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BBC "男 한강투신, 여초사회 탓?…한국은 성평등 최악국가"

이혜수 인턴 기자 2024. 7. 12.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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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의원이 남성의 자살 시도 증가가 여성의 사회 참여 증가 때문이라고 주장해 논란이 되자 외신이 한국은 성평등이 최악인 국가라고 꼬집었다.

10일(현지시각) 영국 BBC는 '남성의 자살률 증가를 여성 탓으로 돌리는 한국 정치인들'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김기덕 시의원의 발언과 함께 한국의 열악한 성평등 현실을 조명했다.

하지만 남성의 자살률이 여성보다 높은 것은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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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 시의원 "남성 자살률 증가는 여성 사회참여 탓"
BBC "여성들, 임시직·시간제 일자리 많고 임금 29% 적게 받아"


【서울=뉴시스】박문호 기자 =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자살예방협회(IASP)가 정한 '자살 예방의 날'을 하루 앞둔 9일 오후 서울 한남대교 난간에 누군가 써놓은 '나 좀 살려줘' 글귀가 눈에 띄고 있다. SOS 생명의전화는 한강교량 마포, 한남, 한강. 원효, 동작, 잠실, 서강, 양화대교와 부산 광안대교, 춘천 소양1교 등 전국 총 15개 교량에 57대가 설치·운용되고 있다. 2015.09.09. go2@newsis.com

[서울=뉴시스]이혜수 인턴 기자 = 김기덕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의원이 남성의 자살 시도 증가가 여성의 사회 참여 증가 때문이라고 주장해 논란이 되자 외신이 한국은 성평등이 최악인 국가라고 꼬집었다.

10일(현지시각) 영국 BBC는 '남성의 자살률 증가를 여성 탓으로 돌리는 한국 정치인들'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김기덕 시의원의 발언과 함께 한국의 열악한 성평등 현실을 조명했다.

김기덕 서울시의원은 지난 몇 년 동안 여성의 노동 참여율이 높아지면서 남성들이 일자리를 구하고 결혼을 원하는 여성을 찾기가 더 어려워졌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 나라가 최근 여성 지배 사회로 변하기 시작했다"며 "이것이 남성 자살률 증가에 부분적으로 책임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6년간 한강 교량별 자살 시도 및 투신 현황과 성별 자살 시도자 수를 토대로 전체 자살 시도자 4096명 중 남성이 2487명(61.1%), 여성 1079명(26.5%), 성별 미상 503명 등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2배 넘는 수치로 파악됐다.

김 의원은 이러한 수치를 근거로 남성 자살률이 여성보다 2배 높은 원인을 여성에게서 찾았다.

BBC는 "한국은 세계 부유한 국가 중 자살률이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이지만 성평등은 가장 낮은 최악의 기록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남성의 자살률이 여성보다 높은 것은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한송인 연세대 정신건강학과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더 많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지적했다. 영국을 포함한 많은 나라에서 50세 미만 남성의 가장 큰 사망 원인은 자살이다.

남성의 자살률이 여성의 사회적 참여의 증가 때문이라고 하기엔 노동 시장에서 여전히 남녀의 격차가 크게 나타났다.

BBC는 "한국에서는 정규직 남성과 여성의 수의 격차가 크며, 여성은 임시직이나 시간제 일자리에서 불균형적으로 일하고 있다"며 "성별 임금 격차는 서서히 좁혀지고 있으나 여전히 남성보다 평균 29% 적은 임금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근 몇 년 동안 젊은 남성들이 이끄는 반(反)페미니즘 운동이 급증했는데 이들은 여성들의 삶을 개선하려는 시도가 자신들에게 불이익을 줬다고 주장한다"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매체는 최근 한국에서 낮은 출생률 등 인구 위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온 방안들에 관해 지적했다.

사례로 김용호 국민의힘 서울시 의원이 출생률을 높이기 위해 여성들에게 괄약근을 조이는 케겔 운동과 체조 동작을 조합한 '국민 댄조 운동' 행사를 추진한 것을 꼽았다.

국책연구소가 주장했던 1년 먼저 여자아이들을 초등학교에 입학 시켜 향후 적령기에 남녀가 서로 매력을 느낄 수 있게 하자는 '여학생 조기 입학'에 관한 사례도 지적했다.

이와 관련 한국여성노동조합 김유리 이사는 "이러한 발언은 한국에 여성혐오가 얼마나 만연해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며 "정치인들과 정책 입안자들이 여성들이 직면한 어려움을 이해하려고 노력조차 하지 않고 오히려 이들을 희생자로 삼는 것을 선호한다"고 주장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oo102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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