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궁' 12일 태평양서 쏜다…K-방산 최초 美시장 정조준[2024 림팩]
비궁은 LIG넥스원의 '캐시카우'…신익현 대표 "국산 우수성 입증"
(호놀룰루=뉴스1) 박응진 기자 = 국산 2.75인치(70㎜) 유도로켓 '비궁'이 12일(현지시각) 태평양에서 미국으로부터 시험평가를 받는다. 이 평가를 통과한다는 건 비궁이 미군으로부터 그 우수성을 입증받았단 것으로, K-방산이 미국에 처음으로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되게 된다.
11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미 해군은 환태평양훈련 '2024 림팩' 기간 중인 12일 하와이 인근 해역에서 무인수상정 탑재 비궁의 실사격 등 해외비교시험(FCT)을 진행할 예정이다. 비궁은 미측 무인수상정에 탑재돼 발사된다.
일종의 신속획득프로그램인 FCT는 미 국방부 주관으로 자국에서 생산되지 않는 동맹·우방국의 우수 장비와 기술을 시험평가한 뒤 군의 요구도와 기술수준을 고려해 국방조달로 연계하는 제도를 말한다.
앞서 LIG넥스원(079550)의 비궁은 한국과 미국에서 총 3차례에 걸쳐 20여 발에 대한 시험평가가 이뤄졌고, 100% 명중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번 마지막 시험평가까지 통과하면 미국 방산시장 진출의 9부능선을 넘게 되는 것이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시일이 걸리겠으나 미국 FCT 프로그램 통과를 계기로 향후 미국 의회의 관련 예산승인까지 이뤄진다면 국내 유도무기 완제품의 첫 미국 수출이 된다"라면서 "대한민국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머그컵보다 작은 직경 70㎜의 비궁 속 공간엔 탐색기·탄두·유도조종장치 등 각종 첨단기술 장비가 들어있다. 우선 비궁엔 전자광학·적외선(EO·IR) 장비가 탑재돼 주·야간 작전수행이 가능하다.
또한 비궁엔 '발사 후 망각 방식'이 적용돼 다수 표적을 동시 추적·대응할 수 있다. 비궁과 유사한 무기체계는 미국을 포함해 전 세계에 7가지가 있는데, 표적에 미사일이 맞을 때까지 계속 레이저로 조사를 해줘야 하는 유도 방식과는 차이가 있는 것이다.
비궁은 북한의 공기부양정 등 해상 이동표적에 대한 대응을 위해 2016년에 개발이 완료된 무기체계로서, 우리 군은 현재 표적탐지장치·발사대·발사통제장치·유도로켓이 1개 차량에 통합 탑재된 지상발사체계로 운용하고 있다.
LIG넥스원은 FCT를 계기로 무인수상정 발사대 시스템까지 개발하면서 해양 플랫폼까지 적용 영역을 넓혔다. 지난해엔 지상표적 대응을 목표로 개발 중인 공격헬기용 비궁을 선보였다. 육·해·공 플랫폼에서 각각 지대함·함대함·공대지 능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비궁은 K-방산의 강점인 가성비까지 겸비했단 평가를 받는다. 비궁은 현재까지 4개국에 수출됐다. 비궁은 한 번에 수백 발에서 수천 발씩 수출되기 때문에 LIG넥스원 입장에서 비궁은 전체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캐시카우'다.
미국 입장에선 로(low)급 무기체계는 성능이 뛰어나면서도 가격이 저렴한 비궁이 매력적인 무기체계일 수 있다.
이와 관련 해군 무기체계의 소요 결정권자인 리사 프란체티 미국 해군참모총장(대장)은 11일 해상에 전개해 있는 우리 해군의 천자봉함(LST-Ⅱ·4900톤급)에 헬기로 방문해 비궁에 관한 브리핑을 받았다.
프란체티 총장은 총장 내정자일 땐 비궁의 3차 시험평가를 참관하기도 했다.
비궁은 림팩 참가를 위해 제주에서 출항한 천자봉함에 실려 하와이까지 옮겨졌다. 미국의 무기체계 시험평가가 동맹국인 우리 해군 함정의 지원을 받아 실시되는 건 이례적이다. 해군은 △국내업체 관계자, 미해군 관계자 편승 지원 및 실사 업무추진 지원 △미 무인수상정 탑재·진수·운항 안전통제 지원, 사격해역 이송 지원 △비궁 명중 평가 지원 등을 한다.
해군 관계자는 "림팩 훈련 기간 중 훈련에 참가한 천자봉함에 미 해군 관계관이 승함해 비궁 발사과정을 지휘하고 결과를 확인한다는 것 자체가 한미 해군이 긴밀한 협조와 교류하에 연합작전 수행능력을 향상시키고 연합방위태세를 굳건히 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신익현 LIG넥스원 대표이사는 천자봉함에 올라 비궁 시험평가를 직접 챙겨보고 있다. 신 대표가 지난 3월 취임 이후 자사 무치체계의 시험평가를 참관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천자봉함에서 프란체티 총장을 만났을 것으로 보인다.
신 대표는 9일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한국 취재진과 만나 "대한민국 유도무기의 우수성을 전 세계가 다시 한 번 인식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미군이 국산 유도무기체계의 도입을 고려할 정도로 우수하다는 점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pej86@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전처, 김병만 명의로 사망보험 20개 가입…수익자도 그녀와 양녀 딸" 충격
- 괌 원정출산 산모, 20시간 방치 홀로 사망…알선업체 "개인 질병, 우린 책임 없다"
- 격투기 선수 폰에 '미성년자 성착취 영상' 수십개…경찰, 알고도 수사 안했다
- 토니안 "상상초월 돈 번 뒤 우울증…베란다 밑 보며 멋있게 죽는 방법 생각"
- 절도·폭행에 세탁실 소변 테러…곳곳 누비며 공포감 '고시원 무법자'
- 김태희, ♥비·두 딸과 성당서 포착…"꿈꾸던 화목한 가정 이뤄"
- 14만 유튜버 "군인들 밥값 대신 결제" 말하자…사장님이 내린 결정 '흐뭇'
- 박나래 "만취해 상의탈의…이시언이 이단옆차기 날려 막아"
- 최현욱, SNS '전라 노출' 사진 게시 사고…'빛삭'에도 구설
- 12억 핑크 롤스로이스에 트럭 '쾅'…범퍼 나갔는데 "그냥 가세요"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