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전이나 지금이나…류현진은 불운하다, 이러다 10승도 못할라 '한화의 씁쓸한 현실'

이상학 2024. 7. 12.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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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지형준 기자] 한화 류현진. 2024.06.12 / jpnews@osen.co.kr
[OSEN=지형준 기자] 한화 류현진. 2024.06.12 / jpnews@osen.co.kr

[OSEN=이상학 기자]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괴물 투수 류현진(37)은 과거 ‘소년 가장’으로 불릴 만큼 승운이 박복했다. 12년의 세월이 흘러 돌아온 올해도 류현진은 KBO리그에서 가장 불운한 투수가 되어가고 있다. 불펜이 날린 승리만 리그 최다 4승으로 3경기째 5승에 발이 묶였다. 메이저리그 진출 전 마지막 시즌이었던 2012년처럼 10승도 못할 위기다. 

류현진은 지난 1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 6이닝 6피안타 1볼넷 3탈삼진 3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했다. 한화가 4-3으로 앞선 7회말 불펜에 마운드를 넘기며 시즌 6승 요건을 갖췄지만 불펜이 바로 동점을 허용했다. 

박상원이 선두타자 김태진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고 시작했지만 최주환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주고 강판됐다. 이어 마운드에 올라온 한승혁이 이주형을 헛스윙 삼진 처리했으나 대주자 박수종에게 2루 도루를 내주며 이어진 2사 2루. 로니 도슨에게 볼넷을 허용한 뒤 김혜성에게 초구 가운데 몰린 포크볼을 공략당해 우중간 1타점 2루타로 4-4 동점이 됐다. 류현진의 시즌 6승이 다시 한 번 날아간 순간. 

이날 경기 포함 올 시즌 불펜이 날린 선발승만 4승으로 리그에서 가장 많은 투수가 바로 류현진이다. 지난 5월14일 대전 NC전에서 6이닝 2실점으로 막은 뒤 3-2 리드 상황에서 내려갔지만 7회 김규연이 사사구 3개로 만든 2사 만루 위기에서 이민우가 김형준에게 3타점 2루타를 맞아 승리가 날아간 게 처음이었다. 

이어 5월25일 문학 SSG전은 6이닝 1실점으로 막고 1점 리드 상황에서 내려갔다. 7~8회 중간투수들이 잘 막았지만 9회 마무리투수 주현상이 1점을 주며 2-2 동점을 허용, 승리가 날아갔다. 올 시즌 블론세이브 2개밖에 없는 철벽 마무리 주현상의 시즌 첫 블론이었다. 지난달 12일 잠실 두산전에도 6이닝 2실점으로 막고 마운드를 넘겼지만 7회 김규연이 1점을 내주며 동점, 또 한 번 승리가 불발됐다. 

11일 키움전까지 승리가 날아간 4경기 전부 류현진이 퀄리티 스타트했지만 1점차 리드 상황에서 불펜에 마운드를 넘겼다는 공통점이 있다. 리드를 지키지 못한 불펜도 문제였지만 타선도 시원하게 터지지 않았다. 9이닝당 득점 지원이 4.68점으로 규정이닝 투수 19명 중 15위. 지난 5월19일 대구 삼성전에서 5이닝 동안 무려 12득점을 지원받은 적이 있지만 무득점 2경기, 1득점 2경기, 2득점 4경기, 3득점 4경기로 3득점 이하 득점 지원이 12경기에 달한다. 

[OSEN=지형준 기자] 한화 류현진. 2024.06.12 / jpnews@osen.co.kr
[OSEN=지형준 기자] 한화 류현진. 2024.06.12 / jpnews@osen.co.kr

4월까지 기복 심한 투구로 고전한 류현진이지만 5월부터는 자기 페이스를 찾았다. 5월14일부터 최근 9경기 평균자책점은 2.13으로 이 기간 리그 전체 1위에 빛난다. 98이닝을 던지며 시즌 평균자책점도 3.67로 낮춰 이 부문 9위에 올라있고, 국내 투수 중 곽빈(두산)과 함께 가장 많은 11번의 퀄리티 스타트를 했지만 5승5패 그치고 있다. 3점대 평균자책점 투수 11명 중 가장 적은 승수. 

이러다 잘못 하면 시즌 10승도 못할 수 있다. 어느덧 한화는 시즌 전체 일정의 60% 가깝게 소화했다. 잔여 시즌 59경기에서 12번 정도 추가 등판이 예상되는 류현진인데 지금 승수 페이스라면 10승을 장담할 수 없다. 류현진이 아무리 잘 던져도 팀 전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어렵다. 

안타깝게도 류현진에겐 낯선 일이 아니다. 메이저리그 진출 전 한화에서 마지막 해였던 2012년에도 류현진은 27경기에서 182⅔이닝(3위)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2.66(5위) 탈삼진 210개(1위)로 활약했지만 9승9패로 10승에 실패했다. 그해 한화 타선은 류현진이 선발로 등판한 날 무득점 4경기, 1득점 7경기, 2득점 5경기, 3득점 4경기로 무려 20경기에서 3득점 이하 지원에 그쳤다. 불펜이 승리를 날린 것도 두 번 있었다. 

12년의 세월이 흘러 한화에 돌아온 류현진은 전성기만큼은 아니어도 여전히 클래스를 뽐내고 있다. 그러나 12년 전이나 지금이나 팀이 돕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류현진이 떠난 11년간 한화는 5번이나 꼴찌를 더 하면서 팀을 갈아엎길 반복했으나 크게 달라진 게 없다. 11일 키움전에도 한화는 연장 11회말 김서현이 로니 도슨에게 끝내기 2루타를 맞고 4-5로 역전패했다. 37승46패2무(승률 .446)가 된 9위 한화는 10위 키움에 다시 0.5경기 차이로 쫓기는 신세가 됐다. 

[OSEN=최규한 기자] 한화 류현진을 비롯한 선수들이 팬들에게 인사한 뒤 그라운드를 나서고 있다. 2024.04.23 / dreamer@osen.co.kr
[OSEN=이석우 기자] 한화 류현진. 2024.06.28 / foto0307@osen.co.kr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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