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 ‘깜빡이’ 켠 한·미… ‘역대 최장 금리 동결’ 外 [한강로 경제브리핑]

박미영 2024. 7. 12.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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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통화당국이 ‘금리 인하’ 깜빡이를 켰다. 고금리를 유지해온 긴축 기조를 전환할 타이밍 찾기에 본격 돌입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1일 기준금리를 12회 연속 연 3.50%로 동결하기로 의결하면서 “금리 인하 시기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2021년 8월 금리 인상을 시작으로 3년여간 긴축 기조를 이어온 한은이 공식 석상에서 ‘금리 인하 검토’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3년 만에 금리 인하 깜빡이 켠 한은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1일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연 3.50%로 유지하기로 하고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 ‘기준금리 인하 시기 등을 검토해 나갈 것’이라는 표현을 처음 언급했다. 3개월 후 금리 전망에 대해서도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답한 금통위원이 5월 1명에서 이번에 2명으로 늘었다. 이 총재가 통화정책방향 회의 후 기자간담회에서 조건부 ‘차선 변경’을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은이 긴축 기조 전환을 모색하는 배경엔 물가 안정에 대한 자신감이 자리한다.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2.4%, 근원물가는 2.2% 각각 상승하며 둔화 흐름을 이어갔다. 이 총재는 “다른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물가 안정이라는 측면에서는 우리가 많은 성과를 이뤘다”며 “물가만 놓고 보면 금리 인하를 논의할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시장의 앞선 기대에는 경계를 분명히 했다. 이 총재는 “대다수 금통위원은 물가와 금융안정을 고려할 때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가 다소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본다”며 “수도권 부동산 가격의 오르는 속도가 지난 6월과 7월 생각보다 빨라져서 유심히 보고 있다”고 경계했다.

미국에서는 ‘9월 금리 인하설’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10일(현지시간)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해 금리 인하에 필요한 장애물이 없어졌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어느 정도 확신이 있다”고 밝혔다. 

AP통신,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전날 상원 은행위원회에 이어 이날도 “우리는 인플레이션만 타깃으로 하는 중앙은행이 아니다”라며 “고용 관련 의무도 있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는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고, 금리 인하에 대해서는 “너무 늦거나 너무 낮으면 경제활동과 고용을 약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31일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는 기준금리 동결이 확실시되지만, 9월 FOMC 회의에서는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사진=뉴스1
◆5월 관리재정수지 74조4000억원 적자

법인세 등 국세 수입이 전년보다 9조원 넘게 줄면서 올해 들어 5월까지 나라살림은 약 74조원 적자를 나타냈다. 5월 말 기준 중앙정부 채무 역시 약 1147조원으로 전월보다 18조원 가까이 늘었다.

기획재정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월간 재정동향 7월호’를 11일 발표했다.

재정동향에 따르면 올해 1∼5월 총수입은 258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조6000억원 증가했다. 총수입을 부문별로 보면 기업 실적 저조로 법인세가 15조3000억원 줄고, 세율 인하로 증권거래세가 2000억원 감소하는 등 국세 수입(151조원)이 전년 동기 대비 9조1000억원 줄어들었다. 다만 세외 수입이 13조8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조원 늘었고, 기금 수입(93조3000억원)이 9조7000억원 증가하면서 국세 수입 감소분을 일부 만회했다.

5월 누계 총지출은 복지 지출 증가 등의 영향으로 작년 동기보다 23조원 늘어난 310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제외한 통합재정수지는 52조2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통합재정수지에서 일시적으로 흑자를 보이는 4대 사회보장성기금수지를 빼 실질적인 나라살림 수준을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74조4000억원 적자로 나타났다. 5월 기준으로 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 집행으로 총지출이 크게 늘었던 2000년(-77조9000억원) 이후 역대 두 번째로 큰 적자 규모다. 지난해 5월(-52조5000억원)보다 적자폭은 22조원 확대됐다. 5월 말 기준 중앙정부 채무 잔액은 지난달보다 17조9000억원 늘어난 1146조8000억원에 달했다.

◆일하러 한국 온 외국인 17만3000명

통계청이 11일 발표한 2023년 국제인구이동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제 총이동자는 127만6000명으로 전년보다 15만1000명(13.5%) 증가했다. 총이동자 수는 체류 기간 90일을 초과한 입국자와 출국자를 합한 것이다.

이 가운데 입국자는 69만8000명, 출국자는 57만7000명으로 전년보다 각각 9만2000명(15.2%), 5만9000명(11.4%) 늘었다. 입국자에서 출국자를 뺀 국제 순 이동은 12만1000명 순유입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과 비교해 3만3000명 늘어난 수준이다.

국제 이동자 수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인 2021년(88만7000명) 바닥을 찍은 뒤 2년째 증가세다. 외국인 입국은 48만명, 출국은 31만9000명으로 전년보다 각각 6만7000명(16.2%), 7만5000명(30.5%) 증가했다. 16만1000명 순유입으로 순유입 규모는 전년보다 8000명 줄었다. 

국적별로 보면 중국이 13만2000명으로 가장 많이 입국했다. 이어 베트남(7만1000명), 태국(3만5000명) 등이 뒤를 이었다. 이들 3국 입국자는 전체 외국인 입국자의 49.6%를 차지했다.

박미영 기자 mypar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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