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모두 불만족 '1만30원'…최저임금 결정·기준 논란 되풀이
노사공 합의 원칙으로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지만 어느 누구도 1만30원에 만족하지 못한다. 최저임금 결정 구조와 기준에 대해 노동계와 경영계 모두 문제를 제기한다.
12일 정부청사에서 열린 제11차 전원회의의 최종 표결 과정에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소속 근로자위원 4명이 투표를 하지 않고 퇴장했다.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의 공익위원이 설정한 촉진구간에 대한 반발로 풀이된다.
공익위원은 최저임금 상한선 1만290원가 하한선 1만원을 심의촉진구간으로 설정했다. 상한선의 근거는 2024년 국민경제 생산성 상승률 전망치로 '경제성장률(2.6%) + 소비자물가상승률(2.6%) - 취업자 증가율(0.8%)'의 산식을 통해 4.4%의 인상률을 적용했다. 하한선은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에 따른 중위임금의 60% 수준을 감안했으며 △지난해 노동계 최종제시안도 고려됐다.
공익위원인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는 회의 종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상한선의 기준으로 이 지표를 활용한 것은 심의과정에서 노동계 위원들께서 최저임금 결정하는 데 최소한 경제성장률과 소비자물가상승률 등의 경제지표는 반영해서 최저임금 수준결정 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요청 있었다"며 "그 논리에 입각해서 상한선을 제안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인재 최임위 위원장은 심의 촉진 구간을 설정한 이유에 대해 "노사 양측에서 요청해 심의촉진구간을 저희(공익위원)가 발표했다"며 " 막상 보시면 (최종적으로) 사용자위원안은 1만30원이고 근로자위원안은 1만120원이라 상당히 많이 좁혀진 상태에서 어느 정도 큰 합의 근처까지 가는 논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최저임금 결정 구조에 대한 문제도 꾸준히 제기된다. 노동계 9명, 경영계 9명, 공익위원 9명 등 총 27명으로 구성되는데 공익위원은 정부에서 결정하는 만큼 정부 편향적인 인사라는 논란이 이어진다. 이번 최저임금 결정과정에서는 근로자위원 일부가 위원장을 의사봉을 뺏고 투표용지를 찢는 등의 투표 방해행위도 있었다.
이인재 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지금의 결정 시스템으로 봐서는 합리적이고 생산적인 논의가 진전되기가 조금 한계에 있지 않느냐 하는게 제 기본적인 생각"이라며 "위원회 시스템 어떻게 개편할지는 그간 많은 분들이 문제 제기해왔다. 고용노동부를 중심으로 여러 안이 있는데 ,개편에 대해 심층 논의와 후속 조치가 있었으면 하는 게 개인적인 바람"이라고 말했다.
올해는 아니지만 노사가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제시된 공익위원의 '산식'도 늘상 논란의 대상이다. 최저임금법에 따르면 △근로자의 생계비 △유사 근로자의 임금 △노동생산성 △소득분배율 등을 고려해 최저임금을 결정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최임위 공익위원은 노사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때 '협약임금 인상률 + 소득분배개선분', '유사근로자 임금 + 산입법위 확대로 인한 실질임금 감소분 + 협상배려분 + 소득분배개선분' 등의 방법으로 최저임금을 결정해왔다.
2018년에는 '유사금로자임금+산입범위 확대로 인한 실질임금 감소분+협상배려분+소득분배개선분'으로 최저임금 인상률을 정했다. 지난해에는 올해 1~4월 사업체 노동력조사 상 300인 미만 사업체 전체 근로자의 임금 총액 상승률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등의 평균물가상승률과 생계비 개선분을 반영했다.
한 전문가는 "매번 또는 정권마다 바뀌는 산식이 문제"라며 "그때그때 달라지는 산식의 결정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사공 또는 국회 차원에서 최저임금법 산식을 법에 명시해야 한다는 의미다.
독일의 경우 법정 최저임금은 우리나라와 업종, 지역별 구분없이 단일 적용된다. 다만 단체협약을 통해 결정된 업종별 최저임금은 법정 최저임금보다 낮지 않으면 법적으로 우선 적용된다
일본의 경우 △지역별 최저임금 △특정(산업별) 최저임금 구조로 나뉜다. 지역별 최저임금은 전체 근로자의 최저임금 하한선을 보장하는 역할을 한다. 특정 최저임금은 지역별 최저임금을 보완하는 성격으로, 기업의 임금수준 설정 시 노사 간의 협의체제를 보완하는 역할이다.
호주의 업종별 최저임금은 기본적으로 산별 노사협약에 의해 결정되는 구조로 임금액은 국가 최저임금보다 높게 설정돼 있다.
세종=조규희 기자 playingj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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