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평균 12.5점→드림팀 주전' 모든 감독이 사랑하는 선수
[점프볼=이규빈 기자] 마성의 남자 할러데이가 미국 대표팀 주전으로 출전했다.
미국은 11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T-모바일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평가전 캐나다와의 경기에서 86-72로 승리했다.
스테픈 커리가 12점 3어시스트, 앤서니 데이비스가 10점 11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승리를 챙겼다.
이번 2024 파리 올림픽에 나서는 미국 대표팀은 그야말로 초호화 로스터를 꾸렸다. 커리, 르브론 제임스, 조엘 엠비드, 케빈 듀란트, 제이슨 테이텀 등 NBA의 슈퍼스타들이 총출동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런 선수진으로 원하는 목표는 명확하다. 압도적인 승리와 눈이 즐거운 경기력이다. 이날 캐나다와의 평가전에서는 그런 모습이 적었다. 경기 초반부터 캐나다의 수비에 고전했고, 공격은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수비도 캐나다에 3점슛을 허용했다. 2쿼터부터, 스타들의 개인 기량으로 역전에 성공하며 승리를 챙겼으나, 기대했던 모습은 아니었다.
그래도 미국 대표팀이 소집된 첫 경기였고, 무난한 승리를 챙겼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부분도 찾을 수 있었다.
농구는 공이 하나인 스포츠다. 아무리 스타가 많아도 공격을 진행할 선수는 하나다. 즉, 보조하는 선수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미국은 로스터의 모든 선수들이 NBA 팀의 에이스인 선수들이다. 이런 보조하는 역할을 맡은 기억은 없을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즈루 할러데이의 중요성이 돋보였다. 이날 스티브 커 감독은 커리-데빈 부커-할러데이-제임스-엠비드를 주전 라인업으로 기용했다. 할러데이를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은 모두 NBA를 대표하는 슈퍼스타다. 의외인 것은 할러데이의 주전 기용이었다.
벤치에는 타이리스 할리버튼, 앤서니 에드워즈와 같은 공수에 능한 가드들이 있다. 하지만 커 감독의 선택은 할러데이였다.
할러데이는 곧바로 주전 투입의 이유를 증명했다. 경기 내내 샤이-길저스 알렉산더를 집중 수비했고, 공격에서는 부지런히 움직이며, 동료들의 공격을 도왔다. 또 공 운반을 맡기도 했다. 그야말로 궂은일을 모두 책임졌다. 그렇다고 득점을 못 한 것도 아니었다. 할러데이는 11점을 올리며 이날 미국 선수 중 세 번째로 많은 득점을 기록했다.
확실히 할러데이가 코트에 있을 때 공격과 수비의 밸런스가 좋았다. '언성 히어로'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활약이었다.
할러데이는 모든 감독이 좋아하는 선수다. NBA 최고의 수비력을 지녔고, 공격도 훌륭하다. 공을 가지고 일대일 공격도 펼칠 수 있고, 공이 없을 때 슈터의 역할도 맡을 수 있다. 2023-2024시즌 보스턴 셀틱스에서는 할러데이를 빅맨처럼 스크린을 걸고 빠지는 역할로도 활용했다.
할러데이는 2023-2024시즌 평균 12.5점 5.4리바운드 4.8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평균 12.5점은 신인 시즌 이후 가장 적은 기록이다. 하지만 할러데이에게 부진했다고 말하는 사람은 1명도 없다. 모두 할러데이의 진가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보스턴은 테이텀과 제일런 브라운이라는 확실한 원투펀치가 존재한다. 나머지 선수들은 두 선수를 보조하는 움직임을 가져가야 한다. 이 역할을 할러데이가 기가 막히게 수행했다. 2023-2024시즌 할러데이의 USG%(공격 시 공 점유율)은 16.3%였다. 이는 할러데이의 NBA 커리어에서 가장 낮은 기록이다.
즉, 할러데이는 2023-2024시즌 공격 상황에서 공을 거의 잡지 않았다는 뜻이다. 공격 비중은 철저하게 테이텀과 브라운에게 양보했다. 그런데도 할러데이는 평균 12.5점을 기록했고, 3점슛 성공률 42.9%로 3점슛 성공률은 NBA 커리어 통틀어 최고였다.
할러데이는 불과 2022-2023시즌까지 밀워키 벅스에서 평균 20점 가까이 기록했던 주득점원이었다. 주득점원일 때 활약도 준수했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20점을 올릴 수 있는 선수가 할러데이다. 2020-2021시즌에는 파이널 무대에서 맹활약하며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보스턴에서 보조자로 거듭난 할러데이는 밀워키 시절보다 훨씬 무서운 존재였다.
보스턴의 할러데이가 그대로 미국 대표팀에 이식된 것이다. 심지어 미국 대표팀은 보스턴의 로스터보다 더 화려하다. 반대로 궂은일을 해줄 선수는 보스턴보다 적다. 할러데이의 비중이 절대 낮지 않은 이유다. 할러데이의 이름값은 미국 대표팀 중 가장 떨어질 수 있으나, 경기에서 영향력은 오히려 높은 선수 중 하나다.
#사진_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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