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⑫ 여자 핸드볼 '유일한 단체 구기 종목 자존심 세운다'
유럽 강호들과 같은 조 험난한 대진…독일과 1차전 '전력투구'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올해 파리 올림픽에 출전하는 한국 선수단 가운데 단체 구기 종목은 여자 핸드볼이 유일하다.
헨리크 시그넬(스웨덴)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여자 핸드볼 대표팀은 지난해 8월 아시아 지역 예선에서 1위를 차지해 11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 금자탑을 쌓았다.
남녀를 통틀어 올림픽 핸드볼에 11회 연속 본선에 나간 것은 한국 여자 대표팀이 유일하다.
한국은 이번 파리 올림픽에 축구, 농구, 배구, 하키 등 다른 단체 구기 종목에서는 모두 본선 진출에 실패해 여자 핸드볼이 유일한 단체 구기 종목이 됐다.
한국 여자 핸드볼은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내 단체 구기 종목 사상 최초로 올림픽 정상에 오른 종목이기도 하다.
한국 단체 구기 종목의 첫 메달은 1976년 몬트리올 대회 여자 배구 동메달이고, 첫 은메달은 1984년 로스앤젤레스 대회 여자 농구다.
여자 핸드볼도 1984년 로스앤젤레스에서 은메달을 따냈는데 여자 농구가 이틀 빨랐다.
올해 파리 올림픽에서는 한국 유일의 단체 구기 종목 여자 핸드볼이 다시 한번 자존심을 지켜야 하는 상황이 됐다.
한국 여자 핸드볼은 1984년 로스앤젤레스 은메달을 시작으로 2012년 런던 대회까지 8회 연속 4강에 진출하며 세계 정상급 기량을 발휘했다.
올림픽에서 역대 금메달 2개, 은메달 3개, 동메달 1개를 획득한 한국 여자 핸드볼은 역대 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를 따낸 러시아, 덴마크에 이어 세 번째로 좋은 성적을 냈다.
그러나 최근 유럽 국가들의 기량이 고르게 향상하면서 메달권에서 거리가 멀어졌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올림픽 사상 최초로 조별리그 탈락의 쓴잔을 들었고, 2021년 도쿄에서는 8강에서 탈락했다.
이번 대회 전망도 밝은 편은 아니다.
우리나라는 독일, 슬로베니아, 노르웨이, 스웨덴, 덴마크와 함께 A조에 편성됐다. B조 헝가리, 네덜란드, 스페인, 프랑스, 브라질, 앙골라에 비해 A조가 더 험난한 대진이다.
지난해 12월 세계선수권에서 2∼4위를 차지한 나라들이 바로 노르웨이, 덴마크, 스웨덴이다.
세계선수권 우승팀이 프랑스였는데, 프랑스는 이번 파리 올림픽 개최국이라 조 편성에 우선권이 있다.
같은 포트인 스웨덴과 함께 나머지 10개 나라의 조 편성 결과를 지켜본 뒤 A조와 B조 가운데 하나를 택할 수 있는 권리다.
프랑스는 독일, 슬로베니아, 노르웨이, 덴마크, 한국이 들어 있는 A조보다 헝가리, 네덜란드, 스페인, 브라질, 앙골라로 구성된 B조가 수월하다고 판단해 B조를 택했다.
만일 프랑스가 A조를 골랐다면 지난해 세계선수권 1, 2, 3위가 모두 A조에 몰릴 뻔했다.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 한국 대표팀의 1차 목표는 역시 8강 진출이다.
객관적인 전력상 1, 2차전 상대인 독일과 슬로베니아를 잡고 조 4위를 확보한다는 것이 우리 대표팀이 그리는 시나리오다.
슬로베니아와는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만나 27-31로 한국이 패했으나 시그넬 감독은 8일 출국 인터뷰에서 "우리 경기력이 그때에 비해 더 좋아졌다"고 필승 의지를 다졌다.
독일도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일본에 31-30으로 신승한 만큼 우리나라도 이번 올림픽에서 1차전에 전력을 쏟을 경우 이변을 기대할 만하다.
유일한 유럽파인 류은희(헝가리 교리)와 지난 시즌 H리그 득점 1, 2위 우빛나(서울시청), 강경민(SK) 등이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을 만드는 데 앞장설 선수들이다.
시그넬 대표팀 감독은 8일 출국 인터뷰에서 "상대가 모두 강팀이기 때문에 우리가 좋은 경기를 해도 이기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젊은 선수들이 배우려는 의지가 강하고 실수도 두려워하지 않는 만큼 매 경기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를 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8일 출국한 여자 핸드볼 대표팀은 19일까지 스페인, 네덜란드에서 훈련한 뒤 곧바로 프랑스 파리로 이동한다.
우리 대표팀은 파리 올림픽 개막 전날인 25일 독일과 1차전을 치르고, 28일 슬로베니아, 30일 노르웨이, 8월 1일 스웨덴, 8월 3일 덴마크 순으로 맞대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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