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때는 땅을 파면 청자가…후손들은 쓰레기만 나오겠죠"
유영규 기자 2024. 7. 12. 07:33
▲ '22세기 유물전' 전시 전경
"산책을 하다 버려진 페트병을 봤는데 그때 우리 때는 땅을 파면 소중한 청자 같은 유물이 나왔는데 우리 후손들은 우리가 버린 쓰레기만 나오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쓰레기들을 소중한 유물처럼 사진으로 한번 찍어보자 하면서 작업하게 됐죠."
폴 매카트니의 전속 사진가로 유명한 사진작가 김명중이 쓰레기를 찍은 사진들로 전시를 엽니다.
오늘(12일)부터 서울 강북구 번동 북서울꿈의숲 아트센터 드림갤러리에서 열리는 '22세기 유물전'은 쓰레기와 쓰레기 사진을 통해 환경 문제의 심각성을 알립니다.
전시는 일회용품과 쓰레기가 넘쳐나는 세상에서 미래 후손들의 박물관에는 멋진 도자기나 토기 대신 플라스틱 빨대나 양념이 묻은 일회용 배달 용기가 가득할 수도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시작했습니다.
작가는 길에서 만난 쓰레기를 유물처럼 사진으로 찍어 기록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동용 실내화, 컵라면 용기, 일회용 커피컵, 빨대, 전기 모기채, 휴대용 가스 버너 등을 8X10인치 대형 폴라로이드 필름을 사용해 찍었습니다.
이렇게 찍은 사진에는 '서울 논현동 출토 치실', '부천 중동공원 출토 옷걸이' 등의 제목과 각 사물이 어떤 식으로 사용됐는지 설명하는 내용이 박물관의 유물 설명문처럼 붙었습니다.
전시장 바닥에는 플라스틱과 탄소 등 문명의 부산물로 인해 황폐해지고 있는 지질시대인 '인류세'의 22세기 유물 발굴 현장을 상상한 설치물이 놓였습니다.
설치물 속에서는 전시된 사진 속 쓰레기들이 마치 유물처럼 흙더미에 묻혀 있습니다.
작가는 전시 홍보 인터뷰에서 "남들보다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는 할 수 없지만 미디어를 통해 지구가 병들어가고 있다는 건 알고 있었다"면서 "우리가 쓰레기를 얼마나 많이 만들어 내고 있는지 후손들을 위해 깊이 생각해보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전시는 독일의 세제 브랜드 프로쉬가 주최했습니다.
배우 김혜자가 오디오 도슨트로 참여했습니다.
(사진=프로쉬 제공, 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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