을 염두에 두고 폐지됩니다. 그러면 사실상의 거래세인 농어촌특별세(0.15%)만 남게 됩니다.
- 그런데 금투세가 시행 안 되면, 증권거래세는 폐지되고, 금투세는 시행 안 되는 상황이 빚어집니다. 금투세가 시행 안 된다고, 그렇다고 증권거래세를 다시 올릴 수도 없습니다. 애초 계획이 어그러지면서 그만큼 세수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2) 선진국은 다 도입
- 미국·일본·영국‧독일 등 선진국들은 대체로 증권거래세가 없는 대신 주식·채권·파생상품 등 양도 차익 전체에 세금을 물리고 있습니다.
5. 민주당, ‘부자감세’ 비판했는데...
- 이재명 전 대표는 지난 2022년 11월에도 최고위원회의에서 “금투세 도입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이어 ‘2년 유예’에 여야가 합의한 바 있습니다. 당시에도 당내 일부 강경파(?)들은 ‘부자감세’라며 이에 반대했습니다.
-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총선 직후인 지난 5월에도 금투세 시행을 강하게 주장했습니다. 당시 라디오에 출연해 한 발언입니다.
“유예든 폐지든, 금투세 시행을 미뤄 부자들 세금을 걷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총선 민의를 왜곡하고 부자들의 곳간만 지키겠다는 정부 입장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경제위기 상황에서 부자 감세로 재정건전성을 악화시키고 소득 격차만 더 늘리는 조세정책을 절대 용납하지 않겠습니다. 금융투자소득세는 2021년 여야가 합의해서 마련한 법입니다. 그런데 그 당시에도 곧바로 시행하는 데에는 무리가 있으니 2년 후에 시행하자 해서 2023년부터 발효되도록 했거든요. 그런데 2022년 말에 다시 또 2년 유예했어요. 준비기간이 모두 4년이나 있었던 법입니다. 그러니 법이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정책적 예측 가능성을 위해서라도 예정대로 시행돼야 된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정부에서 폐지해야 된다 이렇게 얘기하고 있는데 시행해 보지도 않은 법률을 폐지하겠다고 하는 발상 자체는 한심하다고 생각하고, 더구나 우리 금융 부문의 세제를 선진화시키는 것이고 대다수의 개미투자자들에게 이익이 되는 법률입니다. 그런데 이것을 폐지하자고 하니 저는 이해할 수 없습니다.”
- 앞으로 민주당 내부에서 이 문제가 어떻게 논의될 지 주목됩니다.
- 개인 의견을 말하자면, ‘금투세 도입은 진보, 금투세 폐지는 보수’라는 식의 단순논리는 적절치 않을 듯합니다. 또 입장을 미리 정하고 흔들리지 않는 것보다, 여러 상황을 감안하면서 정책적 변화·유예가 가능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서 어떤 의미에선 2025년이 ‘금투세 도입 적기가 아니다’라고 판단되면, 이를 변경할 수 있다고 봅니다. 다만 이번 이재명 전 대표의 ‘금투세 유예’뿐만 아니라, 현재 윤석열 정부의 정책은 물론이고, 민주당의 방향도 포퓰리즘적 성향이 짙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당장 ‘박수’를 받을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발전을 지체시키거나 미래를 훼손하는 작동을 하게 됩니다. 이는 비단 국가적 단위에서뿐만 아니라, 기업이나 작은 조직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악역’을 피하고, ‘좋은 사람’ 소리만 들으려는 리더들로 가득찬 조직에 미래는 없습니다.
- 아울러 ‘금투세’ 하나가 아니라, 전반적인 세제 관점에서 금투세 문제를 어떻게 배치할 지 등 좀 더 확장된 시각에서 이 문제를 살펴봐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부자감세’를 비판해 왔는데, 주식투자자들에게 이득이 되는 ‘금투세는 유예 또는 폐지’해주면, 부동산 자산가들과 관련된 ‘종부세’ 논의는 또 어떻게 할지, 이제는 1억 이상 연봉자도 많은데 고소득자에 대한 근로소득세는 자산소득에 비해 왜 이렇게 과도하게 높은지 등 여러 논의가 봇물처럼 터져나올 수 있습니다. 이런 전체적 관점에서 이 금투세 문제를 어떻게 다뤄야 할지 등을 같이 논의하는 게 맞을텐데, 현재의 금투세 논의는 이 ‘금투세’ 문제 하나에만 집중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6. 신문 사설
- 대체로 보수언론들이 민주당의 정책을 비판하고, 진보언론들이 국민의힘의 정책을 비판하는 경향이 많습니다. 정책적 지향점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사안에 있어서는 거꾸로입니다. 진보언론이 이재명 전 대표의 입장 변화를 비판하고, 보수언론이 이를 환영하는 듯한 모양새입니다.
경향 = 이재명 대표, ‘먹사니즘’ 첫 방향이 왜 부자 감세인가
한겨레 = 이재명 ‘금투세 유예론’, 민주당 경제정책 신뢰 흔든다
동아 = 이재명 ‘종부세 개편’ ‘금투세 유예’… 與野 당장 머리 맞대라
조선 = 종부세 금투세 여야 합의 가능성, 세제 전반 개편으로
② 시선, 클릭!
# 한국인의 인생시계
## 100m 태극기 사실상 철회
### 협박·폭행 시달린 유튜버 쯔양
- 지금 온라인에서는 이 소식이 제일 큰 뉴스입니다. 이 기사를 보고, 여러번 놀랐습니다. 호리호리한 몸에 엄청나게 많이 먹는 대식가로 유명한 유튜버 쯔양이 이렇게 오랜 기간(4년)동안 ‘교제 폭력’에 시달렸다는 점에 놀랐고, 쯔양의 피해액만 40억원이라는 점에 또 놀랐고(그 정도로 많이 버는지), 구독자가 1천만명이라는 데 놀랐고, ‘하루에 두 번 맞을’ 정도로 핍박을 당하면서도 ‘가스라이팅’을 당해 아무 것도 하지 못했다는 게 놀랐고, 그렇게 쯔양을 괴롭히던 사람이 고소로 수사가 진행되자 스스로 숨졌다는 점에 거듭 놀랐습니다.
#### 폭우 이어 폭염 온다
③ Now and Then
김건희 여사의 ‘문자’ 파문이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김 여사는 지난 1월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에게 명품백 수수로 인해 총선을 앞둔 당에 부담을 준 것에 대해 미안하다는 마음을 표명하며, 사과 여부를 여러 차례에 걸쳐 묻습니다. 그런데 김 여사가 사과해야 할 사람은 한동훈 전 위원장이 아니라 국민입니다. 그리고 사과할 뜻이 있다면, 지금도 유효합니다. 선거 끝나면 그만인 건 아니지 않습니까.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SBS 라디오에서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와 관련해 “지금이라도 (사과하는 것이) 아주 늦지는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오죽하면 국민의힘 내부에서조차 이런 목소리가 나오겠습니까. 권영세 의원은 대학 다닐 때부터 윤석열 대통령을 알고 지낸 서울법대 선배이자, 윤석열 정부의 첫 통일부 장관을 지냈습니다. 국민의힘 안에서 ‘합리적 보수’로 분류되면서 윤 대통령이 신뢰한다는 권 의원이 윤 대통령 부부 잘못되라고 이런 말을 했겠습니까. 그것이 국민의힘에도 도움이 된다는 판단 아니겠습니까. 이에 비하면, 당시에는 다 ‘사과하면 안 된다’고 말리더니, 이제 와서는 한동훈 후보를 향해 ‘왜 사과 의사를 묵살했느냐’고 공격하는 친윤계는 정치적 판단력도 신의도 믿을 게 못돼 보입니다.
권 의원은 한 후보를 향해서도 “그렇게 무대답을 할 게 아니라, 김 여사의 의지를 확인·활용해서 사과를 관철했어야 된다. (사과가 총선 결과) 몇 석에 영향을 줬다 이런 얘기는 좀 과하지만, 그건(문자 무시) 분명히 문제가 있었다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만일 국민의힘 의원들이 다 권 의원 같다면, 더불어민주당은 훨씬 더 많이 긴장했을 것입니다.
오늘 영상은 그룹 시카고의 ‘Hard to say I’m sorry’(1982)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1A0MPWseJIE
(*일부 포털에서는 유튜브 영상이 열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유튜브 영상을 보시려면, 한겨레 홈페이지로 오시기를 권합니다. 기사 제목 아래 ‘기사 원문’을 클릭하시면 됩니다.) (끝)
권태호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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