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상방뇨 정치", "고의 패배" 국힘 전대 비난전에 신문들 "자해"

정민경 기자 2024. 7. 12.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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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신문 솎아보기] 한동훈·원희룡 막말에 조선·동아 '선 넘어', '자폭' 비판
이재명 대표 금투세, 종부세 개편 입장에 엇갈린 신문들 반응은
아사히글라스 하청업체 해고 노동자 승소 1면 다룬 경향

[미디어오늘 정민경 기자]

▲사진출처=SBS 유튜브.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 간 비난전이 더욱 거칠어지고 있다. 신문들이 '자해 수준', '막장 드라마', '진흙탕 개싸움'이라며 입을 모아 비판했다.

11일에도 SNS와 방송토론에서 비난전이 계속됐다. 원희룡 후보는 11일 한 후보에 법무부 장관 시절 댓글팀 운영 의혹, 측근 금융감독원장 추천 의혹 등을 제기하고 “사실이면 사퇴하겠느냐”고 했고 전날엔 한 후보가 김 여사 문자에 답하지 않은 데 대해 '총선 고의 패배설'을 제기했다. 한 후보는 “노상방뇨하듯 오물 뿌리고 도망가는 거짓 마타도어 구태정치”, “다중인격 같은 정치”라고 비판했다.

한동훈·원희룡 막말에 조선·동아 '선 넘어', '자폭'

조선일보, 동아일보는 12일 1면에서 국민의힘 후보 간 막말에 “선을 넘었다”, “자폭”이라 강하게 비판했다. 조선일보 1면 제목은 <원·한의 막말, 선 넘은 與전대>다.

▲12일 조선일보 1면.

조선일보 최재혁 정치부장은 <박근혜 정부가 왜 무너졌겠나>라는 오피니언에서 박근혜 정권 붕괴의 출발점을 2016년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와의 불화, 유승민 당시 원내대표와의 불화로 꼽으며 “지금 국민의힘 상황은 그때를 연상시킨다”고 썼다.

조선일보 정치부장은 “차기 당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벌어지는 집안싸움이 도를 넘고 있다”며 “야당과 싸울 때보다 더 지독하고 표독스러우며 치사하기까지 하다. 승패를 떠나 상대를 만신창이로 만들겠다고 작정을 한 모습”이라고 썼다.

▲12일 조선일보 오피니언.

동아일보 1면 제목은 <野 탄핵 공세 속… 與는 '자폭 全大'>다. 동아일보 1면 기사는 한동훈 후보가 원희룡 후보에게 '노상방뇨 하듯이'라고 말한 것에 대해 “원 후보의 31년 전 사법연수원생 시절 '노상 방뇨 사건'을 부각시킨 것이란 해석”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12일 동아일보 1면.

중앙일보는 1면과 사설에서 국민의힘 전대를 다루지 않았지만 논설위원의 오피니언에서 '자해극'이라는 단어를 썼다. 다만 중앙일보 오피니언은 두 당 대표 후보들의 발언을 비판한 것이 아니라 김건희 여사의 문자 공개 결정에 대해 '자해'라고 썼다.

중앙일보 김정하 논설위원는 오피니언 <자해극이 되고 만 영부인 문자 공개>라는 글에서 “문자 공개의 후폭풍이 고스란히 김 여사에게 되돌아온다는 것은 예상도 못 하고 오직 한 후보를 잡겠다는 정략에만 매달리다 황당한 자해극을 벌였다”고 썼다.

▲12일 중앙일보 오피니언.

다른 신문들도 사설에서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의 비난전에 '자해 전대', '진흙밭의 개싸움' 등으로 표현했다.

국민일보는 12일 사설에서 “너 죽고 나 살자 식 난타전은 근거 제시 없는 의혹 제기부터 무책임하지만 이를 되받는 언어도 품격 없기는 매한가지”라며 “두 후보뿐 아니라 당 안팎에서 원 후보를 지지하는 친윤석열계와 친한동훈계가 벌이는 대리전도 갈수록 거칠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국민일보 사설은 “후보들은 남은 기간이라도 '자해' 전대에서 벗어나 당의 미래를 얘기하는 선의의 경쟁을 펼치기 바란다”고 전했다.

경향신문도 이날 사설에서 “전대에서 상대 헐뜯기, 제 살 갉아먹기, 대통령 부부와의 거리 재기로 시간 허비하는 걸 보면 당이 정말 위기라고 느끼는 건지 고개를 젓게 된다”며 “전대가 이렇게 '진흙밭의 개싸움' 식으로 가면, 누가 당대표가 된들 무슨 기대를 할 수 있겠는가”고 썼다.

▲12일 국민일보 사설.

이재명 대표 금투세·종부세 개편 입장에 엇갈린 신문들 반응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시행 유예와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완화 입장을 밝혔다. 이 전 대표는 그제 종부세제 개편과 관련해 “근본적으로 검토할 때가 됐다”고 했다.

진보 성향 신문인 한겨레와 경향신문은 사설을 통해 이 대표의 입장을 비판했다. 경향신문은 12일 사설에서 “그간 윤석열 정부의 감세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해온 제1야당 대표가 표변한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가 하면 '부자 감세'이고, 민주당이 하면 '민생 정책'인가”라고 비판했다.

경향신문 사설은 “이 전 대표가 얘기하는 먹사니즘의 첫 방향 설정이 왜 부자 감세인지는 의아하”라며 “금투세는 주식과 펀드 등 금융투자로 연간 5000만원을 초과하는 차익을 거둔 투자자에게 걷는 세금”, “지난해 종부세액의 70%는 상위 1%가 냈다. 이들이 보유한 부동산은 1인당 평균 830억원대”라고 썼다.

▲12일 경향신문 사설.

다만 금투세에 대한 시선은 경향신문과 한겨레가 조금 달랐다. 한겨레는 사설 <이재명 '금투세 유예론', 민주당 경제정책 신뢰 흔든다>에서 “시행을 앞두고 금투세 대상이 아닌 개인투자자들도 반대하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그러나 좀 더 멀리 바라볼 필요가 있다. 미국·일본 등 주요 선진국 주가지수가 활황세를 보이는데, 유독 한국 증시만 소외됐던 것은 선진적 제도 도입을 머뭇거렸던 탓이 크다”고 썼다.

'부자 감세'라고 보는 경향신문, '중산층 세금'으로 보는 동아일보

반면 동아일보와 조선일보는 이재명 대표의 방향에 힘을 실으면서 여야가 머리를 맞대라고 주문했다. 동아일보는 사설 <이재명 '종부세 개편' '금투세 유예'… 與野 당장 머리 맞대라>에서 “차기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면서 이른바 '먹사니즘'(먹고사는 문제)을 강조한 것의 연장선”이라며 “ 주식 투자자와 수도권에 주택을 보유한 중산층의 여론을 의식해 이 전 대표가 당의 세제정책 방향을 바꿨다는 분석”이라고 썼다.

경향신문이 금투세와 종부세를 '부자세'라고 봤지만 동아일보는 사설에서 “종부세는 '1% 부동산 부자에게 물리는 부유세'라는 도입 취지에서 벗어나 중산층까지 물어야 하는 세금으로 변질됐다”며 “특히 별다른 소득 없이 집 한 채가 전 재산인 은퇴자들은 공시가격이 올랐다는 이유로 종부세를 내는 데 대해 강한 거부감을 보인다”고 썼다.

금투세에 대해서도 동아일보는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상위 1%인 금투세 부과 대상 '큰손'들이 증시에서 빠져나가면 주가가 하락해 1400만 개미 투자자가 피해를 본다며 폐지론이 강하게 나왔다”며 “이 전 대표의 방향 전환에 따라 당론이 바뀔지 주목된다”고 썼다.

▲12일 동아일보 사설.

조선일보 역시 사설 <종부세 금투세 여야 합의 가능성, 세제 전반 개편으로>에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로 집값이 급등하면서 종부세가 당초 취지와는 달리 극소수의 집 부자가 아니라 서울의 중산층 아파트에 부과되는 징벌성 과세가 됐기 때문”, “금투세에 대해서는 1400만명에 달하는 주식 개인 투자자들의 여론을 의식했기 때문”이라고 썼다.

▲12일 조선일보 사설.

아사히글라스 하청업체 해고 노동자들 승소 1면 다룬 경향

아사히글라스 하청업체에서 근무하다 해고된 노동자들이 아사히글라스 노동자로 인정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해고 노동자들은 9년 만에 불법파견이 인정됐다.

경향신문은 이를 1면으로 다뤘다. 한겨레는 1면에 해당 사건을 사진으로 다뤘다.

▲12일 경향신문 1면.

대법원 3부는 11일 일본 다국적기업 아사히글라스 해고 노동자 22명이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에서 원고 승소인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아사히 글라스는 2009년 사내하청업체 GTS와 도급계약을 맺고 세정·절단·이동·폐기 등 업무를 맡겼는데 2015년 GTS에 도급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경향신문은 1면 기사에서 “하청업체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만든 지 한 달 만이었다. GTS는 소속 노동자 178명에게 문자메시지로 해고를 통보하고 폐업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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