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랑 다르네? '사령탑 경질' 미국, WC 개최 앞두고 '진짜' 클롭에 감독 제안
[포포투=김아인]
리버풀을 떠나 휴식기를 보내고 있는 위르겐 클롭이 코파 아메리카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미국 국가대표팀의 감독 제안을 거절했다.
영국 '디 애슬레틱'에서 활동하는 데이비드 온스테인 기자는 12일(이하 한국시간) “클롭은 그렉 버홀터 감독을 경질한 미국 축구협회(USSF)의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직 제안을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이번 코파 아메리카에서 아쉬움을 겪었다. 남미축구연맹(CONMEBOL)이 주최하는 코파 아메리카는 이번 대회에서 북중미 국가가 함께 참가하기로 결정됐고, 에콰도르가 개최를 포기하면서 미국에서 열리게 됐다.
미국은 조별리그에서 우루과이, 파나마, 볼리비아와 한 조가 됐다. 1차전에서 볼리비아에 승리를 거뒀지만, 2차전에서는 랭킹 '43위' 파나마에 충격패를 당했다. 우루과이에도 패한 미국은 같은 시간 파나마가 볼리비아를 완파하면서 조 3위로 밀려났고, 결국 토너먼트 진출에 실패했다. 미국은 1987년 이후 처음으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개최국이라는 불명예를 얻었고, 곧바로 감독을 경질했다.
곧바로 감독을 경질했다. USSF는 지난 11일 공식 채널을 통해 버홀터 감독의 사임을 발표했다. 버홀터 감독은 지난 2018년부터 2023년까지 미국 대표팀을 이끌었고, 북중미축구연맹(CONCACAF) 네이션스 리그 우승과 골드컵 우승,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16강 진출이라는 성과를 냈다. 지난 2023년 8월 재계약에 성공하면서 2026 북중미 월드컵까지 팀을 이끌기로 했지만, 이번 코파 아메리카 부진으로 인해 결국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월드컵 개최를 앞두고 공동 개최국 자존심을 지켜야 하는 상황. 이에 클롭 감독에게 대표팀 감독직을 제안했지만, 클롭 감독이 이를 거절했다. 하지만 미국은 클롭 감독을 선임하는 데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온스테인 기자는 “그는 축구계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싶다고 거듭 말했다. 그럼에도 미국은 여전히 그를 다음 감독으로 영입하는 데 관심이 있다”고 덧붙였다.
클롭은 지난 2023-24시즌을 끝으로 리버풀 감독직을 내려놨다. 리버풀은 지난 1월 공식 채널을 통해 “클롭 감독은 이번 시즌이 끝나고 리버풀 감독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라고 발표했다. 아쉬워하는 팬들에게 그는 “에너지가 점점 바닥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휴식이 필요하다는 뜻을 전했다.
클롭은 2015년부터 리버풀을 지휘했다. 독일 출신인 그는 마인츠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서 감독 경력을 쌓았다. '게겐 프레싱'이라는 철학을 내세우며 현대 축구에 없어서는 안 될 인물이자 손꼽히는 명장이 되었다. 그는 지난 2018-19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을 달성한 데 이어 2019-20시즌 30년 만에 프리미어리그(PL) 우승에 성공하면서 리버풀의 역사적인 황금기를 다시 재현하는 데 성공했다.
마지막 시즌 마무리는 다소 아쉬웠다. 리버풀은 잉글랜드 풋볼리그컵(EFL컵)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렸지만, 후반기 들어 흔들리기 시작했고,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와 잉글랜드 풋볼리그컵(FA컵)에서도 모두 탈락했다. 리그에서는 최종 3위를 기록하면서 클롭 감독과 이별했다.
클롭 감독은 최근 휴식을 즐기기 위해 스페인 마요르카에 머물고 있다. 그는 독일 '빌트'를 통해 진행된 팟캐스트 방송 '윌리피디아'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평생 남쪽에 집을 갖는 것을 꿈꿔왔다. 그곳의 날씨, 기후, 사람들을 좋아한다. 이곳에는 내가 좋아하는 것들도 많고, 이미 알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고 설명했던 바 있다.
한국과는 전혀 상반된 행보다. 앞서 대한축구협회(KFA)는 울산 HD의 홍명보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6개월 동안 선임 작업이 늦어지는 가운데 '클롭급 감독이 온다'는 소문이 들려오면서 축구팬들이 많은 기대감을 가졌다. 그러나 알려진 바와 다르게 시즌 중인 현직 K리그1 감독을 빼간다는 소식에 팬들은 분노했다.
이임생 기술본부 총괄이사가 발표한 홍명보 감독의 선임 이유는 전술, 리더십, 국내 거주 여부, 대표팀 경험 등 크게 8가지였다. 그중 한 가지는 '시간적 여유'였다. 이임생 이사는 "빅리그 경험이 있더라도 외국인 감독이 자신이 가진 철학을 입히기는 시간적으로 어렵다고 생각했다. 또 홍명보 감독보다 더 뚜렷한 성과 있다고 판단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면접을 위해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하면서 직접적인 관심과 성의를 보인 후보들이 있었음에도, 홍명보 감독에게는 별다른 선임 과정 없이 집앞에서 만나 감독직을 제안했던 배경에 많은 의문을 품고 있다. 홍명보 감독은 결국 대표팀 감독직을 수락했고, 지난 광주전을 끝으로 울산과 계약을 해지했다.
김아인 기자 iny421@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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