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일한 ‘2위 킬러’…자멸한 쌍둥이들

김은진 기자 2024. 7. 12.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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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선수들이 지난 10일 잠실 LG전 승리 뒤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연합뉴스


3점차 이내 접전 많았던
맞대결에 KIA 집중 견제
LG, 불펜 대량실점에 실책
위닝 내주며 최다경기차


최원준(27·KIA)은 올해 LG 상대로 타율 0.474(38타수 18안타)를 기록 중이다. KIA는 물론 리그 전체 타자를 통틀어도 LG에 가장 강한 타자다. 2016년 입단해 데뷔한 이후를 통틀어서도 LG에는 0.320(247타수 79안타)로 잘 쳤다.

지난 10일 잠실 LG전에서도 4타수 3안타 2타점으로 대활약 했다.

최원준은 경기 뒤 “LG랑 하면 이상하다. 안타가 잘 나온다. 더 긴장해서 집중하니까 그런 거 아닌가 생각한다. 모든 팀들이 좋지만 LG는 수비할 때도, 공격할 때도 긴장된다. 잘 갖춘 팀이고 작년에 우승도 했다. 그래서 LG랑 경기하면 재미있기는 하다”며 “이기고 있어도 뒤집힐 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 팀이다. 그런 팀에 이제는 누적 기록이 많아졌는데도 내가 잘 친다는 걸 알고 치니까 더 잘 되는 것 같다”고 했다.

KIA와 LG는 올해 최대 라이벌로 꼽혔다. 시즌 전에는 ‘디펜딩 챔피언’의 자격으로 LG가 KIA를 강력하게 견제해야 할 상대로 꼽았다. 지금 KIA는 LG를 가장 적수로 본 듯하다.

KIA는 지난해 6위를 하면서도 우승팀 LG에 9승7패로 상대전적에서 앞섰다. 16경기 중 11경기나 3점차 이내 접전을 치렀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전반기에 만난 9경기에서 KIA가 6승3패로 앞섰다. 9경기 중 6경기가 3점 차 이내에서 결정됐다.

후반기 시작과 함께 둘의 간극은 벌어지기 시작했다. 첫 3연전에서 2승을 먼저 KIA가 따내면서 상대전적 8승3패를 만들었다. 3.5경기 차였던 LG와 격차도 5.5경기 차까지 만들어 개막 이후 가장 달아났다. 하위권 팀에게 밀리고 와서도 누군가 2위로 따라와 턱밑에서 위협하기만 하면 맞대결에서 때려눕히는 ‘2위킬러’의 위력은 후반기 시작하자마자 LG를 상대로 또 드러났다.

LG는 후반기 해결해야 할 숙제를 이 두 경기에서 고스란히 드러냈다. KIA 선수들을 긴장하게 만들었던, 승부처를 놓치지 않고 쫓아가는 타격을 보여주지 못했다. 전반기에 부진하던 외국인 선발들이 일어나지만 후반기에도 불펜에는 ‘인물’이 보이지 않는다. 10일에는 선발 디트릭 엔스가 7.1이닝 무실점 역투를 펼쳤으나 마무리 유영찬의 블론세이브 뒤 역전패 했다. 타자들은 이틀간 득점권에서 22타수 3안타(0.136)로 침묵했고, 역전된 뒤 쐐기타까지 맞자 외야 송구 실책까지 하며 허둥대는 모습으로 이틀 연속 승리를 내줬다.

10일 현재 LG, 두산, 삼성이 나란히 2위다. 모두 치고올라가다가도 KIA와 정면대결에서 막히고 말았다. 지금은 6위인 NC 역시 KIA에게 2연속 스윕을 당하면서 중위권으로 밀려났다.

LG는 유일하게 KIA를 밀어내고 1위에도 올랐던 팀이다. 7~8월은 순위싸움의 절정이다. 후반기 첫 맞대결은 서로 팽팽하게 기운을 다퉈야 할 ‘시즌의 승부처’인데 KIA가 가장 경계하는 LG도 그 정면대결을 넘지 못했다.



잠실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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