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수출 7000억불 달성?…'돌아온 효자' 반도체가 달린다

세종=최민경 기자, 김훈남 기자 2024. 7. 12. 08: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MT리포트]수출기록까지 '숨은 100억불'(上)
[편집자주] 상반기 수출이 역대 2위인 3348억 달러를 달성하며 연간 수출 목표 7000억 달러에 한걸음 다가섰다. 지난해 발목을 잡았던 반도체와 대중(對中) 수출이 살아나고 있지만 수출 7000억 달러를 달성하기 위해선 숨어있는 100억 달러를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상반기 수출 실적을 되돌아보면서 연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업종별로 수출을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하기 위한 전략을 짚어본다.
[단독]수출 7000억불까지 딱 '100억불'…무역금융 늘려 틈새 메꾼다

'100억 달러(13조 8290억원)'.

정부가 올해 수출 목표 '7000억 달러'를 달성하기 위해 마지막으로 채워야할 것으로 추정한 액수다. 역대 하반기 최대 수출 실적 달성이 무난한 가운데 정부는 '100억 달러'를 추가로 만들기 위해 무역금융 확대 방안을 검토한다.

11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오는 16일 안덕근 산업부 장관 주재로 제5차 민관합동 수출확대 대책회의를 열어 하반기 범부처 수출 확대 방안을 발표한다.

정부는 우선 무역금융을 기존 365조원에서 상향하는 내용 등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무역금융 규모를 늘리게 되면 올해만 세 번째 상향 조정이 된다. 정부는 지난 2월 제3차 민관합동 수출확대 대책회의에서 올해 정책금융기관의 수출금융을 경제정책방향에서 제시한 금액보다 5조5000억원 늘린 360조2000억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달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선 수출금융을 360조원에서 5조원 늘린 365조원 규모로 확대했다. 시중은행의 수출 우대 프로그램도 5조4000억원에서 7조4000억원으로 2조원 늘렸다.

정부는 또 수출마케팅, 해외인증지원 등 수출지원사업 대상을 늘리는 방안도 살펴보고 있다. 해상운임 상승에 따른 대응책으로 수출바우처, 추가 물류비 지원방안 등도 검토한다. 수출 확대에 가용한 모든 자원을 집중적으로 지원하면서 리스크 요인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그간 정부의 수출 확대 방안이 수출 유망 품목과 신시장 발굴 등 중장기적 관점이었다면 이번 수출 확대 방안은 단기 대책이 주를 이룬다. '100억 달러'를 채우기 위한 것에 방점을 찍는다.

정부는 이달 초 발표한 2024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연간 수출 전망을 전년대비 9% 증가한 6891억달러로 제시했다. 각종 기관의 전망치를 봐도 연간 수출 규모가 6850억~6900억 달러 수준일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상반기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9.1% 증가한 3348억달러다. 하반기 3652억달러 이상을 수출해야 수출 7000억 달러 달성이 가능해진다. 역대 하반기 최대 수출 실적이 2021년의 3412억 달러임을 감안하면 쉽지 않은 목표다.

다행히 하반기엔 상반기보다 조업일수가 4.5일 가량 더 많아 수출에 유리하다. 하반기 미국 금리 인하 가능성이 은 것도 수출 호재다. 정부는 수출 호재에 탄력을 붙이고 숨은 '100억 달러'를 찾아내겠다는 복안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우리 수출이 2018년 처음으로 6000억 달러를 돌파하고 6000억 달러대 수출이 당연한 것이 됐듯이 7000억 달러를 넘겨야 8000억 달러를 목표로 나아갈 수 있다"며 "전망치에서 모자라는 '100억 달러'를 발굴하기 위해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도체가 돌아왔다"…'꿈의 숫자' 수출 7000억불 현실로?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오른쪽 첫번째)이 3월 경기 용인시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일대를 방문해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최첨단 메모리 반도체 생산기지 공사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제공=산업부

'수출 3505억 달러'. 2022년 상반기 수출 실적이다. '꿈의 숫자'인 연간 수출 7000억 달러 달성도 현실이 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꿈은 이뤄지지 않았다. 전년 대비 40% 가깝게 증가하며 수출을 이끌던 반도체가 부진해진 때문이다.

다시 연 수출 7000억 달러에 도전하는 올해 상반기 수출 성적표는 2년 전과 비교할 때 조금 떨어진다. 하지만 반도체·자동차·석유제품 등이 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질적'으로는 낫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반도체·자동차 등 수출 효자 품목의 초강세가 예상되는 만큼 '상고하고'의 수출 기록을 이어갈 것이란 기대감이 커진다.

10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15대 주력 수출품목 가운데 반도체와 자동차, 석유제품·석유화학 등 9개 품목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세를 보였다. 하반기에도 수출 훈풍이 이어질 것으로 정부는 자신한다. 완연한 회복세의 반도체, 역대급 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자동차, 경기회복 흐름을 탄 소비재 등이 긍정 요인이다.

하반기 기준 역대 최고였던 2021년(3413억달러) 기록을 넘어 연간 수출 목표인 7000억 달러에 다가선다는 구상이다.

2022년 이후 반기별 수출액 및 반도체 수출 실적/그래픽=윤선정


무엇보다 하반기 '역대급' 수출 기록을 기대하게 하는 요인은 반도체 수요 강세다. 반도체는 올해 상반기 657억달러 수출 기록을 냈다. 반도체 수출이 주춤했던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52.2% 증가한 규모이자 역대 2위 수출 실적이다.

상반기 690억달러를 수출했지만 하반기 수출실적이 급락했던 2022년과 달리 올해는 하반기 전망도 맑다. 2022년 반도체 수출은 1월 전년 동기대비 24.2% 증가한 것을 시작으로 상반기 두자릿수 성장을 했다가 8월 들어 전년 동기 대비 감소세로 전환하면서 연간으로는 전년 대비 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연간으로도 역대 1위 실적이었지만 하반기 본격화된 수출 둔화가 2023년까지 이어졌다는 점에서 반길 수 없는 성적이었다.

올해 하반기는 AI(인공지능)와 HBM, DDR5 등 고가 제품을 중심으로 수요가 확대됐고 지난해 4분기 반등했던 가격도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반도체가 가격과 수요 모두 강세를 보이면서 2022년 세웠던 연간 수출기록 1292억달러를 넘어 1300억달러 돌파도 가능하다는 게 정부와 업계의 판단이다.

올해 2월 '2024년 범부처 수출확대 전략' 수립 당시 정부가 제시했던 1200억달러 이상 목표와 비교하면 100억달러 이상 초과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고 한다. 정부는 이달 초 발표한 2024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연간 수출 전망을 전년대비 9% 증가한 6891억달러로 봤는데 반도체의 초과 목표 달성이 현실화되면 7000억 달러 수출도 불가능하지 않은 셈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전방산업의 반도체 수요가 강하고 HBM과 DDR5 등 고가 제품 중심으로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현 상황이 지속되면 무리없이 1300억달러 수출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24년 월별 반도체 수출 실적/그래픽=윤선정

지난해 반도체 부진을 메웠던 자동차 수출은 올해에도 역대 최대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산업부는 올해 자동차 분야 수출을 반제품·부품 포함 1000억달러 이상으로 상향조정했다. 완성차에서 760억달러, 부품에서 240억달러 수출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상반기 자동차 수출을 살펴보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둔화)으로 전기차 수출은 감소세지만 SUV(스포츠목적차량)과 하이브리드 차량 중심으로 전체 수출액이 증가세를 보여 상반기 기준 역대 최고치인 370억달러를 기록했다.

기존 내연기관·하이브리드 수요 증가 바탕에 하반기 신차 출시 효과를 더해 수출 증가세를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일시적으로 수요가 둔화된 전기차 역시 EV3, 아이오닉7 등 신차 출시를 기점으로 반등을 노리고 있다.

이밖에 주요국 금리인하와 그에 따른 소비증가, 글로벌 경기 회복세 등에 힘입어 경기민감 품목인 석유제품, 석유화학 수출도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를 제외한 IT(정보통신) 품목 역시 갤럭시·아이폰 신모델 등 전방수요 확대로 디스플레이 수출이 강세를 보일 전망이다.

세종=최민경 기자 eyes00@mt.co.kr 김훈남 기자 hoo13@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