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은 호황이라는데 제조업 근로자 소득은 오히려 5.1%↓…‘낙수효과’ 아직 멀었다

2024. 7. 12.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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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호황이 이어지고 있지만, 제조업 근로자 소득은 오히려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크로데이터통합서비스(MDIS)로 해당 통계를 쪼개보면 제조업 상용근로자의 소득은 같은 기간 5.9% 감소했다.

제조업 수출이 초호황을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관련 산업 근로자 소득은 오히려 줄은 셈이다.

그럼에도 1분기 제조업 근로소득이 줄어든 것은 수출 호황에 따른 상여금이 아직 지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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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상용근로자 소득은 전년동기대비 5.9%나 감소해
작년 4분기부터 뛴 수출…올해초 상여금에 포함되지 않아
고금리·고물가에 소득개선도 멀어…꺼지지 않는 내수불안
금리 하락 전까지 소비여력 보충 위한 징검다리 전략 필요
서울의 한 전통시장에 상품들이 진열되어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수출 호황이 이어지고 있지만, 제조업 근로자 소득은 오히려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실적은 나아지고 있지만 그 온기가 아직 소비 말단까지 전해지진 않는 것이다. 금리가 떨어지고 올해 실적을 반영한 상여금이 지급되는 시점이 돼야 본격적인 ‘낙수’가 생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2일 국가통계포털(KOSIS) 가구주 산업별 가구당 월평균 가계수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광업제조업 근로자 가구의 소득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5.1% 감소했다. 1분기 근로자 소득이 줄어든 산업은 공공행정·교육 등과 광업·제조업 2개 밖에 없다.

흔히 말하는 제조업 월급쟁이의 소득 감소가 가장 컸다. 마이크로데이터통합서비스(MDIS)로 해당 통계를 쪼개보면 제조업 상용근로자의 소득은 같은 기간 5.9% 감소했다. 광업과 제조업 내 모든 근로형태(종사상지위)를 통틀어 유일하게 소득이 줄었다.

제조업 수출이 초호황을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관련 산업 근로자 소득은 오히려 줄은 셈이다. 반도체 등의 수출 호조에 힘입어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는 2년 8개월 만에 최대 규모로 불어났다. 지난 5월 경상수지는 89억2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1∼5월 누적 경상수지는 254억7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50억3000만달러)과 비교해 305억달러 개선됐다. 한국은행은 상반기 경상수지 흑자가 기존 전망치(279억달러)를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그럼에도 1분기 제조업 근로소득이 줄어든 것은 수출 호황에 따른 상여금이 아직 지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수출은 지난해 10월 1년 2개월 만에 전년 동월 대비 반등한 뒤 여덟 달째 증가했다. 지난해 말이 돼서야 시작됐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핵심 제조업 업체는 올해 초 성과급 지급을 줄이거나 없앴다.

수출은 다시 살아났지만 이에 따른 소득 여건 개선이 아직 이뤄지지 않으면서, 내수도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올해 1∼5월 재화소비를 뜻하는 소매판매액지수(불변)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2.3% 감소했다. 같은 기간 기준으로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1% 감소한 뒤로 15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소매판매는 최근 2년 중 4개월을 뺀 20개월간 모두 감소했다.

그동안 민간소비를 지탱한 서비스업도 최근 동력이 많이 약해졌다. 서비스 소비로 해석되는 서비스업 생산은 올해 1∼5월 작년 같은 기간보다 2.1% 늘었다. 늘어는 났지만 증가 폭은 2020년(-2.2%)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에 내수를 살릴 수 있는 징검다리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리가 떨어지기 전까지라도 떨어진 소비 여건을 개선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피벗(통화정책 전환)까지 남은 시간, 경제심리 안정을 위한 브릿지 전략 필요’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수출(생산) 측면의 경기 회복세가 소비에 미치는 낙수효과는 아직 미약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금리 인하 전까지 민간 경제 주체들의 소비·투자 여력 고갈을 막으려면 ‘브릿지 전략’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제시했다.

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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