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밀림’ 뺑소니…하루 뒤 숲에서 검거
[앵커]
한라산 중턱 산간도로에서 차량 넉 대를 들이받은 운전자가 숲 속으로 도망친 뺑소니 사건이 있었는데요.
운전자는 숲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14시간 만에 붙잡혔는데, 무면허였습니다.
임연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라산을 가로지르는 5·16 도로, 검은색 승용차가 중앙선을 넘어 마주 오던 차량들을 잇달아 들이받습니다.
피해 차량 운전자가 휘청거리며 내리는 사이, 가해 차량이 도망갑니다.
[사고 목격자 : "정차했어야 하는데. 이게 계속 달리는. 그것도 전속력으로 달리는 모습 보니까 도주하고 있구나."]
도주하던 차량은 다시 중앙선을 넘었고, 12명이 타고 있던 시내 버스를 들이받았습니다.
사고가 난 도로 양쪽은 밀림처럼 우거진 숲이었습니다.
사고가 난 버스에서 빠진 차량 바퀴입니다.
사고를 낸 가해자는 혼란한 틈을 타 숲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뺑소니 운전자 40대 이 모 씨가 잡힌 건 어제 아침 8시쯤, 사고 현장에서 10여 킬로미터 떨어진 곳을 배회하다가 시민의 신고로 붙잡혔습니다.
사고 현장을 목격한 사람이 출근길에 용케 이 씨를 알아본 거였습니다.
[신고자 : "아무런 구호조치 없이 옆에서 담배 피우는 거 보고 제가 얼굴을 기억해놨었거든요. (다음날) 되게 여유롭게 걸어오고 계시더라고요."]
숲 속에서 밤을 보낸 이 씨는 사고 기억이 나지 않는다, 눈을 뜨니 숲이었다고 경찰에 진술했습니다.
이 씨는 6년 전 차량을 훔쳐 운전면허가 취소된 상태였습니다.
경찰은 이 씨를 입건하고 음주와 약물 투여 여부를 조사 중입니다.
KBS 뉴스 임연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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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연희 기자 (yhl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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