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 우호조약 63주년 연회 개최…북측 참석자 급 낮아져

북한 주재 중국대사관 주최 연회
기존엔 최고인민회의 부위원장 참석
연설 내용도 공개 안 해
북·러 밀착 이후 소원해진 관계 반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1일까지 나흘간 열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10차 전원회의에서 “경제 상황이 확연한 상승세”라며 경제 정책 성과에 만족감을 드러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2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과 중국의 우호조약 체결 63주년을 기념하는 연회가 평양에서 중국 측 주최로 개최됐다고 북한 매체가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1일 북한 주재 중국대사관이 마련한 연회에 조·중(북·중)친선의원단 위원장인 김승찬 김일성종합대학 총장과 관계 부문 간부들이 초대됐다고 이날 밝혔다. 중국 측에서는 왕야쥔 대사와 대사관 직원들이 참석했다. 통신은 “연회에서는 연설들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다만 누가, 어떤 발언을 했는지는 전하지 않는 등 연회 개최 소식을 짧게 다뤘다.

그간 중국대사관이 우호조약 체결을 기념하기 위해 평양에서 개최한 연회에는 주로 한국의 국회에 해당하는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이 참석했다. 연회에서 나온 연설 내용을 전하기도 했다. 지난해 우호조약 체결 62주년 기념 연회에는 강윤석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 문혁성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 박명호 외무성 부상 등이 초대됐다. 또 북·중 양측의 우호관계를 유지하고 발전시키자는 취지의 연설 내용도 보도됐다.

올해는 북한 측 참석자의 급이 낮아진 데다, 구체적인 연설 내용도 소개하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조약 체결 기념일 전날에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각각 양측의 끈끈한 관계를 다루는 기사를 게재했으나 올해는 실리지 않았다.

북·러 밀착 등을 이유로 다소 소원해진 북·중 관계가 반영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북한과 중국은 수교 75주년을 맞아 올해를 ‘조·중 우호의 해’로 정했으나, 이에 걸맞은 고위급 교류나 행사 등 양측의 협력 동향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

정희완 기자 roses@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